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 위에 펼친 베이지색 쿠션에 드라이어 바람을 천천히 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여름 내내 소파에 두고 쓰던 쿠션과 아이가 끼고 자던 인형을 환절기에 한 번씩 꺼내 보게 된다. 손으로 두드려 보면 뽀얀 먼지가 올라오고 코를 대면 눅눅한 냄새가 남아 있는데, 막상 세탁기에 넣자니 속에 든 솜이 뭉치거나 며칠을 널어도 속까지 마르지 않을 것 같아 망설여진다.
그래서 대부분은 베란다에 한나절 널어 두거나 밖에 나가 탁탁 털어 내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그런데 이렇게 해 두면 그날 하루는 개운한 것 같아도 며칠 지나 다시 만져 보면 먼지가 여전히 올라오고, 결국 빨기 번거롭다는 이유로 몇 년째 그대로 쓰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세탁을 하지 않고도 손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집집마다 하나씩 있는 헤어드라이어의 뜨거운 바람을 몇 분만 쐬어 주는 것인데, 머리를 말리는 도구로만 알던 드라이어가 생각보다 높은 열을 낸다는 점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물세탁이 어려운 베개와 인형에 먼지가 쌓이는 이유
침대 위에 놓인 베개와 봉제 인형의 깨끗한 겉감과 두툼한 충전재가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베개와 쿠션, 아이 인형은 겉감 안에 솜이나 마이크로 섬유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어 사람의 몸에서 떨어진 각질과 집 안을 떠다니던 먼지가 섬유 사이로 파고들어 그대로 쌓인다. 여기에 땀과 침까지 스며들다 보니 여름을 한 번 나고 나면 겉보기와 달리 속이 눅눅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털거나 햇볕에 너는 방법으로는 이 상태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 두드려서 빠져나오는 것은 겉면에 얹혀 있던 먼지뿐이고, 가을볕은 여름볕만큼 뜨겁지 않아 두툼한 쿠션 속까지 온도가 오르지 않은 채로 겉만 뽀송해진 상태에서 집 안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섬유 속에 사는 집먼지진드기는 55~60도가 넘는 열을 일정 시간 받으면 견디지 못하는데, 헤어드라이어의 가장 뜨거운 바람은 짧은 시간에 100도를 넘길 만큼 온도가 높다. 물을 한 방울도 쓰지 않고 속까지 열을 넣을 수 있으니, 빨 수 없는 물건일수록 이 바람을 쓰는 쪽이 낫다.
평평한 바닥에 놓은 쿠션에 드라이어의 뜨거운 바람을 가까이 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헤어드라이어 열풍으로 쿠션과 인형 소독하는 방법
커버를 벗긴 쿠션과 옷을 벗긴 작은 인형을 평평한 바닥에 나란히 펼쳐 놓은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먼저 손볼 물건을 바닥이나 식탁처럼 평평한 곳에 펼쳐 놓는다. 쿠션은 커버를 벗겨 두고 인형은 옷을 입혀 두었다면 벗겨 놓는 것이 좋은데, 한 겹이라도 덜 덮여 있어야 열이 속까지 들어간다. 드라이어는 바람 세기와 온도를 모두 가장 높은 단계에 맞춘다.
드라이어 입구가 천에 닿지 않을 만큼만 살짝 띄우고, 한자리에 머무르지 말고 천천히 옮겨 가며 바람을 쐰다. 가운데부터 시작해 가장자리와 모서리, 인형이라면 팔다리 사이와 목덜미처럼 접혀 있는 곳까지 훑고 지나간 다음 뒤집어서 반대쪽도 같은 방식으로 한다.
손이 드라이어를 띄운 채 인형의 목과 팔 사이를 따라 바람을 옮기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한 면에 3~5분쯤 쐬었으면 드라이어를 끄고 1~2분 정도 그대로 둔다. 드라이어를 계속 켜 두면 기계가 과열되어 열선이 상하거나 안전 장치가 걸려 저절로 꺼지므로, 쐬고 식히기를 번갈아 하는 편이 기계에도 낫고 손에도 무리가 없다. 쉬는 동안 천이 뜨끈하게 데워졌는지 손등으로 확인해 보면 열이 제대로 들어갔는지 알 수 있다.
열이 다 식은 뒤에 밖으로 들고 나가 탁탁 털어 주면 마무리가 된다. 열을 받아 들뜬 먼지가 이때 빠져나오므로 터는 과정을 건너뛰면 절반만 한 셈이 된다. 다만 플라스틱 눈이나 코가 붙은 인형, 반짝이 장식이 달린 쿠션은 뜨거운 바람에 장식이 녹거나 떨어질 수 있으니 그 부분은 피해서 바람을 보낸다. 쿠션과 인형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아이가 늘 안고 자는 인형이라면 한 달에 한 번 정도 해 두면 충분하다.
빨래 건조대에 널 자리를 만들 필요도, 속이 마르기를 며칠 기다릴 필요도 없이 드라이어 하나로 끝나는 일이니 환절기에 한 번쯤 해 보길 권한다. 아이가 밤마다 얼굴을 묻고 자는 인형이라면 더더욱 손이 가는 김에 챙겨 둘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