나리농원 / 한국관광공사-정규진 |
천일홍 군락이 6만㎡ 넘게 이어진 꽃밭이 경기도 양주시 광사동에 있다. 양주시가 운영하는 나리농원으로, 천일홍을 심은 면적으로는 전국에서 가장 넓다. 시는 9월 18일부터 이곳을 가을 개장해 10월 25일까지 38일 동안 문을 연다.
천일홍은 꽃잎처럼 보이는 부분이 마르면서도 색을 그대로 붙들고 있어 한번 물들면 오래 간다. 붉은 자주색 천일홍 옆으로 보랏빛 안젤로니아와 주름진 맨드라미가 구역을 나눠 자리하고, 농원 전체로는 서른 종이 넘는 가을꽃이 땅을 채운다. 색이 가장 진해지는 구간이 9월 하순부터 10월 중순 사이다.
색이 띠처럼 갈리는 꽃밭 한가운데
나리농원 / 한국관광공사-전지민 |
꽃밭 사이로는 포장하지 않은 흙길이 지난다. 천일홍은 키가 어른 허리에서 가슴 높이까지 자라 길에 들어서면 꽃송이가 눈높이 가까이 온다. 엄지손톱만 한 동그란 꽃이 줄기 끝마다 하나씩 달려 있어, 가까이서 보면 알갱이가 촘촘히 박힌 공처럼 보인다.
농원 안쪽 낮은 언덕으로 올라가면 색이 어떻게 나뉘어 있는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붉은 천일홍 구역이 끝나는 자리에서 보랏빛 안젤로니아가 시작되고, 그 경계가 밭고랑을 따라 긴 띠처럼 갈린다. 두 색이 맞닿는 구간이 사진을 찍기 좋은 자리로 꼽힌다.
같은 길도 시간대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해가 낮게 깔리는 늦은 오후에는 꽃송이 뒤로 빛이 통과하면서 붉은색이 한층 짙어지고, 맨드라미가 모여 있는 구역은 벨벳처럼 결이 드러난다. 사람이 몰리는 낮보다 이 시간대에 천천히 걷는 편이 덜 붐빈다.
한 바퀴 도는 데 한 시간, 축제는 9월 26일부터
나리농원 / 한국관광공사-정규진 |
입구에서 출발해 꽃밭을 크게 한 바퀴 도는 데는 한 시간 남짓이면 충분하다. 길이 평평하고 갈림길마다 다시 본길로 이어져 유모차를 밀거나 아이와 함께 걸어도 무리가 없다. 중간중간 벤치와 그늘 쉼터가 놓여 있어 쉬어 가며 도는 사람이 많다.
개장 기간 중 9월 26일부터 10월 18일까지 4주 동안은 '2026 양주 천일홍 가을 페스타'가 함께 열린다. 올해는 꽃밭과 행사장을 한 공간으로 합쳐, 공연을 보러 따로 이동하지 않고 꽃 사이를 걷다가 무대 앞에 서는 구조가 됐다. 공연과 체험, 장터는 주말과 공휴일에 집중된다.
나리농원 / 한국관광공사-정규진 |
농원은 원래 시가 꽃묘를 길러 내던 재배지여서, 관람용으로 꾸민 정원보다 밭의 모양이 그대로 남아 있다. 구역마다 한 종류씩 줄을 맞춰 심어 놓은 것도 그 때문이다. 화단 사이를 걷는다기보다 꽃을 키우는 밭 한가운데로 들어가는 느낌에 가깝다.
10월 5일에는 농원 일대를 달리는 '천일홍 가을 페스타 마라톤'도 예정돼 있다. 이날은 행사 동선이 평소와 달라질 수 있으니, 조용히 꽃밭만 둘러볼 생각이라면 평일이나 다른 주말이 낫다.
입장료 2,000원과 찾아가는 길
나리농원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가을 개장 기간 입장료는 2,000원이다. 양주시는 받은 입장료를 양주사랑상품권으로 되돌려주는 환급제를 운영하는데, 올해부터 기존 나리쿠폰 대신 상품권으로 바꾸면서 쓸 수 있는 곳이 양주시 관내 가맹점 전체로 넓어졌고 유효기간도 5년으로 길어졌다. 사실상 농원을 보고 나와 근처에서 밥값으로 쓰는 셈이다.
농원은 수도권 북부에 있어 서울 도심에서 차로 1시간 안팎 거리다. 주차는 광사동 811~814번지 일대에 마련된 제1·2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주말과 축제 기간에는 주차장이 일찍 차는 편이라 오전에 도착하는 쪽이 여유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