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근교 당일치기 어디로?숲·물안개·미술관까지 감성 충전 ‘경기 광주여행 5선’

[투어코리아=민경원 기자] 서울을 조금만 벗어났을 뿐인데 풍경이 확 달라진다. 숲이 깊어지고 강바람이 불어오며, 물안개가 피어나는 팔당호 주변에는 느린 산책을 부르는 길이 이어진다. 멀리 떠나기 부담스러운 날, 경기 광주가 서울 근교 당일치기 여행지로 매력적인 이유다.

여행 방식도 한 가지가 아니다. 4300여 종의 식물이 자라는 화담숲에서 숲캉스를 즐기고, 팔당물안개공원에서는 강변을 따라 자전거 페달을 밟을 수 있다. 식물과 교감하는 치유농장, 숲속에 숨은 작은 미술관도 기다린다. 여기에 이탈리아 시골 농장을 옮겨놓은 듯한 피크닉 공간까지 더해지니 취향 따라 골라 떠나는 재미가 있다.

복잡한 관광지를 빠르게 도는 여행보다 자연 속에서 천천히 쉬는 하루가 필요하다면 어떨까. 숲·강·정원·예술을 한 번에 만나는 경기 광주의 가볼 만한 곳 5곳을 따라가 본다.

화담숲/사진-한국관광공사

화담숲/사진-한국관광공사

5㎞ 숲길에 4300여 종 식물이…사계절 걷고 싶은 ‘화담숲’

경기 광주 여행에서 빼놓기 어려운 곳이 도척면 도웅리의 화담숲이다. 약 16만5265㎡ 부지에 국내외 식물 4300여 종을 모아 16개 테마원으로 꾸민 생태수목원이다.

‘화담(和談)’이라는 이름에는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다’라는 의미가 담겼다. 노고봉의 계곡과 능선을 크게 훼손하지 않고 식물과 산책길을 자연스럽게 배치해 사람과 숲이 함께 호흡하는 공간을 지향한다.

걷는 재미도 상당하다. 약 5㎞에 달하는 산책길은 비교적 완만한 경사로 이어져 유모차나 휠체어를 이용하는 방문객도 숲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 국내 최대 규모로 조성된 이끼원을 비롯해 하얀 줄기의 자작나무가 이국적인 풍경을 만드는 숲, 세월을 품은 작품을 감상하는 분재원 등 구간마다 분위기가 달라진다.

붉은 단풍으로 물든 가을 화담숲 풍경 / 화담숲제공

붉은 단풍으로 물든 가을 화담숲 풍경 / 화담숲제공

특히 가을은 화담숲의 존재감이 가장 커지는 계절이다. 480여 종의 단풍나무가 차례로 색을 갈아입으면서 숲 전체가 거대한 가을 정원으로 변한다. 도롱뇽과 고슴도치, 다람쥐 등 작은 생명체를 발견하는 재미도 있으며 민물고기생태관과 곤충체험관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쾌적한 관람을 위해 온라인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는 만큼 방문 전 예약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모노레일을 이용할 계획이라면 탑승 예약도 미리 챙겨야 한다.

아침엔 물안개, 가을엔 코스모스…팔당호 옆 ‘느린 여행’

남종면 귀여리로 향하면 도시의 숲과는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팔당호와 맞닿은 팔당물안개공원이다.

과거 ‘귀여섬’으로 불렸던 이곳은 시민 공모를 거쳐 지금의 이름을 얻었다. 이름처럼 기상 조건이 맞는 날이면 수면 위로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주변 풍경과 어우러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공원에는 다목적광장과 시민의 숲, 희망의 숲 등이 조성돼 있고 산책로와 자전거길도 이어진다. 특히 가을에는 코스모스가 길을 따라 피어나면서 강과 꽃을 한 화면에 담을 수 있는 계절 여행지가 된다.

걷기보다 조금 빠르게 풍경을 즐기고 싶다면 자전거를 이용해보자. 자전거 대여소에서 2인용과 3인용 등 여러 형태의 자전거를 빌릴 수 있어 가족이나 연인끼리 팔당호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재미가 있다.

보기만 하는 식물원은 그만…1500여 종 식물과 ‘치유하는 하루’

퇴촌면 도수리의 퇴촌식물원은 규모보다 ‘경험’에 초점을 맞춘 여행지다. 약 3000평 공간에서 관상수와 유실수, 야생화, 희귀식물 등 1500여 종을 기르고 있는 개인 식물원이자 가든센터다.

정원을 걷는 것에서 체험은 끝나지 않는다. 식물을 직접 관찰하고 가꾸는 생활원예부터 도시농업, 생명과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과 가까워지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2010년 경기 광주 1호 에듀팜, 2019년에는 1호 치유농장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정원 안에는 천연 샘터인 ‘세심천’이 흐르고 있어 식물 사이에서 물소리를 들으며 잠시 쉬어가기 좋다.

맞춤형 1일 방문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단순히 예쁜 정원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여행보다 식물을 만지고 배우며 일상의 긴장을 덜어내는 ‘정원 치유’를 경험하고 싶은 여행객에게 어울린다.

미술관이 숲속에 숨었다…사진·책·자연이 만나는 ‘닻미술관’

사람이 북적이는 대형 전시장보다 조용한 예술 여행을 원한다면 초월읍 대쌍령리로 향해보자. 숲에 둘러싸인 닻미술관이 기다린다.

닻미술관은 사진과 책을 중심으로 예술을 소개하는 공간이다. 작품만 전시하는 화이트큐브형 미술관과 달리 주변 자연까지 하나의 감상 경험으로 끌어들인 점이 특징이다.

미술관 주변에는 야생정원과 목공방, 사진공방, 레지던시, 온실 등이 자리한다. 전시를 본 뒤 숲을 천천히 거닐다 보면 미술관과 정원의 경계도 자연스럽게 흐려진다.

화려한 인증사진 명소와는 결이 다르다. 나무 사이로 난 길을 걷고 사진과 책을 들여다보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 자체가 이곳의 여행법이다. 경기 광주에서 조금은 낯선 ‘예술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장소다.

“여기가 경기 광주라고?”…이탈리아 농장 감성 ‘라까시나 이태리’

마지막은 도척면 추곡리의 라까시나 이태리다. 이탈리아 피렌체 근교의 농장에서 받은 영감을 경기 광주의 산과 숲 속에 풀어낸 가족형 휴양 공간이다.

한국적인 산림 풍경 사이에 이탈리아풍 건축과 정원이 어우러져 잠시 다른 나라의 시골로 여행 온 듯한 분위기를 만든다. 멀리 떠나지 않고도 이국적인 휴식을 원하는 여행객에게 특히 눈길이 가는 이유다.

당일 피크닉과 캠프닉을 즐기며 느긋하게 머물 수 있고 작은 카페도 운영한다. 빽빽한 관광 일정보다는 좋은 풍경 속에 자리를 잡고 가족이나 연인과 시간을 보내는 여행에 더 잘 어울린다. 방문객을 제한해 운영하는 것도 특징이다. 모든 방문은 100% 사전예약 방식으로 진행되므로 무작정 찾아가기보다 예약 가능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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