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순봉 / 한국관광콘텐츠랩-허흥무 |
충청북도 제천시 청풍호를 둘러싼 산자락에 자드락길이 있다. 자드락은 나지막한 산기슭의 비탈진 땅을 가리키는 우리말인데, 이름 그대로 호수와 산이 맞붙은 비탈을 따라 길이 이어진다.
전체는 일곱 개 구간으로 나뉘고 다 이으면 58km가 된다. 한 번에 다 걷는 길이 아니라 구간마다 들머리와 날머리가 따로 있어서, 걸을 시간과 체력에 맞춰 하나만 골라 끊어 걸으면 된다.
9월의 청풍호는 물빛이 한여름보다 짙어진다. 더위가 꺾이면서 수면 위로 아지랑이가 사라지고, 건너편 산줄기가 물에 비쳐 능선이 위아래로 두 겹이 된다. 아침에는 물안개가 호수 가장자리에 낮게 깔려 건너편 봉우리 아래쪽을 가린다. 해가 오르면서 안개가 물러나면 바위와 물이 맞닿는 선이 한 번에 드러난다.
물 위에 그대로 솟은 옥순봉을 끼고 도는 5코스
옥순봉/ 한국관광콘텐츠랩-이성환 |
호수와 기암을 한꺼번에 보려면 5코스 옥순봉길이다. 상천리에서 옥순대교까지 5.2km, 1시간 30분이면 걷는다. 호수 건너로 옥순봉 바위 봉우리가 물 위에 그대로 솟아 있어, 길이 산모퉁이를 돌 때마다 바위와 물이 겹치는 각도가 달라진다.
6코스 괴곡성벽길은 옥순대교에서 지곡리까지 9.9km로, 4시간 이상 잡아야 한다. 산모퉁이를 돌 때마다 길이 구불구불 꺾이고 삼국시대에 쌓은 성벽이 중간에 남아 있는데, 경사가 급하지 않아 아이와 함께 걷는 사람도 많다.
충주호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
가장 긴 1코스 작은동산길은 청풍 만남의광장에서 능강교까지 19.7km, 4시간 40분 코스다. 호수 안에 떠 있는 크고 작은 섬과 산줄기가 계속 따라오는 구간이라 걷는 내내 시야가 넓게 트여 있다.
나머지 두 구간은 산마을을 지난다. 4코스 녹색마을길은 능강 야생화단지에서 상천 민속마을까지 7.3km, 7코스 약초길은 지곡리에서 말목장까지 8.9km인데, 호수 조망보다 밭과 마을 풍경이 오래 이어지는 길이다.
1.6km를 1시간 30분 걸려 오르는 정방사길
제천 옥순봉출렁다리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
2코스 정방사길은 능강교에서 정방사까지 1.6km밖에 되지 않는다. 거리는 짧아도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계속 올라가는 오르막이라 1시간 30분이 걸리는데, 길옆 계곡에서 물소리가 끊이지 않고 솔숲을 지날 때마다 소나무 냄새가 짙게 올라온다.
3코스 치유의 숲길은 능강교에서 얼음골까지 5.4km, 2시간 50분이다. 돌다리와 나무다리를 번갈아 건너며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고, 한여름에도 바위틈에 얼음이 어는 빙혈을 볼 수 있다. 발밑이 돌과 나무로 계속 바뀌기 때문에 같은 속도로 쭉 걷기보다 몇 걸음마다 발을 살펴 놓게 된다.
청풍호 / 한국관광콘텐츠랩-박은경 |
호수 건너로 보이던 옥순봉을 가까이서 보고 싶으면 수산면 옥순봉로에 놓인 옥순봉 출렁다리를 함께 들르면 된다. 길이 222m에 폭이 1.5m인 다리가 물 위를 가로지르고, 그 끝으로 408m 생태탐방 데크로드가 이어진다.
3월부터 10월까지는 오전 9시에 열어 오후 6시에 닫는데 입장 마감이 5시 20분이니 늦은 오후에 들를 생각이라면 시간을 보고 움직여야 한다. 입장료는 3천 원이다.
제천청풍호 관광모노레일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
구간마다 성격이 완전히 달라서 한 번 와 보고 다른 코스를 걸으러 다시 오는 사람이 많다. 물가를 보고 싶으면 옥순봉길, 숲과 물소리를 원하면 정방사길과 치유의 숲길로 나누면 고르기가 쉽다. 이번 가을 제천으로 향한다면 시간에 맞는 구간을 하나 골라 청풍호 물빛부터 보고 오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