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벽강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
충청남도 금산군 부리면 수통리에 적벽강이 있다. 금강 상류가 크게 휘어 도는 자리인데, 물길이 감아 도는 바깥쪽에 붉은빛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어 적벽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절벽은 해발 566m 양각산의 남서쪽 자락이 강 쪽으로 떨어지며 만들어졌다. 높이는 30m쯤 되고, 수직으로 깎아지른 단면에 가로로 층이 갈라진 결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그 위로는 짙푸른 수풀이 벼랑 끝까지 덮여 있어 붉은 바위와 초록이 위아래로 선명하게 나뉜다.
9월 초순에는 하늘이 높아지고 강물이 맑아진다. 바람이 잦아든 시간에는 절벽과 그 위의 수풀이 수면에 통째로 비쳐, 물 위와 물 아래에 같은 벼랑이 두 개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붉은 절벽 아래 자갈밭 걷기
적벽강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
강변에는 포장을 하지 않은 자갈밭이 이어진다. 오래 물에 깎여 모서리가 둥근 돌이 깔려 있어 걸을 때마다 자갈 부딪히는 소리가 따라오고, 물가로 갈수록 돌이 잘아지면서 바닥이 단단해진다.
시멘트나 데크를 깔아 놓은 구간이 없어 걷는 내내 발밑 감촉이 그대로 전해지고, 강폭이 넓어 앞을 막는 것 없이 벼랑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적벽강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
차는 강변 둔치주차장에 세운다. 식당 앞쪽과 동쪽으로 400m쯤 떨어진 곳에 둔치가 있어 절벽이 가장 크게 보이는 자리 바로 옆까지 차로 들어갈 수 있고, 차를 대고 몇 걸음만 내려서면 강물에 닿는다. 야영을 허용하는 구간도 있어 하룻밤 머무는 사람이 많다.
물이 맑아 사는 물고기 종류도 많다. 쏘가리와 꺽지, 빠가사리, 모래무지, 쉬리가 살고 돌 밑에는 다슬기가 붙어 있어, 여름이면 물에 들어가 다슬기를 줍는 사람이 강변에 늘어선다.
수심이 얕아 보이지만 깊은 적벽강
적벽강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
적벽강은 물이 맑아 얕아 보이지만 절벽 아래쪽은 수심이 갑자기 깊어진다. 물살이 벼랑에 부딪히며 바닥을 파 놓은 자리라 한두 걸음 사이에 발이 닿지 않는 깊이가 되므로, 절벽 밑으로는 들어가지 않고 자갈이 보이는 얕은 가장자리에서만 발을 담그는 것이 안전하다.
비가 온 다음 날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상류에서 물이 내려오면 겉보기와 달리 유속이 빨라지고 물색이 흐려져 바닥이 보이지 않는데, 이럴 때는 물에 들어가지 말고 자갈밭에서 절벽을 보는 것으로 하루를 잡는 편이 좋다. 다슬기를 줍다 보면 고개를 숙인 채 조금씩 깊은 쪽으로 옮겨 가게 되므로, 발이 닿는 선을 미리 정해 두고 그 안에서만 움직이면 된다.
반려견과 함께라면 물가에 다가서기 전에 발밑부터 살피는 것이 좋다. 물에 잠겼다 드러난 바위에는 이끼가 끼어 있어 사람도 개도 미끄러지기 쉽고, 둥근 자갈은 발을 디딜 때마다 굴러 개가 중심을 잃기도 한다.
적벽강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
강물이 바로 옆이라 줄은 손에서 놓지 않는 편이 안전하고, 개가 물을 좋아하더라도 깊은 쪽으로 들어가지 않게 얕은 가장자리에서만 놀게 하면 된다.
돌아가는 길에는 금산 인삼약초거리에 들르면 된다. 인삼튀김을 파는 집이 모여 있고, 강 근처 식당에서는 빠가사리로 끓인 어죽과 도리뱅뱅이를 낸다.
붉은 벼랑과 맑은 물, 자갈 밟는 소리만 남는 강가다. 이번 가을 금산으로 향한다면 적벽강 자갈밭부터 걸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