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인데 해가 뜬다고?”…일출·숲·500년 줄다리기까지 ‘당진여행 6선’


왜목마을 일출

왜목마을 일출

[투어코리아=민경원 기자] 일출 여행은 동해’라는 공식을 뒤집는 곳이 있다. 충남 당진 왜목마을에서는 서해를 바라보면서도 바다 위로 떠오르는 아침 해를 만날 수 있다. 하루를 더 길게 머문다면 같은 자리에서 붉게 내려앉는 낙조까지 감상할 수 있다. 당진 여행이 가진 뜻밖의 반전이다.

바다만 보고 돌아오기에도 아쉽다. 1160여 종의 식물이 자라는 삼선산수목원에서 숲길을 걷고, 500년 넘게 이어진 기지시줄다리기의 역사를 만나다 보면 당진의 여행 스펙트럼이 생각보다 넓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여기에 온 가족이 즐기는 서커스 공연까지 더하면 자연·전통·체험을 두루 즐기는 하루가 완성된다.

서해의 일출부터 초록빛 숲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까지, 서로 다른 얼굴을 가진 당진 여행지 5곳을 따라가 본다.

여름엔 물놀이까지…1160여 종 식물 품은 삼선산수목원

여행의 첫 코스는 고대면 진관리에 자리한 삼선산수목원이다. 약 1160여 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어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숲과 정원의 풍경을 만날 수 있는 자연 체험 공간이다.

수목원에는 야외정원과 전시온실, 키즈꿈의 숲, 한반도 소공원 등 10개 시설이 마련돼 있다. 수국원과 진달래원을 비롯한 전시원도 23곳에 달해 가볍게 둘러보기보다는 여유를 두고 산책하는 편이 좋다.

잘 정비된 숲길을 걷다 보면 빽빽한 나무가 만들어내는 그늘과 다양한 식물이 번갈아 나타난다. 어린이를 위한 숲 해설과 생태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돼 아이와 함께하는 가족여행 코스로 활용하기 좋다.

여름에는 물놀이 시설이 또 하나의 즐길 거리다. 피크닉장과 카페 등 편의시설도 갖추고 있어 숲에서 쉬고 체험하며 반나절을 보내기에도 부담이 없다.

왜목마을 해수욕장 전경. /사진-당진시

왜목마을 해수욕장 전경. /사진-당진시

“서해 맞아?”…왜목마을에서 일출부터 일몰까지

당진 여행에서 가장 극적인 풍경을 찾는다면 석문면 교로리 왜목마을로 향해보자.

서해안은 바다 너머로 떨어지는 일몰을 감상하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왜목마을에서는 아침 해도 볼 수 있다. 해안선과 지형이 독특하게 자리하면서 동쪽 바다 방향으로 시야가 열려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한 지역에서 해돋이와 해넘이를 모두 만나는 이색적인 경험이 가능하다. 달이 떠오르는 월출 풍경까지 감상할 수 있어 시간대에 따라 전혀 다른 바다를 보여준다.

낮에는 또 다른 여행이 시작된다. 고운 모래사장에서 바다를 즐기거나 갯벌 체험에 나설 수 있고 갯바위 주변에서는 낚시도 가능하다. 주변에 숙박·식당 시설이 자리해 당일치기보다는 하룻밤 머물며 일몰과 다음 날 일출을 차례로 보는 일정도 잘 어울린다.

특히 왜목마을은 ‘무엇을 할까’보다 ‘언제 갈까’가 중요한 여행지다. 늦은 오후 도착해 서해 낙조를 본 뒤 하룻밤을 보내고, 이른 아침 다시 바닷가로 나와 해가 떠오르는 장면을 기다려보는 것도 좋다.

왜목마을 워터파크. /사진-당진도시공사

왜목마을 워터파크. /사진-당진도시공사

일몰 보고 다음 날 일출…왜목항에서 만나는 ‘두 개의 태양’

왜목마을을 찾았다면 인근 왜목항도 함께 둘러볼 만하다. 석문면이 서해 쪽으로 길게 돌출된 독특한 지형을 이루면서 서해안임에도 해맞이가 가능한 장소가 됐다.

과거에는 난지도를 오가는 연락선이 드나들던 작은 포구였지만 지금은 소형 어선이 오가는 항구이자 당진의 대표적인 해돋이 명소로 알려져 있다.

보다 넓은 풍경을 보고 싶다면 석문산 쪽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높은 곳에서는 바다와 해안선이 한눈에 펼쳐져 왜목 일대의 독특한 지형을 더욱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새벽 어스름 속 포구와 어선 너머로 붉은빛이 번지는 순간은 왜목항에서만 만날 수 있는 여행의 장면이다. 전날 저녁 서해로 떨어지는 해를 보고 다음 날 아침 다시 떠오르는 해를 만난다면 ‘서해 일출 여행’의 묘미가 더욱 또렷해진다.

