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국장, 푹 끓이지 마세요"…넣는 순서만 바꿔도 구수한 향이 살아납니다


뚝배기에 담긴 청국장찌개에서 두부와 애호박, 김치가 국물과 함께 보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뚝배기에 담긴 청국장찌개에서 두부와 애호박, 김치가 국물과 함께 보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저녁상에 청국장찌개 하나 올리면 다른 반찬이 변변찮아도 식구들이 밥 한 그릇을 비운다. 뚝배기를 불에 올려 두고 기다리는 동안 부엌에 퍼지는 구수한 냄새가 먼저 밥맛을 돋우는데, 막상 상에 올려 한 숟가락 떠 보면 그 냄새가 어디로 갔는지 국물이 밍밍하고 뒷맛만 텁텁한 날이 있다.

오래 끓일수록 진해진다고 생각해 불을 더 오래 두고 뭉근하게 조려 봐도 결과는 비슷하다. 하지만 청국장찌개는 청국장을 넣는 때 하나로 맛이 갈리는 음식이라서, 처음부터 넣고 팔팔 끓이는 대신 채소와 두부가 다 익은 맨 마지막에 풀어 주면 같은 재료로도 향이 살아 있는 찌개가 된다.

푹 끓일수록 구수한 향이 사라지는 청국장

약한 불 위 뚝배기 가장자리에서만 국물이 잔잔하게 끓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약한 불 위 뚝배기 가장자리에서만 국물이 잔잔하게 끓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청국장 특유의 구수한 냄새는 콩을 띄우는 동안 생긴 향 성분에서 나오는데, 이 향은 열에 약해서 국물이 팔팔 끓는 내내 김과 함께 빠져나간다. 오래 끓일수록 부엌은 구수해지는 반면 정작 뚝배기 안은 밍밍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향이 빠진 자리에 남는 것이 텁텁한 맛이다. 콩이 국물 속에서 오래 풀어지면 국물이 걸쭉해지면서 혀에 감기는 텁텁함이 도드라지고, 그 상태에서 간을 더 맞추려고 소금을 넣으면 짠맛만 앞으로 나온다. 불을 오래 둘수록 맛이 깊어지는 된장국과는 다른 성격이다.

그래서 청국장은 국물을 우려내는 재료가 아니라 마지막에 향을 더하는 재료로 다뤄야 한다. 국물 맛은 멸치 다시마 육수와 무로 내고, 참기름에 볶은 김치로 깊이를 보태고, 간은 된장 한 큰술로 미리 잡아 두면 청국장이 끓는 시간을 짧게 가져갈 수 있다.

국자에 덜어 낸 국물에 청국장과 된장을 풀어 넣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국자에 덜어 낸 국물에 청국장과 된장을 풀어 넣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청국장찌개 구수한 향 살려 끓이는 방법

청국장찌개에 쓰는 청국장과 된장, 손질한 재료를 조리대 위에 준비한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청국장찌개에 쓰는 청국장과 된장, 손질한 재료를 조리대 위에 준비한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4인분 기준으로 청국장 150g과 된장 1큰술, 멸치 다시마 육수 4컵을 준비한다. 여기에 시어진 숙성 김치 1컵과 김칫국물 1/4컵, 무 100g, 두부 1/2모, 애호박 1/3개, 참기름 1/2큰술이면 된다. 불을 켜고 상에 올리기까지 30분쯤 걸린다.

냄비에 참기름 1/2큰술을 두르고 잘게 썬 김치 1컵을 중불에서 볶다가 김칫국물 1/4컵을 부어 함께 볶는다. 김치 가닥이 투명해지고 신 냄새 대신 고소한 냄새가 올라오면 충분히 볶인 것이다.

볶은 김치 위에 멸치 다시마 육수 4컵을 붓고 나박하게 썬 무 100g을 넣어 센 불에서 끓인다. 국물이 끓어오르면 중불로 줄이고 무가 속까지 투명해질 때까지 10분쯤 두었다가, 반달로 썬 애호박 1/3개와 깍둑 썬 두부 1/2모를 넣고 5분만 더 끓인다.

볶은 김치 국물에 무와 애호박, 두부를 넣어 끓이는 뚝배기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볶은 김치 국물에 무와 애호박, 두부를 넣어 끓이는 뚝배기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두부까지 데워지면 불을 약하게 줄이고 청국장 150g과 된장 1큰술을 넣는다. 국자에 국물을 조금 떠서 그 안에서 풀어 넣으면 덩어리가 지지 않는다. 다시 보글보글 올라오기 시작하면 3분 안에, 아무리 길어도 5분을 넘기지 말고 불을 끈다. 이때 뚜껑을 덮어 두면 향이 덜 날아간다.

간이 싱거우면 소금 대신 된장을 반 큰술 더 풀어야 텁텁해지지 않는다. 남은 찌개를 다시 데울 때도 팔팔 끓이지 말고 가장자리가 보글거릴 정도에서 불을 끄는 것이 좋고, 뚝배기에 끓였다면 불을 끈 뒤 남은 열만으로도 충분히 뜨겁게 상에 올릴 수 있다.

청국장을 넣는 때만 뒤로 미뤄도 늘 끓이던 재료로 전혀 다른 찌개가 나오니 다음 저녁상에 한번 해 보길 권한다. 한 숟가락 떴을 때 코끝에 남는 구수한 냄새가 결국 청국장찌개를 찾게 만드는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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