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기 헤드 청소 / 사진=여행타임즈 |
매일 몸을 씻는 샤워기가 집 안에서 가장 더러운 물건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고 하면 대부분 놀란다. 그런데 한 방송 실험에서는 샤워기 헤드에서 변기보다 많은 세균이 검출되기도 했다. 늘 깨끗한 물이 지나가는 곳이라 무심코 지나치지만, 정작 샤워기 안쪽은 세균이 자라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이다.
이유는 샤워기의 구조에 있다. 물을 잠근 뒤에도 헤드 안에는 잔여 수분이 남아 늘 축축하고, 욕실의 온기까지 더해져 미지근하고 습한 상태가 오래 유지된다.
여기에 수돗물 속 칼슘과 마그네슘이 말라붙어 석회질이 쌓이고, 그 틈으로 세균이 끈적한 막을 이루는 바이오필름이 자란다. 작은 물구멍 하나하나에 이런 침전물이 끼면 물줄기가 약해지고 제멋대로 갈라지며, 결국 그 물을 그대로 얼굴과 몸에 뿌리게 되는 셈이다.
물줄기가 예전 같지 않거나 한쪽으로만 새듯 나온다면, 헤드 속이 막혔다는 신호다. 다행히 청소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샤워기를 떼어 분해할 것도 없이, 흔한 비닐봉지 하나와 식초만 있으면 된다. 식초에 든 초산이라는 천연 산성 성분이 석회질을 녹이고 세균막을 분해해 주기 때문이다.
비닐봉지에 담가 두기
샤워기 헤드 청소 / 사진=여행타임즈 |
방법은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다. 먼저 비닐봉지에 식초를 붓는다. 양은 샤워기 헤드가 잠길 만큼이면 충분하다.
그 봉지를 헤드에 통째로 씌워 물구멍이 식초에 완전히 잠기게 한 뒤, 헤드 목 부분을 고무줄이나 노끈으로 단단히 묶어 고정한다. 이렇게 하면 샤워기를 벽에서 떼지 않고도 헤드만 식초에 담가 둘 수 있다.
그 상태로 30분에서 1시간쯤 둔다. 그사이 식초의 산성 성분이 굳어 있던 석회질을 서서히 녹이고 세균막을 풀어낸다. 물때가 오래되고 두껍게 끼었다면 시간을 조금 더 늘려도 좋다. 봉지 안에서 작은 거품이 올라오는 것은 식초가 석회질과 반응하고 있다는 신호다.
샤워기 헤드 청소 / 사진=여행타임즈 |
시간이 지나면 봉지를 벗기고, 못 쓰는 칫솔로 물구멍 주변을 가볍게 문질러 떨어져 나온 찌꺼기를 닦아 낸다. 구멍이 막혀 있던 자리는 이쑤시개로 살살 뚫어 줘도 된다.
마지막으로 물을 몇 분간 세게 틀어 식초와 남은 침전물을 충분히 흘려보내면 끝이다. 막혔던 구멍이 뚫리면서 시원하고 고른 물줄기가 되살아난 것을 바로 느낄 수 있다.
오래 담그면 부식되니 주의
샤워기 헤드 청소 / 사진=여행타임즈 |
다만 한 가지는 꼭 기억해야 한다. 식초는 석회질을 녹이는 만큼 금속에도 작용한다는 점이다. 산성 성분이 금속 표면에 너무 오래 닿으면 부식을 일으키거나 도금을 상하게 할 수 있다.
특히 니켈이나 크롬, 금색으로 특수 도금된 고급 샤워기라면 표면이 변색되거나 벗겨질 수 있으니, 이런 제품은 30분 안쪽으로 짧게만 담그는 것이 안전하다. 재질이 헷갈린다면 처음에는 짧게 담가 보고 상태를 확인하는 편이 좋다.
청소가 끝난 뒤에는 반드시 깨끗한 물로 충분히 헹구고 마른 천으로 물기를 닦아 말려야 한다. 식초 성분이 남으면 부식이 진행되고 시큼한 냄새도 가시지 않기 때문이다.
샤워기 헤드 청소 / 사진=여행타임즈 |
평소에도 샤워를 마친 뒤 헤드를 가볍게 털어 물기를 빼 두면 세균막이 덜 생긴다. 청소 주기는 한두 달에 한 번이면 적당하고, 아무리 닦아도 물줄기가 시원찮다면 헤드를 새것으로 교체하는 것도 방법이다.
정리하면 이렇다. 비닐봉지에 식초를 담아 헤드를 30분 담그고, 칫솔로 마무리한 뒤 충분히 헹구기. 도금 제품은 짧게, 끝나면 물기까지 닦아 말리기. 분해 한 번 없이 샤워기 물줄기와 위생을 동시에 되살리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