500년 줄다리기가 유네스코 유산으로…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

바다에서 당진 사람들의 삶과 문화로 여행의 방향을 바꿔보자. 송악읍 기지시리에는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문화를 만날 수 있는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이 있다.

기지시줄다리기는 500년 넘게 명맥을 이어온 공동체 문화다. 조선시대부터 해상 교통과 문물 교류가 활발했던 기지시에서 주민들이 마을의 평안과 풍년을 기원하며 줄을 당겼던 전통에서 출발했다.

세계문화유산 기지시줄다리기 제례 /사진-당진시

세계문화유산 기지시줄다리기 제례 /사진-당진시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돼 있으며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도 이름을 올렸다.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사람들이 거대한 줄을 함께 만들고 힘을 모으는 과정 자체에 공동체의 역사와 문화가 담겨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박물관에서는 기지시줄다리기의 유래와 변화뿐 아니라 국내외의 다양한 줄다리기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한때 올림픽 정식 종목이었던 스포츠 줄다리기에 관한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전시만 바라보는 박물관에 그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줄 만들기와 줄 꼬기, 줄다리기 등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수백 년 이어진 전통문화를 보다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이게 사람 몸으로 가능해?”…30여 명이 펼치는 월드아트서커스

아이와 함께 당진을 찾았다면 신평면 운정리 월드아트서커스를 일정에 넣어볼 만하다. 약 30명의 단원이 무대에 올라 다양한 중국식 서커스를 펼치는 공연장이다.

링체조부터 실패돌리기, 공중곡예와 무용까지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모자돌리기와 이인체조, 기계체조 묘기 등 고난도 기술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야외 관광과는 전혀 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교통 접근성도 비교적 좋은 편이다. 서해안고속도로 송악IC와 당진IC를 이용할 수 있고 삽교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도 걸어서 접근할 수 있는 거리에 자리한다.

주변 여행지와 묶으면 일정이 더욱 풍성해진다. 삽교호 호수공원과 삽교호 함상공원 등을 함께 둘러볼 수 있어 낮에는 삽교호 일대를 여행하고 공연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코스도 가능하다.

‘왕과 사는 남자’ 보고 알았다…단종 어머니 현덕왕후가 태어난 곳이 당진?

최근 당진 여행에 새로운 이야깃거리가 하나 더해졌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흥행하면서 영화 속 단종의 비극적인 삶뿐 아니라 그의 어머니 현덕왕후와 당진의 인연까지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현덕왕후 관련 당진시 인스타그램 게시물 모습. /사진-당진시

▲현덕왕후 관련 당진시 인스타그램 게시물 모습. /사진-당진시

현덕왕후는 조선 제5대 왕 문종의 부인이자 제6대 왕 단종과 경혜공주의 어머니다. 1418년 화산부원군 권전과 해령부부인 최씨의 딸로 태어났으며, 단종을 낳은 뒤 하루 만에 세상을 떠났다.

그 현덕왕후의 탄생지로 전해지는 곳이 바로 당진이다. 합덕읍 일대에는 현덕왕후 생가터로 추정되는 장소가 남아 있으며, 현장에서는 옛 건물의 흔적을 짐작하게 하는 주춧돌도 볼 수 있다. 화려하게 복원된 왕실 유적이라기보다는, 마을 속에 남겨진 흔적을 따라 조선 왕실과 당진의 연결고리를 찾아보는 역사여행에 가깝다.

마을 이름에도 이야기가 숨어 있다. 이 일대에 전해지는 ‘궁말(宮村)’이라는 이름은 현덕왕후가 태어난 곳이라는 데서 붙었다고 전해진다. 평범해 보이는 마을이 사실은 조선 왕실과 인연을 품은 역사 공간인 셈이다.

영화의 인기는 그동안 크게 알려지지 않았던 이 장소에도 시선을 돌려놓았다. 당진시가 공식 SNS에 현덕왕후의 출생지와 궁말 이야기를 소개한 게시물은 지난 3월 16일 기준 조회수 약 15만 건, 댓글 71개, 공유 1301건을 기록했다. 시민들 사이에서도 미처 몰랐던 지역의 역사를 발견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원문 보기]

#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
# 당진가볼만한곳
# 당진여행
# 삼선산수목원
# 서해안여행
# 여름휴가
# 왜목마을
# 왜목항
# 월드아트서커스
# 자연과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