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군산군도석양. 사진제공=군산시 |
[투어코리아=유경훈 기자] 군산 여행의 무게중심이 바다 쪽으로 한층 더 이동하고 있다. 섬과 섬을 걷는 고군산섬잇길이 여행자를 부르고, 9월부터는 원도심에서 고군산군도를 오가는 관광택시 ‘섬타요’가 달린다. 차창 밖으로 섬 풍경을 즐겼다면 신시도에서는 숲과 바다 사이를 걷고, 다시 도심으로 돌아와 오래된 건축물과 예술을 만날 수 있다.
여기에 9월 4~6일 새만금에서는 캠핑과 미식, 공연을 한데 묶은 ‘2026 새만금 오토레저캠핑쇼’가 열린다. 낮에는 섬으로 떠나고 해 질 무렵에는 은파호수공원의 물빛을 바라보는 여행도 가능하다.
서해와 금강이 만나는 군산의 매력은 근대문화유산에만 머물지 않는다. 올가을에는 섬과 숲, 호수, 캠핑과 미식까지 연결하며 군산 여행의 반경을 조금 더 넓혀보자.
5개 섬을 두 발로 건넌다…8.64km ‘고군산섬잇길’
고군산섬잇길의 가장 큰 매력은 말 그대로 ‘섬을 잇는다’는 데 있다. 말도~보농도~명도~광대도~방축도 등 고군산군도의 5개 섬을 총 4개의 해상 인도교로 연결한다. 전체 길이는 8.64km다. 바다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던 섬들을 하나의 걷기여행 코스로 묶는 셈이다. 서해의 섬 풍경을 걸어서 경험하는 해상 트레킹 명소가 새로 탄생한 것.
걷는 방식도 여행자의 체력과 일정에 따라 달리 선택할 수 있도록 계획됐다. 장거리 트레킹을 즐긴다면 방축도에서 말도까지 전 구간을 이어 걷는 종주 코스가 어울린다. 반면 가볍게 섬을 둘러보고 싶은 가족여행객은 방축도·명도·말도 등 주요 섬을 중심으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형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출렁다리 건너고 기암괴석 보고…섬마다 풍경도 다르다
어느 섬에 발을 딛느냐에 따라 풍경도 달라진다.
방축도에서는 출렁다리인 제4교를 비롯해 동백나무 군락지와 독립문바위 등을 만날 수 있다. 섬 특유의 자연경관과 해안 풍경을 함께 즐기기 좋은 곳이다.
고군산군도 |
명도에서는 높은 곳으로 올라가 서해를 바라보는 재미가 기다린다. 65m 높이의 구렁이전망대와 오진여전망대가 대표적인 조망 지점이다.
말도에 도착하면 여행의 분위기가 다시 바뀐다. 천연기념물인 ‘말도 습곡구조’를 비롯해 천년송과 말도등대 등 지질과 해양관광 자원이 모여 있다.
오는 10월 명도와 광대도를 연결하는 제3교 공사가 마무리되면 고군산군도 안에서만 끝나는 길이 아니라 기존 군산 구불길과 전북 삼천리길, 서해랑길 등 주변 광역 걷기길과 연계할 수 있다.
군산군 관계자는 “고군산섬잇길이 단순한 걷기(트레킹) 경로를 넘어 섬에서 머물며 경험하는 체류형 관광 기반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관광자원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말도~명도~방축도 인도교. /사진-전북자치도 |
“섬 여행, 택시 타고 떠난다”…9월부터 ‘섬타요’
고군산군도 여행의 이동도 한결 편리해진다. 군산문화관광재단은 9월부터 11월까지 원도심과 고군산군도를 연결하는 관광택시 ‘섬타요’를 운영한다.
출발 거점은 군산 내항의 ‘군산항1981’이다. 이곳에서 장자도와 선유도, 무녀도, 신시도, 야미도 등 주요 섬으로 이동할 수 있다.
