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민경원 기자] '철강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한 포항이지만 여행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시야를 가득 채우는 동해가 나타나고, 호미곶을 따라 달리는 해안도로에서는 크고 작은 해변과 바위 절경이 연이어 펼쳐진다.
특히 한반도의 동쪽 끝자락을 향해 뻗은 호미곶 일대는 포항 바다여행의 중심이다. 잘 알려진 호미곶을 시작으로 국내 유일의 등대박물관을 둘러보고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을 따라 걸어도 좋다. 북적이는 유명 해변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구룡포로 향하는 길목의 흥환간이해수욕장에서 잠시 쉬어가는 방법도 있다.
바다만 보고 돌아오기에는 아쉽다. 포항의 성장을 이끈 철강산업의 시간을 들여다보는 Park1538 포스코역사박물관과 현대미술을 만나는 포항시립미술관까지 더하면 자연과 산업, 예술을 넘나드는 포항 여행이 완성된다.
한반도 ‘호랑이 꼬리’에서 만나는 동해…호미곶
포항 대표 관광지 호미곶의 일출 여명/사진-포항시 관광사진공모전 양미혜 입선 당선작 |
포항을 처음 찾았다면 호미곶은 빼놓기 어렵다.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대보리에 자리한 호미곶은 한반도를 호랑이에 빗댔을 때 꼬리에 해당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동해를 향해 육지가 길게 뻗어나간 독특한 지형 덕분에 바다를 바라보는 시야가 시원하게 열린다.
해안으로 다가갈수록 호미곶의 또 다른 매력이 나타난다. 모래사장 중심의 해변과 달리 암석해안의 특징이 뚜렷하고, 파도가 오랜 시간 해안을 깎아 만들어낸 해식애도 발달해 있다.
바람과 파도가 만들어내는 동해 특유의 거친 풍경을 가까이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포항에 왔다는 느낌이 짙어진다. 대보리 일대에 국립등대박물관이 자리하고 있어 함께 둘러보기에도 좋다.
국내에서 하나뿐인 ‘국립등대박물관’…등대에도 역사가 있다
호미곶에서 바다를 충분히 즐겼다면 이번에는 등대의 이야기를 따라가 보자.
세계등대유산으로 선정된 포항 호미곶등대/사진=경북문화관광공사 |
호미곶면 대보리에 자리한 국립등대박물관은 국내 유일의 등대박물관이다. 단순히 오래된 등대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바다 위 선박의 길잡이 역할을 해온 항로표지의 역사와 기술을 체계적으로 소개한다.
산업기술이 발전하면서 점차 모습을 감추고 있는 항로표지시설과 관련 장비를 보존·연구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등대와 항로표지가 어떻게 배의 안전한 항해를 돕는지 살펴볼 수 있도록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을 구성해 놓아 아이와 함께하는 가족여행 코스로도 활용하기 좋다.
호미곶의 바다를 먼저 바라본 뒤 박물관을 찾으면 더욱 흥미롭다. 무심코 지나쳤던 바다 위 등대 하나에도 얼마나 많은 기술과 시간이 쌓여 있는지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전경 |
“조용한 바다가 필요하다면”…흥환간이해수욕장
유명 관광지의 북적임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다면 남구 동해면 흥환리로 방향을 잡아보자.
구룡포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한 흥환간이해수욕장은 비교적 아늑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바다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해안도로와 바로 맞닿아 있어 포항 바다 드라이브 중 잠시 차를 세우고 쉬어가기 좋다. 넓게 펼쳐진 모래밭 너머로 푸른 동해가 이어져 유명 해수욕장과는 또 다른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이곳을 단순한 해수욕장으로만 보기에는 아쉽다. 포항의 대표 걷기 여행길인 호미반도 해안둘레길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에서 출발해 하선대를 거쳐 이어지는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2코스의 도착 지점이 바로 흥환간이해수욕장이다. 차로 바다를 따라 달리는 대신 두 발로 포항 해안을 느껴보고 싶다면 눈여겨볼 만하다.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사진=포항시 |
포항의 바다만큼 뜨거웠던 시간…Park1538 포스코역사박물관
포항을 이야기하면서 철강산업을 빼놓기는 어렵다.
남구 괴동동에 있는 Park1538 포스코역사박물관에서는 산업도시 포항이 성장해온 시간을 만날 수 있다.
포스코 창사 이후 30년의 역사를 중심으로 한국과 세계 철문화의 발전 과정부터 기업의 창업 과정, 포항·광양제철소 건설에 얽힌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전시는 과거의 산업사에만 머물지 않는다. 포스코가 추진해온 변화와 현재, 미래의 모습을 ‘꽃, 새롭게 피어나다’, ‘멈추지 않는 포스코’ 등의 주제로 풀어내고 기업 성장 과정과 주요 변화를 테마별로 보여준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사전 예약을 활용하면 보다 편리하게 관람할 수 있다.
호미곶과 해안도로에서 만난 자연의 포항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어서 여행 코스에 변화를 주기 좋다. 거대한 제철소와 함께 성장한 도시가 어떻게 오늘의 포항으로 이어졌는지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다.
바다 옆에서 만나는 현대미술…포항시립미술관
산업과 자연을 둘러봤다면 예술로 여행의 결을 바꿔보자.
포항시 북구 환호동에 자리한 포항시립미술관에서는 현대미술을 중심으로 다양한 전시를 만날 수 있다.
관람시간은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 하절기인 4~10월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동절기인 11~3월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입장은 관람 종료 30분 전까지 가능하다.
매주 월요일을 비롯해 신정과 설날·추석 당일, 전시 준비 기간에는 문을 닫기 때문에 여행 전에 일정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포항시립미술관을 둘러본 뒤 주변으로 여행 동선을 이어가면 포항의 바다와 도시 풍경, 문화예술을 하루 코스 안에서 함께 경험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