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 억새는 여기 만한 곳이 없죠" 해발 900m에 펼쳐진 33만㎡ 억새 명소


간월재 / 한국관광콘텐츠랩-심현우

간월재 / 한국관광콘텐츠랩-심현우

울산 울주군 상북면, 영남알프스 간월산과 신불산이 만나는 자리에 간월재가 있다. 해발 900m 고개마루에 큰 나무 한 그루 없이 억새만 자라는 평원이 33만㎡, 약 10만 평 규모로 펼쳐져 있다.

시야를 가리는 것이 없어 어느 쪽으로 고개를 돌려도 겹겹이 이어지는 산줄기가 그대로 보인다.

간월재 / 한국관광콘텐츠랩-방현혁

간월재 / 한국관광콘텐츠랩-방현혁

억새가 은빛으로 물드는 때는 10월이다. 9월 중순에는 이삭이 아직 올라오기 전이라 초록빛 풀밭에 가까워서, 은빛 억새를 보려면 10월로 날을 잡는 것이 좋다.

억새 철이 아닌 때에도 이 고개를 찾는 사람이 많은데, 해발 900m 고지대인데도 험한 산길을 타지 않고 임도만 따라 걸어 올라갈 수 있는 코스가 있기 때문이다.

배내고개에서 간월재까지 이어지는 편도 6km 임도

간월재 / 한국관광콘텐츠랩-심현우

간월재 / 한국관광콘텐츠랩-심현우

들머리는 배내고개다. 울주군 상북면 이천리 855에 배내2 공영주차장이 있어 차 123대를 무료로 댈 수 있고, 바로 옆 배내1 공영주차장은 213대 규모다. 두 곳을 합치면 336대라 억새철 주말이 아니면 자리 걱정 없이 차를 세울 수 있다. 간월재에 오르는 데 드는 입장료도 없다.

주차장에서 사슴농장 쪽으로 들어서면 임도가 시작된다. 간월재까지 편도 약 6km에 1시간 30분에서 2시간이 걸리고, 왕복으로 잡으면 3시간에서 4시간이다. 거리는 짧지 않지만 계단을 오르거나 바위를 타고 넘는 구간이 없어서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대목이 없다.

간월재 / 한국관광콘텐츠랩-심현우

간월재 / 한국관광콘텐츠랩-심현우

노면은 자갈을 깐 임도에 시멘트로 포장한 구간이 섞여 있다. 흙길이 이어지는 산길과 달리 비가 온 뒤에도 신발이 흙에 빠지지 않는다. 폭도 차 한 대가 지나갈 만큼 넓어서 여러 사람이 나란히 걸어도 된다. 길은 오르는 내내 완만하게 굽이치고 급하게 치고 올라가는 구간이 없어서, 등산을 자주 하지 않는 사람도 자기 속도로 걸을 수 있다.

그래도 왕복 12km를 걷는 길이다. 밑창이 얇은 신발은 자갈에 발바닥이 배기니 트레킹화처럼 밑창이 두꺼운 것을 신는 편이 낫다. 물은 주차장에서 미리 챙겨 두는 것이 좋다.

나무 한 그루 없어 그늘도 없는 33만㎡ 평원

간월재 / 한국관광콘텐츠랩-심현우

간월재 / 한국관광콘텐츠랩-심현우

임도가 끝나고 고개마루에 올라서면 억새 평원이 한 번에 펼쳐진다. 33만㎡ 넓이에 키 큰 나무가 한 그루도 없어 앞을 막는 것이 없고, 간월산과 신불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억새 너머로 그대로 드러난다.

나무가 없다는 것은 그늘도 없다는 뜻이다. 해가 가장 센 한낮에 올라서면 볕을 피할 데가 없어 평원에 서 있는 시간이 저절로 짧아진다.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에 맞춰 올라가면 볕이 덜 뜨거워 평원을 천천히 둘러볼 수 있다.

해가 능선 너머로 비스듬히 떨어지는 시간에는 빛이 억새 뒤쪽에서 들어온다. 억새 이삭에는 잔털이 촘촘히 붙어 있는데, 이 잔털이 뒤에서 들어온 빛을 사방으로 흩어 놓기 때문에 같은 억새밭이 한낮에 볼 때보다 훨씬 밝은 황금빛으로 보인다. 바람이 지나가면 이삭이 한쪽으로 눕는데, 그때마다 밝은 면이 넓게 드러났다가 다시 줄어든다.

간월재 / 한국관광콘텐츠랩-심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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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거꾸로 계산하면 편하다. 왕복 3시간에서 4시간이 드니 오후 3시쯤 주차장을 나서면 해가 낮게 기울 무렵 고개마루에 선다. 다만 해가 지고 나면 임도가 금세 어두워지므로, 내려올 시간까지 넣어 출발 시각을 잡아야 한다.

억새가 은빛으로 물드는 10월이 아니어도 배내고개에서 간월재까지 이어지는 임도는 그 자체로 걸어 볼 만한 길이다. 올가을 영남알프스로 향한다면 배내2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고 간월재까지 임도를 따라 걸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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