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1월에 사적 제19호로 지정됐습니다" 오래된 나무가 7천평 규모의 숲을 이룬 산책코스


경주 계림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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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경주시 교동 1번지에 계림이 있다. 첨성대와 월성 사이에 끼어 있는 숲이라 경주 시내 한복판인데도, 나무 밑으로 몇 걸음만 들어서면 바깥 소리가 눈에 띄게 잦아든다.

이 숲은 1963년 1월 사적 제19호로 지정됐다. 넓이는 23,023제곱미터로 평수로 치면 7천 평쯤 되는데, 그 안에 왕버들과 느티나무 고목 100여 그루가 빽빽하게 서 있다. 굵기가 어른 두 팔로도 다 안 되는 나무가 흔하고, 줄기가 비틀리고 갈라진 채로 가지를 사방으로 뻗은 모양이 그대로 남아 있다.

경주 계림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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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초순의 계림은 잎이 아직 짙푸르다. 가지가 서로 겹쳐 지붕처럼 덮이는 탓에 한낮에도 햇빛이 바닥까지 내려오지 못하고, 숲 안으로 들어서면 바깥보다 공기가 확실히 서늘하다.

볕이 드는 자리는 나뭇잎 사이로 조각조각 갈라져 바닥에 떨어지고, 바람이 지나갈 때마다 그 빛 조각이 잘게 흔들린다. 매미 소리가 잦아든 9월에는 잎이 서로 스치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다.

숲의 이름이 바뀐 이유: 김알지 설화

경주 계림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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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 숲의 이름은 시림이었다. 서기 60년 탈해왕 때 숲 쪽에서 밝은 빛과 함께 닭 우는 소리가 들려 사람을 보냈더니, 나뭇가지에 금궤가 걸려 있고 그 아래에서 흰 닭이 울고 있었다.

금궤를 열자 안에 사내아이가 있었고, 그 아이가 경주 김씨의 시조인 김알지다. 이 일이 있은 뒤로 숲 이름이 닭을 뜻하는 계림으로 바뀌었다. 숲 안에는 1803년에 세운 비각이 남아 있어, 나무 사이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앞을 지나게 된다.

신라가 한동안 나라 이름 대신 계림으로 불린 것도 여기서 나왔다. 천 년 가까이 같은 이름으로 불려 온 숲이라, 경주에서 가장 오래된 풍경 하나를 그대로 보고 있는 셈이다. 크기가 큰 숲이 아니라서 나무 하나하나를 들여다보며 천천히 걸어도 한 바퀴가 금세 돈다.

그늘 속 고목을 지나 첨성대까지

경주 계림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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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안쪽 길은 사람이 오래 다녀 다져진 바닥이다. 포장을 하지 않아 발밑이 부드럽고, 오르내리는 단차가 거의 없어 걸음이 흔들리지 않는다. 나무뿌리가 굵게 드러난 자리만 발끝으로 넘어가면 되는 정도라, 반려견과 함께 천천히 걷기에 부담이 없다.

다만 숲 자체가 넓지 않고 길도 좁아 사람과 자주 마주친다. 관광객이 몰리는 낮에는 맞은편에서 오는 사람이 바로 앞까지 다가오는 일이 잦은데, 이때 줄을 손 가까이 짧게 잡고 길 한쪽으로 비켜서서 먼저 지나가게 하면 서로 부딪히지 않는다.

아이들이 나무 사이를 뛰어다니는 자리도 있으니, 개가 앞서 나가지 않도록 줄을 손목에 한 번 감아 쥐고 걸으면 갑자기 당겨지는 일이 없다.

입장료는 받지 않고 문을 닫는 시간도 없다. 다만 계림 전용 주차장은 없어서 대릉원 주차장이나 황남동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 들어가야 한다.

경주 계림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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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빠져나오면 곧바로 첨성대가 보이고, 반대편으로는 월성 언덕이 이어진다. 교촌한옥마을까지도 걸어서 닿는 거리라, 계림에서 그늘을 걷고 나와 주변을 한 바퀴 도는 일정으로 묶으면 이동에 시간을 거의 쓰지 않는다.

나무와 그늘, 잎이 스치는 소리만 남은 숲이다. 이번 가을 경주로 향한다면 첨성대보다 계림 안쪽부터 걸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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