여행시간에 따라 코스도 세분화했다. 편도는 5만 원, 왕복 4시간 코스는 10만 원, 왕복 6시간 코스는 15만 원이다.
섬타요가 9월부터 운영된다 /사진-군산시 |
이용 대상은 군산시민을 제외한 다른 지역 거주 관광객이다. 특히 이용요금의 50%를 군산사랑상품권으로 돌려준다. 환급받은 상품권은 섬 지역을 포함한 군산시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어 관광객의 소비를 지역 상권으로 연결하는 구조다.
예약은 9월 1일부터 가능하며 이용일 3일 전까지 군산문화관광재단 누리집에서 연결되는 전용 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다만 예산이 모두 소진되면 사업이 조기에 종료될 수 있다.
운전자가 단순히 이동만 담당하는 것도 아니다. 재단은 ‘섬타요’에 참여하는 운행종사자 10명을 선발해 관광객 응대와 원도심·고군산군도 관광자원에 관한 교육을 진행했다.
섬타요가 9월부터 운영된다 /사진-군산시 |
재단 관계자는 “‘섬타요’는 단순히 관광객을 목적지까지 이동시키는 교통수단을 넘어 군산의 첫인상을 전달하는 관광서비스”라며 “운행종사자들이 군산 관광의 안내자라는 역할을 가지고 관광객을 맞이할 수 있도록 운영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군산항1981을 중심으로 원도심과 고군산군도를 보다 편리하게 연결해 관광객이 군산에 오래 머물며 지역 곳곳을 경험할 수 있는 관광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신시도에서 숲과 바다 사이를 걷다
‘섬타요’를 타고 신시도로 향한다면 국립신시도자연휴양림까지 여행 동선을 이어볼 만하다. 고군산군도에서 가장 큰 섬인 신시도에 자리한 휴양림은 숲과 서해를 한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해, 달 그리고 별’을 주제로 휴양시설이 조성돼 있으며 약 4km 길이의 해안탐방로와 태양전망대 등을 갖추고 있다.
걸어서 조금 더 높은 곳으로 향하면 풍경의 규모가 달라진다. 월영봉 정상과 대각산 전망대에서는 고군산군도의 섬들과 새만금방조제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가을에는 신시도 앞바다를 지나는 길과 붉게 물드는 월영단풍이 어우러져 계절감을 더한다.
캠핑 좋아한다면 9월 4~6일 군산으로
이번 주말(4~6일) 군산을 찾는다면 새만금으로 방향을 돌려볼 이유가 하나 더 있다. ‘2026 새만금 오토레저캠핑쇼’가 9월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군산새만금컨벤션센터(GSCO) 일원에서 열린다.
행사 규모는 총 125개사, 280개 부스다. 캠핑카와 트레일러를 비롯해 캠핑용품, 밀키트와 간편식 등 캠핑 관련 제품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준비된다. 캠핑 동호인과 일반인 50팀이 참여하는 ‘새만금 캠핑 페스티벌’은 2박 3일 일정으로 진행한다. 가족끼리 장작 젠가와 텐트 피칭 실력을 겨루는 ‘새만금 캠핑 올림픽’도 마련해 단순히 전시장을 둘러보는 행사를 넘어 체험 요소를 강화했다.
새만금 오토레저캠핑쇼 / 사진-군산시 |
먹거리와 공연을 좋아한다면 동시에 열리는 ‘새만금 로컬페스타’를 눈여겨볼 만하다. 컨벤션홀과 옥외전시장에는 군산 지역 맛집이 참여하는 ‘로컬 미식존’이 마련되고 군산 수제맥주와 지역 주류를 경험할 수 있는 ‘로컬 술시’도 운영된다. 미식 프로그램은 매일 밤 10시까지 이어져 캠핑쇼를 둘러본 뒤 저녁까지 머물며 군산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전북자치도 14개 시·군의 관광정보를 소개하는 여행정보센터를 비롯해 지역 예술인들의 릴레이 공연 ‘ALL 페스타 in 군산’, 별빛 관측 체험과 불꽃놀이 쇼도 예정돼 있다.
