옅은 노란 국물에 계란 결과 어슷한 대파가 보이는 계란국 냄비입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계란국은 반찬이 마땅치 않은 날 가장 먼저 떠오르는 국이다. 계란 두어 개와 대파만 있으면 되니 끓이는 데 손이 거의 가지 않는데, 막상 다 끓여 놓고 한 숟갈 떠먹어 보면 국물이 심심해서 아쉬울 때가 많다. 계란은 익어서 보기 좋게 떠 있는데 국물에서는 이렇다 할 맛이 나지 않는 상태다.
이럴 때 대부분 소금이나 국간장을 조금 더 넣어 본다. 그런데 간을 더해도 짠맛만 올라가고 처음 느낀 심심함은 그대로 남는다. 멸치와 다시마를 꺼내 육수부터 우리면 해결되지만, 계란국 한 냄비를 끓이려고 십 분 넘게 우리고 건더기를 건져 내는 일은 번거로워서 자꾸 미루게 된다.
멸치나 다시마를 쓰지 않고도 국물을 깊게 만드는 방법이 있다. 물이 끓기 시작할 때 치킨스톡을 한 숟갈 먼저 풀어 녹이고 나서 계란물을 넣는 것인데, 순서만 지켜도 같은 재료로 국물 맛이 달라진다.
멸치 육수 없이 끓인 계란국 국물이 심심한 이유
맑은 물이 담긴 작은 냄비와 풀어 둔 계란, 썬 대파를 조리대 위에 준비한 모습입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계란국이 심심한 이유는 국물에 맛을 낼 재료가 거의 들어가지 않기 때문인데, 끓는 물에 계란과 대파를 넣는 것이 전부다. 계란은 익으면서 모양을 잡을 뿐 국물로 맛을 내보내는 재료가 아니고, 대파도 향만 조금 돌게 할 정도다. 결국 맹물에 가까운 국물을 그대로 먹는 셈이다.
여기에 소금이나 국간장을 넣으면 짠맛은 잡히지만 국물이 깊어지지는 않는다. 국물을 든든하게 만드는 것은 짠맛이 아니라 감칠맛이라서, 감칠맛을 내는 재료가 빠진 국에 간만 더하면 짜면서 심심한 맛이 된다. 멸치와 다시마를 우리는 이유도 이 감칠맛을 뽑기 위해서다.
치킨스톡은 닭고기를 끓여 낸 국물을 졸여서 소금과 향신료를 섞어 굳혀 놓은 것이다. 뜨거운 물에 넣으면 금방 녹으면서 닭 육수에 든 감칠맛이 국물 전체에 퍼진다. 그래서 멸치와 다시마를 우리지 않아도 국물에 바탕이 깔리는데, 제대로 녹으려면 넣는 시점을 지켜야 한다.
계란국에 치킨스톡 넣어 국물 맛 내는 방법
계량한 치킨스톡 한 숟갈과 고르게 푼 계란물을 조리 전 깨끗한 조리대에 준비했습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물 500ml를 기준으로 치킨스톡은 한 숟갈이면 충분하다. 더 진하게 하려고 두 숟갈을 넣으면 짠맛이 먼저 올라와 간을 맞출 여지가 없어지니, 물을 1리터로 늘릴 때만 두 숟갈로 맞춘다. 2인분이면 계란 두세 개를 그릇에 깨 넣고 노른자가 보이지 않을 만큼 풀어 두고, 대파는 반 대쯤 어슷하게 썰어 둔다.
냄비에 물 500ml를 붓고 센 불에 올려 끓인다. 물이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면 계란물을 넣기 전에 치킨스톡 한 숟갈을 먼저 넣고 국자로 몇 번 저어 녹인다. 국물에 가루나 덩어리가 보이지 않고 색이 옅은 노란빛으로 돌면 다 녹은 것이다.
옅은 노란빛 국물을 국자로 저어 치킨스톡을 먼저 녹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치킨스톡이 녹은 국물이 다시 끓어오르면 풀어 둔 계란물을 한자리에 쏟지 않고 냄비 가장자리를 따라 돌려 가며 얇게 붓는다. 그러고는 십오 초쯤 그대로 두었다가 젓는다. 바로 저으면 계란이 풀어져 국물이 탁해지고, 기다린 다음 한 번만 저으면 결이 살아 있는 계란이 올라온다.
끓는 국물 냄비 가장자리를 따라 풀어 둔 계란물을 가늘게 붓는 조리 장면입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계란이 다 익으면 불을 중간으로 줄이고 국물을 한 숟갈 떠서 맛을 본다. 치킨스톡에는 소금이 들어 있어서 평소 넣던 만큼 간을 하면 짜지니, 맛을 본 뒤에 부족한 만큼만 소금을 조금씩 더하는 것이 좋다. 간이 맞으면 대파를 넣고 한 번 끓어오르는 것만 보고 불을 끈다.
계란국이 심심해서 손이 덜 가던 집이라면 다음에 끓일 때 치킨스톡 한 숟갈을 먼저 녹여 보길 권한다. 국물에 바탕이 한 번 깔리면 같은 계란 두 개로도 식구들이 국그릇을 비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