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계곡서 더위 식히고 한방 체험까지…알고 보면 볼거리 많은 ‘산청 여행’

[투어코리아=민경원 기자] 지리산 천왕봉에서 흘러내린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조선시대 선비의 발자취를 따라 고즈넉한 서원을 걷는다. 아이와 함께라면 목화 한 알이 우리 생활을 어떻게 바꿨는지 살펴보고 한방을 주제로 한 이색 체험도 즐길 수 있다.

경남 산청은 지리산의 수려한 자연뿐 아니라 문익점과 남명 조식의 역사, 한방문화, 가야 유적과 현대미술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자연과 역사·문화 체험을 골고루 즐기고 싶은 가족 여행객에게도 안성맞춤이다. 

천왕봉에서 내려온 맑은 물…중산리계곡

한여름 산청에서 자연의 시원함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시천면 중산리계곡으로 향해보자. 지리산 천왕봉에서 발원한 물이 중산리를 따라 흐르며 만들어낸 계곡으로, 울창한 숲과 맑은 물이 어우러진 풍경이 인상적이다.

중산리는 천왕봉으로 향하는 지리산의 대표적인 산행 출발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순두류 등에서 흘러온 물길이 더해지면서 계곡 곳곳에 지리산 특유의 깊고 청량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여름에는 계곡을 따라 걸으며 물소리와 짙은 녹음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더위를 잠시 잊게 한다. 다만 산악 계곡은 갑작스러운 비에 수위와 유속이 빠르게 변할 수 있어 기상 상황과 현장 안전 안내를 확인한 뒤 이용하는 것이 좋다.

물소리 따라 걷는 지리산 숲길…대원사계곡길

중산리계곡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지리산의 여름을 즐기고 싶다면 대원사계곡길이 제격이다.

산청 대원사계곡길  /사진-산청군

산청 대원사계곡길 /사진-산청군

산청 삼장면 유평리 일대에 자리한 대원사계곡은 지리산 천왕봉 동쪽 자락에서 흘러내린 맑은 물과 울창한 원시림이 어우러져 산청을 대표하는 계곡 명소로 꼽힌다.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대원사계곡길에서는 거센 물살이 바위를 지나며 만들어내는 청량한 소리와 짙은 숲이 선사하는 그늘을 함께 즐길 수 있다. 한여름에도 계곡 주변으로 서늘한 기운이 감돌아 천천히 걸으며 지리산의 자연을 만끽하기 좋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계곡의 크고 작은 소와 기암괴석, 숲이 연속해서 모습을 바꾼다. 물길 가까이에서 지리산의 생태를 경험할 수 있어 단순한 산행보다 가벼운 숲길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도 매력적이다.

인근에는 지리산 자락의 천년고찰 대원사가 자리해 계곡 산책과 사찰 여행을 한 코스로 묶을 수 있다. 여름에는 녹음과 계곡, 고찰이 어우러져 산청 특유의 고즈넉하면서도 청량한 풍경을 완성한다.

약초 향 맡고 족욕하며 힐링…동의보감촌

산청을 대표하는 한방문화를 제대로 경험하고 싶다면 금서면 특리의 동의보감촌을 빼놓기 어렵다.

동의보감촌/ 사진-투어코리아

동의보감촌/ 사진-투어코리아

왕산과 필봉산 자락에 조성된 한방 테마 관광지로 엑스포주제관과 한의학박물관, 한방기체험장 등 다양한 시설이 모여 있다.

눈으로 둘러보는 전시뿐 아니라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한방 온열 체험부터 약초 향기 주머니 만들기, 한방 족욕 등 건강과 휴식을 주제로 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아이들에게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한의학과 약초를 체험을 통해 친근하게 접할 수 있고, 어른들은 여행 중 쉬어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가족 여행지로 활용하기 좋다. 여러 드라마의 촬영지로 알려져 있어 촬영 장소를 찾아보는 재미도 더한다.

가야 고분 옆에 현대 조각 작품이…생초국제조각공원

고대 역사와 현대미술을 한 공간에서 만나보는 색다른 여행도 가능하다.

산청 생초 국제조각공원 꽃잔디 /서잔-산청군

산청 생초 국제조각공원 꽃잔디 /서잔-산청군

생초면 어서리에 자리한 생초국제조각공원은 생초고분군과 어외산성에 인접해 있다. 가야시대의 역사적 흔적과 현대 조각예술이 한 풍경 안에서 어우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넓은 공원에는 국내외 조각가들의 작품 20여 점이 설치돼 있다. 잘 정비된 산책로를 따라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야외 미술관을 걷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높은 곳에서는 생초면 소재지와 고읍뜰, 경호강 일대까지 시원하게 내려다볼 수 있다. 작품 감상에 탁 트인 전망까지 더해져 천천히 산책하며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우리나라 목화 역사가 시작된 곳…목면시배유지

단성면 사월리에는 고려 말 문익점 선생과 목화의 역사를 만날 수 있는 목면시배유지가 있다.

문익점 선생이 원나라에서 가져온 목화씨를 처음 재배한 곳으로 전해지는 역사적인 장소다. 사적 제108호로 지정돼 있으며, 목화 재배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의생활에 가져온 변화를 생각해볼 수 있다.

경내에서는 삼우당선생면화시배사적비를 비롯해 문익점 선생의 효행을 기리는 효자비와 업적을 기념하는 부민각 등을 살펴볼 수 있다.

1996년 건립된 문익점면화전시관까지 함께 둘러보면 목화가 어떻게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왔는지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아이들에게 교과서 속 역사를 실제 장소에서 보여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남명 조식의 선비정신 따라 걷는다…덕천서원

산청 역사여행의 마지막은 시천면 원리의 덕천서원에서 차분하게 마무리해보자.

덕천서원은 조선시대 대표적인 유학자인 남명 조식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1576년 세워졌다.

덕천서원

덕천서원

공간은 교육을 위한 강학 영역을 앞에 두고 제향 공간을 뒤에 배치하는 전학후묘 구조를 갖췄다. 사당과 강당, 동재와 서재 등 전통 서원 건축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서원 철폐령으로 훼철되는 아픔을 겪은 뒤 1930년대 다시 세워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주변 자연과 고풍스러운 건축물이 조화를 이루며 비교적 한적한 분위기에서 천천히 거닐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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