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민경원 기자] 한여름 피서는 시원한 계곡과 숲에서 시작하지만, 성주에서는 거기에 왕실 유적과 고대 가야의 흔적, 천년 고찰까지 더해진다. 가야산 자락을 따라 맑은 대가천이 흐르고, 곳곳에 조선 왕실과 성주 지역의 역사를 보여주는 문화유산이 자리해 자연과 역사를 함께 즐기기 좋다.
특히 8월의 성주는 무흘구곡과 독용산성자연휴양림처럼 더위를 식혀줄 자연 명소와 세종대왕자 태실, 성주 성산동 고분군, 심원사 등 역사·문화 공간을 한 번에 둘러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물가에서 쉬고 숲길을 걷다가 오래된 유적과 사찰을 만나는 일정으로 구성하면 하루가 지루할 틈이 없다.
35.7km 계곡 따라 펼쳐지는 절경…무흘구곡
여름 성주여행의 백미는 역시 물이다. 금수강산면 영천리 일대의 무흘구곡은 대가천을 따라 총 35.7km에 걸쳐 이어지는 자연 명승지다. 이 가운데 제1곡 봉비암부터 제4곡 입암까지가 성주군 구간에 속한다.
맑은 계곡물과 기암괴석, 울창한 수목이 어우러져 한여름 피서지로 제격이다.
조선시대 성주 출신 대유학자 한강 정구 선생(1543~1620)도 이곳의 절경에 감탄해 시를 남겼다. 물소리를 들으며 계곡을 따라 걷다 보면 성주가 오래전부터 자연과 학문이 어우러진 고장이었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무더운 날에는 계곡의 찬 공기와 숲 그늘이 체감 온도를 낮춰줘 여름 여행지로서의 매력을 더욱 크게 느낄 수 있다.
조선 왕실의 흔적 한곳에…세종대왕자 태실
월항면 인촌리 선석산 아래 태봉 정상에는 세종의 왕자와 세손 단종의 태실 19기가 모여 있다.
성주세종대왕자태실 / 성주군제공 |
태실은 왕자나 공주가 태어났을 때 태를 보관하기 위해 조성한 시설이다. 이곳 태실은 세종 20년인 1438년부터 세종 24년인 1442년 사이에 만들어졌다.
우리나라에서 왕자 태실이 군집 형태로 온전하게 남아 있는 유일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고려에서 조선으로 왕조가 바뀌면서 왕실 태실 조성 방식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보여주는 유적으로도 가치가 높다.
현재 14기의 태실은 원형을 비교적 잘 간직하고 있지만, 세조의 왕위 찬탈에 반대한 다섯 왕자의 태실은 대석을 제외한 석물이 훼손돼 역사의 상처도 함께 전한다.
가야의 시간을 만나다…성주 성산동 고분군 전시관
성주읍 성산리에서는 고대 가야의 흔적을 좀 더 가까이 만날 수 있다.
성주 성산동 고분군은 사적 제86호로 지정돼 있으며, 이를 보존하고 지역의 역사적 정체성을 알리기 위해 2020년 전시관이 문을 열었다.
상설전시실에서는 성산동 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물과 관련 자료를 살펴볼 수 있다. 야외전시장과 수장시설도 함께 마련돼 있다.
가족 여행객을 위한 시설도 눈에 띈다. 어린이 체험실과 가족 쉼터, 다목적 강당, 카페 등이 갖춰져 있어 무더운 한낮에 실내에서 쉬어가며 성주의 역사를 이해하기 좋다.
8세기 천년 고찰…가야산 자락 심원사
수륜면 백운리의 심원사는 가야산 동쪽 자락에 자리한 대한불교조계종 소속 사찰이다.
8세기경 창건된 것으로 추정되며, 고려시대 대유학자 도은 이숭인이 이미 ‘고사(古寺)’라고 표현했을 만큼 오랜 역사를 지닌다. 임진왜란 때 소실된 뒤 2003년 중창돼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경내에서는 대웅전과 극락전, 목탑 형식의 약사전 등을 볼 수 있다. 9세기 초에 조성된 것으로 알려진 삼층석탑과 광배, 석조 유물 등도 남아 있다.
템플스테이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타종과 108배, 만물상 트레킹, 스님과의 대화 등을 통해 여행 중 잠시 속도를 늦추고 마음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숲에서 하룻밤…독용산성자연휴양림
금수강산면 봉두리의 독용산성자연휴양림은 숲속에서 조용히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울창한 숲길을 따라 산책하며 맑은 공기를 마시고, 자연 속에서 머물며 하루의 속도를 늦추기 좋다.
계곡이나 유적지를 둘러본 뒤 숙박까지 이어지는 여행을 계획한다면 자연휴양림을 활용해도 좋다. 숙박시설을 이용하려면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통해 미리 예약하는 것이 필요하다.
낮에는 무흘구곡에서 더위를 식히고, 저녁에는 휴양림에서 숲의 고요함을 즐기는 일정으로 묶으면 성주의 여름을 한층 여유롭게 경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