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도 물도 사람도 붉어진다는 소가 진짜 있었네"... 두 시간이면 다녀오는 입장료 없는 단풍 계곡길


피아골계곡 / 한국관광공사-조영권

피아골계곡 / 한국관광공사-조영권

전남 구례 지리산 남쪽 자락에는 직전마을 맨 끝 집에서 곧장 계곡으로 들어가는 흙길이 있다. 피아골 단풍길이다. 포장을 하지 않은 길이 물가를 따라 이어져 걷는 동안 한쪽에 계곡물이 계속 붙어 있다. 바위가 굵고 물이 맑아 얕은 곳은 바닥 돌이 그대로 들여다보인다.

길은 표고막터를 지나 삼홍소까지 이어진다. 산도 붉고 물도 붉고 그 사이에 선 사람도 붉다고 해서 삼홍소라는 이름이 붙었다. 계곡을 둘러싼 나무가 한꺼번에 물들면 그 빛이 물웅덩이에 그대로 비친다. 능선까지 오르지 않아도 골짜기 안쪽 풍경을 볼 수 있어 산행 대신 계곡 나들이로 찾는 사람이 많다.

표고막터에서 삼홍소까지, 걷는 데 걸리는 시간

피아골 단풍공원 / 한국관광공사-IR 스튜디오

피아골 단풍공원 / 한국관광공사-IR 스튜디오

들머리는 직전마을 산 아래 첫 집이다. 여기서 표고막터까지는 왕복 2km, 삼홍소까지는 왕복 4km, 더 들어가 피아골대피소까지는 왕복 8km다. 삼홍소를 보고 돌아 나오는 데 쉬는 시간을 넣어 두 시간 안팎이 걸린다.

길바닥은 흙과 돌 그대로다. 계곡을 몇 차례 건너는 다리가 놓여 있고 중간중간 돌계단과 오르막이 섞여 있어 유모차나 휠체어로는 들어가기 어렵다. 대신 바닥이 푹신해 오래 걸어도 발이 덜 아프고, 물소리가 계속 들린다.

피아골 단풍공원 / 한국관광공사-IR 스튜디오

피아골 단풍공원 / 한국관광공사-IR 스튜디오

초입에서는 계곡 폭이 넓어 물이 잔잔하게 퍼진다.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양옆 바위벽이 좁아지면서 물길이 바위 사이로 떨어지고, 소와 여울이 번갈아 나타난다. 같은 길인데도 걸을수록 보이는 풍경이 달라진다.

계곡 위로는 참나무와 단풍나무가 뒤섞여 가지를 뻗고 있다. 잎이 물들어 떨어지면 물 위에 붉은 잎이 그대로 떠내려가고, 바위 틈에 걸린 잎이 쌓여 물빛까지 달라 보인다. 나뭇잎 사이로 볕이 들어오는 낮 시간대에 물속과 바위 색이 가장 선명하게 보인다.

국보 승탑이 남은 천년 고찰 연곡사

피아골 단풍공원 / 한국관광공사-IR 스튜디오

피아골 단풍공원 / 한국관광공사-IR 스튜디오

계곡으로 들어가기 전 들머리 아래에 연곡사가 있다. 신라 때인 544년에 세워진 절로, 국보 2점과 보물 4점이 남아 있다. 특히 절 뒤편 언덕에 선 승탑들은 돌에 새긴 조각이 또렷해 가까이서 볼 만하다. 절을 둘러보는 데는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연곡사에서 계곡 쪽으로 더 올라가면 물가에 단풍공원이 조성돼 있다. 계곡을 옆에 두고 앉아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입장료는 없다. 이용 시간은 해가 뜰 때부터 해지기 두 시간 전까지다.

절과 계곡 사이 길에는 식당과 민박이 모여 있는 직전마을이 있다. 계곡으로 들어가기 전이나 나온 뒤에 들르기 좋은 위치이고, 마을을 지나는 동안에도 오른쪽으로 물길이 계속 보인다. 절 구경과 계곡 걷기를 한나절에 함께 묶을 수 있는 이유다.

주차 요금과 찾아가는 길

피아골계곡 / 한국관광공사-조영권

피아골계곡 / 한국관광공사-조영권

주차는 단풍공원과 직전마을 식당가, 국립공원 연곡분소 주차장 등을 이용한다. 주차 요금은 평일 4,000원, 주말과 성수기에는 5,000원이다. 섬진강과 연곡천이 만나는 외곡삼거리에서 연곡사까지는 8km 남짓으로 차로 10분 거리다.

단풍은 보통 10월 하순부터 11월 초 사이에 짙어진다. 구례군은 해마다 이 시기에 피아골 단풍축제를 열어 왔고, 지난해에는 11월 첫 주말에 열렸다. 올해 축제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계곡 안쪽은 해가 일찍 지므로 오후 늦게보다 정오 무렵에 들어가는 편이 낫다.

[원문 보기]

# 가을 단풍 트레킹
# 구례 여행
# 연곡사
# 지리산 계곡길
# 피아골 단풍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