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문형 냉장고 문 가장자리의 고무 패킹과 A4 용지가 보이는 점검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아 들고 지난달과 비슷하게 썼는데도 금액이 올라 있으면 어디서 새는지 짚어 보게 된다. 집 안에서 하루도 쉬지 않고 돌아가는 가전은 냉장고뿐이라 의심은 자연스럽게 냉장고로 향하는데, 문을 열어 봐도 눈에 보이는 이상은 없다.
냉장고 문 고무 패킹은 대개 청소할 곳으로만 다뤄진다. 주름 사이에 검은 곰팡이가 보이면 칫솔로 닦아 내고, 겉이 깨끗해지면 할 일을 다 한 것으로 여긴다. 그런데 패킹은 냉기를 붙잡아 두려고 붙어 있는 부품이라서, 겉이 깨끗해도 문에 밀착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밀착이 되고 있는지는 A4 용지 한 장으로 확인할 수 있다. 문틈에 끼우고 당겨 보는 것만으로 어느 자리에서 냉기가 새는지 5분 안에 찾아낼 수 있어서, 도구를 따로 사거나 사람을 부를 일도 없다.
문을 닫아도 냉기가 새는 냉장고 고무 패킹
냉장고 문 안쪽을 따라 이어진 고무 패킹의 접히는 부분을 가까이 본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냉장고 문 안쪽을 한 바퀴 둘러 있는 고무 패킹은 문을 여닫을 때마다 눌리고 펴지기를 몇 년씩 반복한다. 고무는 그 사이 조금씩 굳고 탄력을 잃어서, 눌린 자리가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고 납작하게 주저앉는다. 여기에 문을 여닫으며 튄 국물이나 설탕물이 주름 사이에 말라붙으면 문이 끝까지 닫히지 못한다.
이렇게 벌어진 틈은 눈으로 찾기가 어렵다. 문을 닫으면 패킹은 문과 본체 사이에 가려져 보이지 않고, 벌어진 폭도 종이 두께 정도라서 문 앞에 서서는 알 수가 없다. 곰팡이를 닦아 내면 겉은 깨끗해지지만, 굳어서 주저앉은 고무가 그것만으로 다시 부풀어 오르지는 않는다.
틈이 벌어진 자리로 찬 공기가 빠져나가면 안쪽 온도가 자꾸 올라가고, 냉장고는 그 온도를 되돌리려고 압축기를 돌린다. 냉장고가 쓰는 전기는 대부분 이 압축기에서 나가기 때문에, 패킹이 헐거워진 냉장고는 같은 음식을 넣어 두고도 하루 종일 더 오래 돌아간다. 그래서 어느 자리가 벌어졌는지부터 찾아야 하는데, 종이 한 장을 끼워 당겨 보면 손에 바로 걸린다.
냉장고 문 패킹 A4 용지로 점검하는 방법
A4 용지를 절반쯤 끼운 뒤 냉장고 문을 닫고 종이 끝을 잡은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할 것은 A4 용지 한 장이다. 영수증처럼 얇거나 잘 구겨지는 종이는 당기는 힘을 가늠하기 어려워서, 복사기에 넣는 평범한 A4가 가장 적당하다. 냉장고 문을 열고 종이를 패킹 위에 걸친 다음, 절반 정도가 문 밖으로 나오게 두고 문을 평소처럼 닫는다.
그다음 밖으로 나온 종이 끝을 잡고 천천히 당긴다. 힘을 줘야 겨우 끌려 나오고 종이가 살짝 구겨질 정도라면 그 자리는 잘 붙어 있는 것이다. 반대로 손에 걸리는 느낌 없이 스르륵 빠져나오면 그 부위 패킹이 문에 닿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닫힌 냉장고 문 틈에서 A4 용지 끝을 천천히 당겨 보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한 곳만 해 보고 끝내면 새는 자리를 놓친다. 문 한 짝에서도 위쪽, 손잡이 높이의 중간, 아래쪽으로 나눠 세 번 이상 해 보고, 양문형이면 두 짝을 따로 점검한다. 무거운 반찬통이 몰리는 아래쪽과 손이 자주 닿는 중간에서 먼저 헐거워지는 편이다.
냉장고 한쪽 문 가장자리의 위·중간·아래 점검 위치를 따라 A4 용지를 대 본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종이가 쉽게 빠지는 자리를 찾았으면 그 부위 주름을 벌려 살펴본다. 말라붙은 국물이나 부스러기가 끼어 있으면 미지근한 물에 주방 세제를 조금 풀어 칫솔로 닦고,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완전히 없앤 뒤 다시 종이로 확인한다. 고무가 납작하게 눌린 것이라면 따뜻한 물에 적셔 꽉 짠 수건을 그 자리에 몇 분 올려 두면 조금 부풀어 오르는데, 헤어드라이어를 가까이 대는 것은 고무가 변형될 수 있어 하지 않는다.
점검은 한 달에 한 번, 냉장고 안을 정리하는 날에 같이 해 보길 권한다. 종이 한 장으로 문틈을 확인해 두면 새는 냉기를 붙잡으려고 냉장고가 하루 종일 헛돌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