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메타세쿼이아길 / 한국관광콘텐츠랩-라이브스튜디오 |
전남 담양군 담양읍에는 곧게 뻗은 나무가 양옆으로 늘어서 하늘을 덮은 길이 있다. 키가 높이 올라간 메타세쿼이아가 위에서 서로 맞닿아 초록 터널을 이루는데, 그 안으로 들어서면 볕이 잎 사이로만 조각조각 떨어진다.
이 나무들이 심긴 것은 1972년이다. 우리나라에서 메타세쿼이아를 가로수로 심은 첫 사례로 꼽히고 처음에는 1500그루쯤 들어섰는데, 지금 남은 나무는 1300그루가량으로 헤아려진다. 나이로 치면 오십 년을 훌쩍 넘긴 셈이다.
하마터면 베어 낼 뻔한 길
담양 메타세쿼이아길 / 한국관광콘텐츠랩-라이브스튜디오 |
지금은 사람만 걷는 이 길이 원래는 국도였다. 담양에서 순창으로 이어지는 24호선 도로였고 그 양쪽에 심은 가로수가 바로 이 나무들인데, 2000년대 초에 도로를 넓히자는 계획이 나오면서 베어 낼 처지에 놓였다. 주민들이 나서서 나무를 지키자고 목소리를 낸 것이 그때다.
오랜 논의 끝에 결론은 도로를 옮기는 쪽으로 났다. 차가 다닐 우회도로를 새로 내고 원래 도로에서는 차를 뺀 뒤 사람이 걷는 길로 바꿨는데, 그 가운데 2.1킬로미터가 지금 걸어 들어가는 구간이다.
요금이 상품권으로 돌아오는 방식
담양 메타세쿼이아길 / 한국관광콘텐츠랩-라이브스튜디오 |
이 구간에 요금이 붙은 것은 2012년부터다. 처음에는 어른 1000원이었다가 2015년에 2000원으로 올랐고, 옛 국도를 막고 돈을 받는 것이 부당하다며 낸 소송에서는 2020년 대법원이 담양군의 손을 들어 줬다.
그런데 올해 그 방식이 크게 바뀌었다. 2026년 2월부터 낸 입장료를 담양사랑상품권으로 그대로 돌려주기 시작했고 3월 21일부터는 이 방식이 상시로 자리 잡아서, 사실상 돈을 내지 않고 걷는 셈이 됐다. 다만 돌려받은 상품권은 담양읍 상권과 이 길 안 점포에서만 쓸 수 있고 현금으로 바꾸거나 남은 금액을 돌려받지는 못한다.
돌려주는 방식으로 바뀌었을 뿐 요금표 자체는 그대로 남아 있다. 어른 2000원, 청소년과 군인 1000원, 어린이 700원이고 65세가 넘거나 담양군에 사는 사람은 애초에 받지 않는다.
9월부터 한 시간 당겨지는 마감
담양 메타세쿼이아길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
문을 닫는 시간은 9월에 들어서면서 한 시간 앞당겨진다. 5월부터 8월까지는 아침 9시에 열어 저녁 7시까지 열어 두지만 9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는 저녁 6시에 닫으므로, 볕이 누그러진 뒤에 들어가려면 여름보다 서둘러야 한다.
9월 초까지는 이 나무들의 잎이 한 해 중 가장 무성한 때다. 메타세쿼이아는 겨울에 잎을 떨구는 침엽수라 11월 말부터 3월까지는 가지만 남는데, 지금은 잎이 빽빽해 터널이 가장 짙게 우거진 시기다.
길 옆에는 함께 묶어 볼 만한 시설도 붙어 있다. 담양에코센터가 바로 옆에 자리를 잡았고, 그 안에는 전국에서 하나뿐이라는 개구리생태공원과 호남기후변화체험관이 나란히 들어서 있다.
담양 메타세쿼이아길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
이 길에서 걸어서 이어 갈 만한 곳도 멀지 않다. 관방제림을 거쳐 걸으면 20분쯤 만에 대숲으로 이름난 죽녹원에 닿는다. 차를 타야 하지만 배롱나무가 붉게 피는 명옥헌 원림도 여름에 특히 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