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 아닌 것 같아도 돈 아끼는 방법입니다" 참기름, 들기름 '이곳'에 두면 끝까지 고소합니다


짙은 색 병에 담긴 들기름과 참기름이 주방 수납장 앞에 나란히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짙은 색 병에 담긴 들기름과 참기름이 주방 수납장 앞에 나란히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추석이 지나고 나면 부엌 한쪽에 기름병이 늘어난다. 선물로 들어온 참기름과 들기름을 나란히 세워 두고 나물을 무칠 때마다 한 병씩 꺼내 쓰게 되는데, 둘 다 고소한 기름이니 같은 자리에 두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몇 주 지나 들기름 뚜껑을 열면 코를 찌르는 군내가 올라온다. 아직 반도 안 썼는데 나물에 넣기가 꺼려져 결국 버리게 된다. 뚜껑을 잘 닫아 두고 어두운 쪽으로 밀어 넣어 봐도 다음 명절까지 가는 일은 드물다.

참기름과 들기름은 생긴 것만 비슷하고 보관 조건은 정반대다. 들기름은 0~5도 냉장, 참기름은 서늘한 실온이 맞는데, 자리만 나눠 두면 마지막 한 숟갈까지 고소하게 쓸 수 있다.

나란히 세워 둔 들기름에서 먼저 군내가 나는 이유

창가 가까운 조리대에 놓인 투명한 들기름 병에 빛이 닿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창가 가까운 조리대에 놓인 투명한 들기름 병에 빛이 닿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들기름이 먼저 상하는 것은 들기름에 든 지방이 공기와 쉽게 반응하기 때문인데, 들기름에는 오메가3라고 부르는 알파리놀렌산이 많이 들어 있다. 이런 불포화지방산은 포화지방산보다 산패가 10배에서 100배까지 빠르다.

산패를 부추기는 것은 빛과 온도다. 투명한 병에 담긴 기름이 창가나 가스레인지 옆에 놓여 있으면 병 안쪽 기름이 하루에도 몇 번씩 데워졌다 식는다. 그 사이 고소한 향을 내는 성분이 먼저 날아가고 군내만 남는다.

참기름은 사정이 다르다. 참기름에는 산패를 늦추는 리그난이 많이 들어 있어 15~25도 실온에서도 향이 잘 버티는데, 오히려 냉장실에 넣으면 기름이 굳어 하얀 덩어리가 생기고 고소한 향이 옅어진다. 그래서 두 병을 한자리에 세워 두면 한쪽은 반드시 손해를 본다.

참기름과 들기름 따로 보관하는 방법

짙은 색 유리병의 들기름을 냉장고 안쪽 선반에 세워 두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짙은 색 유리병의 들기름을 냉장고 안쪽 선반에 세워 두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들기름부터 자리를 옮긴다. 빛이 통하지 않는 짙은 색 유리병을 준비해 들기름을 옮겨 담고, 뚜껑을 끝까지 돌려 잠근 다음 냉장실 0~5도 칸에 세워 둔다. 문쪽 선반은 여닫을 때마다 온도가 오르내리니 안쪽 선반에 두는 것이 좋다.

참기름은 냉장고에 넣지 않는다. 싱크대 아래 수납장처럼 직사광선이 들지 않고 서늘하고 건조한 자리에 두는데, 가스레인지 옆이나 전기밥솥 뒤처럼 열이 올라오는 곳은 피한다. 참기름도 짙은 색 병에 담겨 나온 것이면 그 병째로 두는 것이 좋다.

참기름 병이 싱크대 아래의 깨끗한 수납장 안에 세워져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참기름 병이 싱크대 아래의 깨끗한 수납장 안에 세워져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쓰는 기간도 갈라 잡는다. 참기름은 뚜껑을 따지 않은 상태로 2년까지 두어도 되지만 한번 개봉한 뒤에는 3개월 안에 쓰는 것이 좋다. 들기름 향을 좀 더 오래 두고 싶으면 들기름과 참기름을 8 대 2로 섞어 한 병에 담아 두면 된다.

계량컵 옆에서 들기름과 참기름을 작은 짙은 색 병에 옮겨 담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계량컵 옆에서 들기름과 참기름을 작은 짙은 색 병에 옮겨 담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제대로 보관되고 있는지는 코로 확인한다. 뚜껑을 열었을 때 고소한 냄새가 먼저 올라오면 괜찮고, 시큰하고 기름때 같은 냄새가 나면 요리에 쓰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참기름을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하얀 덩어리가 보이면 실온에 몇 시간 두면 다시 맑아진다.

추석에 들어온 기름병을 정리할 때 한 병은 냉장실로, 한 병은 실온 수납장으로 나눠 두어 보길 권한다. 자리를 나눠 두는 일은 나물 한 접시에 들어가는 고소한 향을 마지막까지 지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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