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의미가 있었습니다" 고속도로에서 가끔 보이는 분홍·초록 색깔 유도선의 정체


색깔 유도선 / 사진=더카뷰

색깔 유도선 / 사진=더카뷰

고속도로를 달리다 분기점이나 나들목에 다다르면 바닥에 분홍색이나 초록색 선이 그려진 것을 본다. 차로를 따라 부드럽게 휘어지는 이 선을 보면 어느 길로 가야 할지 한눈에 들어온다.

무심코 지나치면 그냥 도로를 꾸민 장식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선에는 운전자의 혼란을 줄이려는 분명한 목적이 담겨 있다.

정식 명칭은 '노면 색깔 유도선'이다.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 복잡한 구간에서 운전자가 자기 차로를 놓치지 않도록 길을 색으로 표시해 주는 것이다.

특히 처음 가는 길이거나 표지판을 놓쳤을 때, 바닥의 색 선 하나가 큰 도움이 된다. 순간적으로 차로를 바꾸려다 일어나는 사고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표지판은 고개를 들어 읽어야 하지만, 바닥의 선은 시선을 도로에 둔 채 따라갈 수 있다. 운전 중 시선이 흔들리는 시간을 줄여 준다는 점에서 효과가 크다.

분홍색과 초록색의 구분

색깔 유도선 / 사진=더카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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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이 두 가지인 데도 이유가 있다. 한 지점에서 길이 두 갈래로 갈릴 때, 색을 달리해야 서로 헷갈리지 않기 때문이다.

기준은 중앙선과의 거리다. 중앙선에서 먼 쪽, 즉 바깥으로 빠져나가는 길에는 분홍색을 칠한다. 중앙선에 가까운 안쪽 길에는 초록색을 쓴다.

처음에는 색을 외워야 하나 싶지만, 굳이 색의 규칙을 기억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가려는 방향으로 이어지는 선 하나만 눈으로 좇으면 그만이다.

그래서 갈림길에서 그 색만 따라가면 자연스럽게 제 차로로 들어서게 된다. 복잡한 분기점일수록 이 단순한 안내가 운전 부담을 크게 덜어 준다.

불법에서 표준이 되기까지

색깔 유도선 / 사진=더카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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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유도선은 2011년 한 한국도로공사 직원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아이가 크레파스로 색칠하는 모습을 보다가, 도로에도 색을 입히면 길을 헷갈리지 않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고 한다.

당시엔 도로에 분홍색이나 초록색 선을 긋는 것이 법으로 허용되지 않았다. 그래서 처음에는 사고가 잦던 분기점에 어렵게 시범 적용을 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헷갈리던 구간의 사고가 크게 줄면서 효과가 분명하게 드러난 것이다. 한 분기점에서는 사고가 85%나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현장에서 효과를 인정받은 유도선은 2021년 도로교통법 관련 규정이 개정되며 정식으로 합법화됐다. 처음 도입된 지 10년 만의 일이다.

색깔 유도선 / 사진=더카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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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아이디어가 제도로 자리 잡기까지 그만큼의 시간이 걸린 셈이다. 지금은 운전자에게 익숙한 풍경이 됐지만, 출발은 도로 위의 작은 실험이었다.

지금은 전국 고속도로 곳곳에서 분홍·초록 선을 볼 수 있다. 다음에 갈림길에서 이 선을 만나면, 내가 가려는 방향의 색을 차분히 따라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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