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정 베란다의 통돌이 세탁기에서 흰 이불을 꺼내 건조기로 옮길 준비를 한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가을로 접어들면 세탁기를 돌리는 날이 부쩍 늘어난다. 여름 내내 덮던 얇은 이불을 빨아 넣고 장에 넣어 두었던 가을 옷을 꺼내 한 번씩 돌리다 보면 며칠 내내 세탁기가 쉬지 않는데, 건조기까지 이어서 쓰는 집이라면 전기요금 고지서가 은근히 부담스러워진다.
그래서 세탁기와 건조기는 식구들이 다 잠든 밤에 돌리는 집이 많다. 심야에 쓰는 전기가 싸다고 알고 있어서인데, 일반 가정에 적용되는 주택용 전기요금에는 시간대에 따라 단가가 달라지는 구조가 없다. 밤 열두 시에 돌려도 낮 한 시에 돌려도 붙는 요금은 똑같아서, 아래층에 소리가 갈까 신경 쓰며 밤으로 미뤄 온 세탁이 요금에서는 이득이 없었던 셈이다.
오히려 지금은 반대로 움직이는 편이 낫다. 주말과 공휴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 세탁기나 건조기를 돌리면 그 시간에 쓴 사용량만큼 1kWh당 100원을 캐시백으로 돌려받는데, 10월 31일까지만 하는 시범 사업이라 지금 신청해야 남은 기간을 챙길 수 있다.
심야가 아니라 휴일 낮 세 시간에 돈이 붙는 이유
낮빛이 드는 베란다에서 세탁기가 작동 중인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낮에 돈을 돌려주는 이유는 그 시간에 전기가 남기 때문이다. 태양광 발전은 해가 가장 높은 한낮에 발전량이 몰리는데, 봄과 가을에는 냉방도 난방도 거의 쓰지 않아 낮 시간에 쓰는 전기가 적다. 만드는 양은 많고 쓰는 양은 적은 시간대가 생기는 것이다. 해가 진 뒤에는 태양광이 멈추니, 밤으로 미룬 세탁에는 돌려줄 몫이 없다.
문제는 우리 집 세탁기가 몇 시에 얼마나 썼는지를 계량기로는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계량기는 집 전체에서 쓴 양을 한 덩어리로 잡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터넷에 연결된 가전이 스스로 기록해 둔 사용량을 가져다 계산하는 방식을 쓴다. 신청만 해 두어서는 적립되지 않고, 가전을 제조사 앱에 등록하는 일까지 끝내야 한다.
주말 낮에 돌린 세탁기로 전기요금 캐시백 받는 방법
스마트폰 앱에서 세탁기 사용 기록을 확인하는 손과 베란다 세탁기.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먼저 한전 '슬기로운 전기생활' 누리집(esp.kepco.co.kr)에서 에너지캐시백을 신청한다. 고객번호와 주소를 넣고 세대 단위로 가입하면 되고, 이미 가입해 둔 집이라면 다시 신청할 것이 없다. 캐시백이 붙는 가전은 세탁기와 건조기, 식기세척기, 의류관리기 네 가지다.
그다음 그 가전을 제조사 앱에 등록한다. 삼성 제품은 스마트싱스, LG 제품은 씽큐 앱을 내려받아 집 와이파이에 연결하고 기기를 추가하면 되는데, 앱에 방금 돌린 세탁 시간과 사용량이 기록으로 남는지 확인해 둔다. 이 기록이 없으면 낮에 돌려도 적립되지 않는다.
등록을 마쳤으면 토요일과 일요일, 공휴일에 빨래를 몰아서 한다. 세탁을 시작하는 시각이 아니라 전기를 쓴 시간이 기준이라 오전 11시 전에 미리 돌려 놓으면 앞부분이 빠지니, 11시가 지나서 시작 버튼을 누르는 것이 좋다. 세탁에 한 시간, 건조에 두 시간이 걸리는 집이라면 세탁을 11시에 바로 걸고 곧장 건조기로 옮겨야 오후 2시 안에 끝난다.
통돌이 세탁기 조작부의 시작 버튼을 누르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세탁기와 건조기, 식기세척기를 한꺼번에 돌릴 때는 전기를 많이 쓰는 가전이라 한 콘센트에 몰아 꽂지 않는다. 쌓인 금액은 기존 에너지캐시백과 합산해 다음 달 전기요금에서 빼 준다.
베란다 벽 콘센트에 세탁기와 건조기 플러그를 각각 연결한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앱에 연결되지 않는 오래된 세탁기나 건조기는 적립 대상이 아니고, 평일 낮에 돌린 것도 계산에 들어가지 않는다. 기존 에너지캐시백은 직전 2개년 같은 달보다 1% 이상만 줄여도 받을 수 있고 단가도 1kWh당 최대 120원까지 올랐으니, 전체 사용량까지 조금 줄이면 두 가지를 같이 챙긴다.
밤에 돌리던 세탁기를 주말 낮으로 옮기는 일은 손이 더 가지도, 돈이 들지도 않는다. 빨래 시각만 세 시간 안으로 맞춰 두면 그동안 아무 이득 없이 밤으로 미뤄 왔던 세탁이 돌리는 만큼 요금을 깎아 주니, 남은 기간이라도 신청해 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