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세탁기 앞쪽 아래의 수평 조절 다리와 조임너트가 보이는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탈수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세탁기가 쿵쿵 소리를 내며 바닥까지 울리는 집이 있다. 세탁실 문을 닫아 두어도 소리가 거실까지 넘어오고, 저녁에 빨래를 돌렸다면 아래층에 미안한 마음이 들어 중간에 전원을 끄기도 한다. 소리가 심한 날에는 세탁기가 제자리에서 조금씩 밀려 나와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이럴 때 대부분은 세탁기를 오래 써서 안쪽이 상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산 지 십 년이 다 됐으니 돌아가는 부품이 닳았을 것이라 짐작하고 수리를 부를까 말까 망설이는데, 막상 기사를 불러도 기계에 이상이 없다는 말만 듣고 출장비만 나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탈수할 때 나는 쿵쿵 소리는 세탁기가 오래돼서 나는 소리가 아닌 경우가 많다. 한쪽으로 쏠린 빨래와 어긋난 수평, 이 두 가지만 손을 대면 그날 바로 조용해지는데, 그중에서도 세탁기 앞쪽 아래에 달린 수평 조절 다리 두 개가 핵심이다.
빨래가 한쪽으로 쏠리면 세탁기가 바닥까지 울리는 이유
통돌이 세탁조 벽면에 수건이 한쪽으로 뭉쳐 있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탈수는 통을 아주 빠르게 돌려 옷에 든 물을 밖으로 밀어내는 과정이라서, 통 안의 무게가 고르게 퍼져 있어야 흔들림 없이 돈다. 그런데 이불이나 수건이 한쪽 벽에 뭉쳐 붙어 있으면 무게가 그쪽으로 몰리고, 통이 중심을 잃고 원을 크게 그리며 돌다가 바깥 통에 부딪히면서 쿵쿵 소리가 난다.
여기에 세탁기 수평까지 어긋나 있으면 그 흔들림을 바닥에서 받아 주지 못한다. 네 다리 중 하나가 바닥에서 조금 떠 있으면 세탁기 전체가 빈 쪽으로 기울며 들썩이고, 그 충격이 바닥을 타고 집 안 전체로 퍼진다. 오래 쓴 세탁기가 유독 시끄러운 것도 몇 년 동안 조금씩 밀리면서 다리 높이가 어긋난 탓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손을 댈 곳은 두 군데뿐이다. 통 안에 빨래가 놓인 모양과 바닥에 닿는 앞다리 두 개의 높이인데, 둘 다 따로 공구를 사지 않고 5분 안에 해 볼 수 있다.
탈수할 때 쿵쿵 울리는 세탁기 수평 맞추는 방법
손으로 세탁조 벽면을 따라 수건을 고르게 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소리가 나기 시작하면 먼저 동작을 멈추고 문을 열어 통 안을 본다. 이불이나 두꺼운 수건이 한쪽에 뭉쳐 있으면 손으로 골고루 펴서 벽면에 고르게 두르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 이불처럼 물을 많이 먹는 빨래는 넣을 때부터 김밥 말듯이 길게 둘둘 말아 넣는 것이 좋고, 반대로 빨래가 너무 적을 때도 균형이 깨지니 수건 한 장을 더 넣어 맞춘다.
빨래를 펴 주고도 울리면 다리를 볼 차례다. 세탁기 앞쪽을 벽 쪽으로 살짝 기울여 들면 앞다리 두 개가 보이는데, 다리를 시계 방향이나 반대 방향으로 돌리면 높이가 조금씩 바뀐다. 바닥에서 떠 있는 쪽 다리를 한 바퀴씩 돌려 내려 바닥에 닿게 하고, 높이가 맞으면 다리에 끼워진 조임너트를 본체 쪽으로 돌려 조여 그 높이에서 고정한다. 혼자 무리하게 들지 말고 한쪽씩 기울여 손을 넣는다.
세탁기 앞쪽을 한쪽씩 살짝 기울여 조절 다리를 돌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맞았는지는 손으로 확인한다. 세탁기 네 모서리를 대각선 방향으로 하나씩 꾹 눌러 보고 좌우로 움직이지 않으면 수평이 맞은 것이고, 한쪽이 여전히 덜컥거리면 그쪽 다리를 조금 더 내린다. 뒷다리는 돌아가지 않는 모델이 많으니 앞다리 두 개만 손대는 것이 안전하다.
세탁기 앞쪽 모서리를 손으로 눌러 흔들림을 확인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바닥이 무른 장판이면 다리가 조금씩 파고들어 몇 달 뒤에 다시 어긋나므로,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한 번씩 눌러 보는 것이 좋다. 세탁기를 옮긴 뒤에도 꼭 다시 맞춘다. 다리를 맞추고 빨래를 고르게 펴 주었는데도 금속이 긁히는 소리가 나거나 물이 새어 나온다면 그때는 점검을 받아야 한다.
탈수 소리가 유난히 커졌다고 느껴지는 날에는 수리를 떠올리기 전에 통 안과 앞다리 두 개를 먼저 살펴보길 권한다. 흔들림이 줄어들면 소음만 잦아드는 것이 아니라 통 안에서 부딪히며 늘어나던 옷도 덜 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