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욕실 문의 금속 경첩과 면봉 끝에 묻은 소량의 바세린을 가까이에서 담은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욕실 문을 열 때마다 끼익 하는 소리가 나면 하루에도 몇 번씩 신경이 쓰인다. 특히 식구들이 모두 잠든 밤이나 이른 새벽에 화장실을 다녀올 때는 그 소리 하나에 집 안이 다 울리는 것 같아, 문을 반쯤만 열고 몸을 비집고 들어가게 된다.
이럴 때 흔히 꺼내는 것이 식용유다. 주방에 있으니 손이 빠르고 경첩에 몇 방울 떨어뜨리면 그 자리에서 소리가 줄어드는 것도 사실인데, 2~3주쯤 지나면 문을 열 때마다 쉰 기름 냄새가 올라오고 기름이 묽어져 흘러내리면서 문틀 아래에 먼지가 눌어붙은 자국이 남는다. 같은 자리에 바세린을 쓰면 이야기가 달라지는데, 완두콩 크기만큼 덜어 경첩에 나눠 바르고 문을 열 번 남짓 여닫는 것이 전부다.
습기 때문에 유독 빨리 뻑뻑해지는 욕실 문 경첩
욕실 문틀에 달린 경첩의 핀과 맞물린 원통형 관을 가까이에서 본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경첩은 원통 모양 관 사이에 핀 하나가 꽂혀 있는 구조라, 문을 여닫을 때마다 그 핀과 관이 맞닿은 채로 돌아간다. 새 문일 때는 그 사이에 공장에서 발라 둔 윤활유가 남아 있어 소리가 나지 않지만, 몇 년 쓰는 사이 윤활유가 마르면 금속끼리 직접 스치면서 끼익 소리가 난다.
욕실 문이 다른 방문보다 먼저 소리가 나는 것은 물기 때문인데, 샤워할 때마다 올라온 김이 경첩 틈으로 들어가 남아 있던 기름기를 씻어 내고 그 자리에 얇은 녹을 만든다. 표면이 거칠어진 핀은 문을 아무리 살살 움직여도 소리가 나고, 겉에 대고 한 번 뿌리는 정도로는 핀과 관이 맞물린 안쪽까지 닿지 않는다.
바세린이 이 자리에 맞는 이유는 상온에서 반고체라 흘러내리지 않고 바른 자리에 그대로 머물기 때문이다. 문을 여닫는 동안 마찰로 조금씩 물러지면서 핀과 관 사이 좁은 틈으로 밀려 들어가고, 기름막이 금속 표면을 덮고 있으면 물기가 직접 닿지 않아 녹이 번지는 속도도 느려진다.
욕실 문 경첩에 나는 끼익 소리 없애는 방법
바세린 통과 면봉, 마른 휴지를 욕실 문 경첩 옆에 필요한 만큼만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할 것은 바세린 한 통과 면봉, 마른 휴지 몇 장이면 충분하다. 바르기 전에 경첩 둘레에 붙은 먼지와 묵은 기름때를 마른 휴지로 먼저 닦아 내야 하는데, 먼지가 남은 채로 바세린을 바르면 그 먼지가 기름에 엉겨 오히려 더 뻑뻑해진다.
양은 완두콩 하나 크기면 된다. 면봉 끝에 조금 묻혀 위아래 경첩의 핀이 꽂힌 자리와 관이 맞물린 틈새에 나눠 바르는데, 한 번에 두껍게 바르지 말고 조금씩 여러 번 나눠 바르는 것이 좋다. 한꺼번에 많이 바르면 문을 여닫을 때 밀려 나와 문틀에 기름 자국이 남는다.
면봉 끝의 소량 바세린을 욕실 문 경첩 핀과 관 사이 틈에 바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다 발랐으면 문을 천천히 열었다 닫았다 10~15회 반복한다. 빠르게 흔들면 겉에 묻은 바세린만 밀려 나오니, 문이 도는 각도를 끝까지 쓰면서 천천히 움직여야 바세린이 핀과 관 사이 안쪽까지 퍼진다. 대여섯 번째쯤부터 소리가 눈에 띄게 잦아들고, 열다섯 번을 채울 무렵이면 손끝에 걸리던 뻑뻑함도 부드러워진다.
문 손잡이를 잡고 욕실 문을 천천히 끝까지 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여닫기를 마친 뒤 경첩 둘레로 삐져나온 바세린은 휴지로 닦아 내고, 바닥에 떨어진 것은 미끄러우니 밟기 전에 닦는다. 문에 페인트가 얇게 칠해진 부분은 기름이 닿으면 얼룩이 남을 수 있어, 면봉으로 금속 부분만 짚어 바르는 것이 안전하다.
이렇게 바른 바세린은 보통 1~2주 정도 조용하다. 그 뒤 먼지가 붙거나 기름막이 얇아지면 소리가 다시 나는데, 그때 같은 방법으로 한 번 더 바르면 된다. 소리가 자꾸 빨리 돌아온다면 경첩 핀을 아래에서 위로 빼내 핀 전체에 바세린을 바르고 다시 꽂는 방법도 있고, 10분쯤 걸리지만 훨씬 오래 간다.
다음에 욕실 문에서 끼익 소리가 나면 주방에서 식용유를 찾는 대신 화장대에 있는 바세린을 꺼내 보길 권한다. 문 하나가 조용해지면 식구들이 잠든 밤에 화장실을 다녀오는 일이 더는 눈치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