김재준 군산시장은 “이번 새만금 오토레저캠핑쇼는 단순한 전시를 넘어 캠핑과 로컬 미식, 문화공연이 어우러지는 복합 레저 축제”라며 “가족, 친구들과 함께 방문하셔서 새만금의 매력을 만끽하고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전등록하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으며 현장등록 입장료는 5000원이다. 현장등록 관람객에게는 3000원 상당 쿠폰을 제공한다. 매일 선착순 100명을 대상으로 한 경품 이벤트와 럭키드로우, SNS 관람 후기 인증 행사도 진행한다.
새만금 오토레저캠핑쇼 / 사진-군산시 |
해 질 무렵 더 예쁜 군산…은파호수공원
섬에서 돌아온 뒤 저녁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은파호수공원이 기다린다. 나운동에 자리한 은파호수공원은 해 질 무렵 물결에 은빛이 번지는 모습에서 ‘은파’라는 이름이 붙었다.
조선시대 이전에 축조된 것으로 알려진 미제저수지를 중심으로 약 70만 평 규모의 국민관광지가 형성돼 있다. 대동여지도에도 표시돼 있을 만큼 오랜 시간을 품은 공간이다.
호수 위에는 꽃잎을 형상화한 분수와 물빛다리가 어우러진다. 물빛다리는 은파저수지에 전해지는 ‘중바우 전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낮에는 호수와 주변 자연이 만들어내는 차분한 풍경을 즐길 수 있고 밤이 되면 조명이 켜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진다. 고군산군도의 바다 일몰과는 또 다른 군산의 밤을 만날 수 있다.
은파호수공원. /사진-군산시 |
11층에 오르면 금강이 한눈에…금강미래체험관
군산의 자연을 조금 다른 시각으로 들여다보고 싶다면 성산면 성덕리 금강하굿둑 인근의 금강미래체험관으로 향해보자.
금강의 문화와 생태를 비롯해 기후변화를 주제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공간이다.
금강과 서해가 만나는 군산의 생태적 특성을 살펴보고 기후위기와 환경에 관한 이야기도 해설과 함께 배울 수 있다.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가면 또 다른 풍경이 기다린다. 건물 11층 전망대에서는 금강과 금강습지생태공원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해 질 무렵에는 강 너머로 떨어지는 일몰까지 감상할 수 있다.
금강미래체험관. /사진-군산시 |
목욕탕·여관이 미술관으로…시간을 품은 ‘이당미술관’
군산 원도심 여행의 재미 가운데 하나는 오래된 건물의 새로운 변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영화동의 이당미술관 역시 그런 공간이다. 건물은 1969년 현대식 빌딩으로 지어져 오랫동안 목욕탕과 여관 등으로 사용됐던 ‘영화빌딩’이다. 군산 개항 이후 내항 주변의 휴게시설로 기능했던 시간도 품고 있다.
오래된 건물을 허물어 새로 짓는 대신 기존 공간을 재해석해 2015년 미술관으로 문을 열었다. 건축물 곳곳에 남은 세월의 흔적과 현대미술 작품을 함께 바라볼 수 있어 근대문화유산 중심의 원도심 여행에 색다른 결을 더한다.
아이와 군산 간다면…숲속에 나타난 ‘킹콩놀이터’
아이와 함께하는 가족여행이라면 성산면 둔덕리의 킹콩놀이터도 선택지가 된다. 환경조각을 전공한 놀이터 지킴이가 고향으로 돌아와 만들어가고 있는 장기 프로젝트 공간으로, 정형화된 실내 놀이시설과 달리 자연과 예술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아이들은 넓은 숲을 자유롭게 뛰어다니며 곳곳의 예술작품을 접할 수 있다. 동물 먹이주기 등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실내에서는 간단한 식음료와 함께 쉴 수 있어 어린이를 동반해 군산을 여행할 때 일정 중간에 여유를 갖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