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김을 잘못 두고 있었습니다"…이렇게 보관하니 한 달 지나도 갓 뜯은 것처럼 바삭합니다


유리 밀폐용기에 식힌 김과 면주머니에 담은 마른 쌀을 함께 넣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유리 밀폐용기에 식힌 김과 면주머니에 담은 마른 쌀을 함께 넣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김 한 봉지를 뜯어 두고 며칠이 지나면 처음에 바스락거리던 김이 물 먹은 종이처럼 축 늘어져 있다. 밥에 싸려고 집어 들면 힘없이 접히고, 입에 넣어도 바삭한 소리가 나지 않는다. 도시락김은 낱개로 싸여 있어 그나마 낫지만, 한 봉지에 여러 장이 든 김은 반도 못 먹고 흐물거리기 시작한다.

그래서 뜯은 김을 냉장실에 넣어 두는 집이 많다. 지퍼백에 담아 채소칸에 넣거나, 남은 봉지를 집게로 접어 문쪽 칸에 세워 두기도 한다. 그런데 며칠 뒤에 꺼내 보면 상부장에 둔 것과 별로 다르지 않고, 오히려 더 축 처져 있는 경우도 있다.

김은 냉장실이 아니라 냉동실에 두어야 하고, 통 안에 습기를 빨아들이는 것을 같이 넣어야 오래 바삭하다. 건조제가 없으면 마른 쌀 종이컵 반 컵으로 대신할 수 있고, 이미 눅눅해진 김도 통에 넣기 전에 되살릴 수 있다.

냉장실에 넣은 김이 더 축 늘어지는 이유

냉장고 채소칸 옆에 집게로 접은 김 봉지가 놓인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냉장고 채소칸 옆에 집게로 접은 김 봉지가 놓인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김은 얇게 펴서 말린 식품이라 공기 중의 물기를 잘 빨아들인다. 개봉한 김을 습도가 60%를 넘는 곳에 30분만 두어도 바삭함이 무너지기 시작하는데, 부엌은 물을 쓰고 불을 쓰는 자리라 그 정도 습도가 되기 쉽다.

냉장실은 온도만 낮고 물기는 많은 곳이다. 채소가 마르지 않도록 습도를 높게 유지하고, 문을 여닫을 때마다 들어온 더운 공기가 찬 벽면에 물방울로 맺힌다. 그래서 김을 냉장실에 넣어 두면 온도는 내려가지만 김이 빨아들일 물기는 그대로 남아 있다.

냉동실은 안이 훨씬 건조하다. 공기 중의 물기가 성에로 얼어 벽에 붙어 버리기 때문에 통 안까지 스며드는 물기가 적고, 여기에 건조제를 같이 넣으면 뚜껑을 여닫을 때 들어온 물기까지 빨아들인다. 마른 쌀이 건조제를 대신할 수 있는 것도 쌀알이 주위의 물기를 먹어 들이는 성질이 있어서다.

눅눅해진 김 되살려 냉동실에 보관하는 방법

뚜껑 고무 패킹이 보이는 유리 보관통과 마른 쌀 면주머니.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뚜껑 고무 패킹이 보이는 유리 보관통과 마른 쌀 면주머니.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먼저 통을 고른다. 플라스틱 통은 오래 쓰면 뚜껑이 벌어져 틈이 생기니, 뚜껑에 고무가 물려 있는 유리통이나 스테인리스 통이 김 보관에는 낫다. 습기를 먹을 것으로는 김 봉지에 들어 있던 건조제를 모아 두었다가 쓰고, 없으면 마른 쌀을 종이컵으로 반 컵 떠서 면주머니에 담아 입구를 묶는다.

눅눅해진 김은 통에 넣기 전에 되살린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지 않고 약불로 달군 다음, 김을 한 장씩 올려 앞뒤로 5초씩 굽는다. 5초가 짧아 보이지만 김은 얇아서 금세 열이 들어가고, 오래 두면 가장자리부터 타서 쓴맛이 난다. 손에 들었을 때 가볍게 바스락거리면 다 된 것이다.

기름 없는 프라이팬에 김 한 장을 올려 약불로 살짝 굽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기름 없는 프라이팬에 김 한 장을 올려 약불로 살짝 굽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구운 김은 바로 통에 넣지 않고 넓은 접시나 채반에 펼쳐 3분 이상 식힌다. 김에 남은 열이 통 안에서 수증기가 되어 맺히면 애써 구운 김이 다시 눅눅해진다. 손등으로 김을 만졌을 때 미지근함이 느껴지지 않을 때까지 두는 것이 안전하다.

넓은 접시에 펼친 구운 김의 온도를 손등으로 확인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넓은 접시에 펼친 구운 김의 온도를 손등으로 확인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다 식은 김은 통 크기에 맞게 반으로 접어 가지런히 겹쳐 담고, 한쪽 구석에 건조제나 쌀주머니를 끼워 넣은 다음 뚜껑을 덮어 냉동실에 넣는다. 꺼낼 때는 먹을 만큼만 덜어 실온에 1분쯤 두었다가 먹는다. 찬 김을 바로 입에 넣으면 표면에 물기가 맺혀 식감이 떨어진다.

쌀주머니와 건조제는 한 달에 한 번 새것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쌀알이 물기를 먹을 만큼 먹으면 더는 빨아들이지 못하는데, 손으로 만졌을 때 쌀이 축축하거나 서로 붙어 있으면 바꿀 때가 된 것이다. 이렇게 두면 반년이 지나도 바삭함이 남아 있다.

김은 값이 싸다고 대충 두기 쉬운 반찬이지만 두는 자리와 같이 넣는 것만 바꿔도 마지막 장까지 제맛으로 먹을 수 있으니, 다음에 김을 뜯으면 냉동실 한 칸을 비워 두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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