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를 벽에서 당겨 뒷면의 통풍 공간을 확보한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주방이 좁을수록 냉장고는 벽에 바짝 붙여 놓게 된다. 몇 센티미터라도 앞으로 나와 있으면 통로가 답답해 보이고 옆에 둔 식탁이나 수납장 자리도 애매해지기 때문인데, 그래서 대부분의 집에서 냉장고 뒷면은 벽에 닿을 듯 말 듯 한 자리에 몇 년째 그대로 서 있다.
전기요금이 부담스러워지면 문을 여닫는 횟수를 줄이고 안에 든 음식을 정리하지만, 정작 냉장고 뒤쪽은 이사 오고 나서 한 번도 들여다보지 않은 집이 많다. 무거워서 혼자 당기기도 어렵고 눈에 보이지 않으니 치워야 할 자리라는 생각 자체가 잘 들지 않는다.
그런데 냉장고가 전기를 많이 쓰게 되는 자리는 문 안쪽이 아니라 뒷면과 아래쪽이다. 부드러운 솔 하나와 청소기만 있으면 5분이면 끝나는 일이고, 다 하고 나서 벽과의 간격을 조금만 바꿔 놓아도 같은 냉장고가 전기를 덜 쓴다.
벽에 붙은 냉장고 뒷면에서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는 이유
냉장고 뒷면 방열판과 아래쪽 컴프레서 주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냉장고는 안을 차갑게 만드는 기계라기보다 안에 있는 열을 밖으로 퍼내는 기계에 가깝다. 아래쪽에 있는 컴프레서가 냉매를 돌리고 그 냉매가 안에서 받아 온 열을 뒷면이나 하단의 방열판에서 공기 중으로 내보내는 구조라서, 냉장고 뒤가 미지근하게 더운 것은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그 더운 공기가 빠져나갈 길이다. 뒷면이 벽에 붙어 있으면 열이 좁은 틈에 고여 방열판 주변 온도가 높아지고, 여기에 먼지가 한 겹 덮이면 열이 공기로 넘어가는 길이 한 번 더 막힌다. 먼지가 두껍게 쌓인 냉장고는 전기를 최대 20%까지 더 쓴다.
열이 빠지지 않으면 컴프레서는 설정한 온도를 맞추려고 더 오래, 더 자주 돌아간다. 문을 덜 여닫고 음식을 적게 넣어도 전기요금이 그대로인 집은 대개 이쪽이 원인이라서, 손을 대야 할 곳은 냉장고 안이 아니라 뒷면에 덮인 먼지다.
냉장고 뒷면 방열판에 쌓인 먼지 없애는 방법
부드러운 솔로 방열판을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쓸어 내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할 것은 부드러운 솔 하나와 청소기의 좁은 흡입구다. 먼저 전원 코드를 뽑는데, 손에 물기가 있으면 닦고 나서 잡는 것이 안전하다. 그다음 냉장고를 벽에서 20~30cm쯤 당겨 낸다. 한쪽 모서리씩 번갈아 밀면 혼자서도 움직일 수 있고, 바닥이 장판이면 두꺼운 천을 깔고 당기는 것이 좋다.
뒷면을 보면 검은 격자 모양의 방열판이나 넓은 덮개가 붙어 있다. 솔을 위쪽부터 대고 아래로 쓸어내린다. 아래에서 위로 올리면 털어 낸 먼지가 다시 위쪽에 붙으니 위에서 아래 방향을 지킨다. 관이 가늘어서 힘을 주면 휘기 때문에 솔끝이 닿을 정도로만 가볍게 움직인다.
떨어진 먼지는 청소기로 빨아들인다. 방열판 사이사이와 아래쪽 컴프레서 주변, 바닥에 쌓인 먼지까지 훑는다. 검은 관과 격자 무늬가 눈에 그대로 보이면 다 된 것이다. 물걸레나 세제는 사용하지 않는다. 전기 부품이 모여 있는 자리라서 마른 상태로 끝내야 한다.
좁은 흡입구로 방열판 아래와 바닥의 마른 먼지를 흡입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다시 밀어 넣을 때는 벽과 최소 10cm를 띄우고 양옆도 5cm 정도 남긴다. 위에 상자나 천을 올려 두었다면 함께 치운다. 열은 위로도 빠져나간다. 전원을 꽂으면 소리가 한동안 크게 날 수 있는데 온도를 다시 맞추는 과정이다. 일반 가정은 1년에 한두 번, 반려동물을 키우는 집은 6개월마다 한 번이면 충분하다.
청소 뒤 벽과 간격을 두고 다시 놓은 냉장고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계절이 바뀌는 김에 냉장고를 벽에서 한 번 당겨 보길 권한다. 냉장고는 집 안에서 1년 내내 꺼지지 않고 돌아가는 가전이라, 뒷면 먼지를 한 번 털어 내면 그 차이가 하루가 아니라 다음 청소 때까지 계속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