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썬 깻잎 위에 담아낸 간장 굴조림 한 접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1월이면 마트와 시장 해산물 코너에 봉지 굴이 가득 놓이고, 제철이라는 말에 한 봉지씩 장바구니에 담게 된다. 막상 집에 가져오면 초장에 찍어 먹거나 국에 넣는 것 말고는 떠오르는 요리가 많지 않아서, 굴을 살 때마다 밥상 모습이 늘 비슷해지는 편이다.
초장에 찍은 생굴은 밥반찬보다 안주에 가깝고, 굴국은 이미 끓여 둔 국이 있는 날이면 상에 올리기가 애매하며, 굴전은 하나씩 부치느라 시간이 걸린다. 제철 굴을 사 놓고도 평일 저녁상에 어떻게 올려야 할지 몰라 냉장고 앞에서 고민하게 되는 이유다.
이럴 때 굴을 간장에 자작하게 조려 채 썬 생깻잎 위에 담으면 따뜻한 밥반찬 한 접시가 된다. 굴 200g과 깻잎 6장, 채 썬 무 한 줌이면 20분 안에 만들 수 있어서, 굴을 사 온 날 저녁상에 바로 올리기 좋고 국이나 전과는 다른 맛으로 굴을 먹을 수 있다.
간장에 조린 굴과 생깻잎이 잘 어울리는 이유
채 썬 생깻잎 위에 간장 굴조림을 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생굴이 밥과 잘 어울리지 않는 이유는 살 자체에 간이 배어 있지 않기 때문인데, 초장은 겉에만 묻어서 입에 넣으면 새콤한 맛이 먼저 나고 밥과 함께 먹을 만한 짭짤한 맛은 오래가지 않는다. 바다 향이 진한 생굴을 꺼리는 식구가 있으면 젓가락이 더 안 가는 편이다.
국에 넣은 굴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은데, 굴의 맛이 국물로 우러나오는 요리라서 살에는 간이 세게 배지 않고 밥 위에 올려 먹기보다 국물과 함께 떠먹게 된다. 굴을 밥반찬으로 먹으려면 국물을 적게 잡아서 간장 맛이 굴 살에 배도록 조리는 쪽이 낫다.
맛간장과 물을 같은 양으로 잡아 자작하게 조리면 국물이 줄어드는 동안 달짝지근한 간장 맛이 굴에 배고 바다 향은 한결 부드럽게 느껴진다. 채 썬 생깻잎을 밑에 깔면 따뜻한 굴과 국물이 닿으면서 깻잎 향이 올라오기 때문에, 깻잎은 함께 조리지 않고 다 조린 굴을 그 위에 담는 순서로 만든다.
굴이 질겨지지 않게 간장에 조리는 방법
체에 밭쳐 물기를 뺀 굴과 가늘게 채 썬 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재료는 굴 200g, 채 썬 무 한 줌, 맛간장 5스푼, 물 5스푼, 깻잎 6장에 고추와 파 조금, 참기름 1스푼, 통깨면 된다. 굴은 연한 소금물에 살살 흔들어 씻어 껍데기 조각을 골라낸 뒤 체에 밭쳐 물기를 빼고, 깻잎은 씻어서 물기를 털고 돌돌 말아 가늘게 채 썬 다음 접시에 미리 깔아 둔다.
작은 냄비에 굴과 채 썬 무를 넣고 맛간장 5스푼과 물 5스푼을 부은 뒤 중약불에 올린다. 무는 가늘게 썰어야 국물이 줄어들 때쯤 함께 익어서 먹기 좋다. 끓기 시작하면 굴에서 물이 나와 국물이 잠깐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데, 불을 올리지 말고 중약불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중약불에서 굴과 채 썬 무를 자작하게 조리는 작은 냄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조리는 동안 숟가락으로 한 번만 아래위를 섞어 간장물이 고루 배게 한다. 자꾸 저으면 굴 살이 터지기 쉽다. 굴이 작게 오그라들고 가장자리가 오글오글해지면 익은 것이고, 냄비 바닥에 국물이 2스푼 정도 남으면 고추와 파를 넣어 섞은 뒤 바로 불을 끈다. 여기서 더 졸이면 굴이 질겨지기 쉽다.
국물 두 스푼을 남기고 고추와 파를 넣은 굴조림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불을 끈 뒤 참기름 1스푼을 둘러 가볍게 섞고, 뜨거울 때 깔아 둔 깻잎 위에 국물째 담은 다음 통깨를 뿌린다. 먹을 때 굴과 깻잎을 함께 집어 밥 위에 올리면 굴의 바다 향과 달짝지근한 간장 맛에 깻잎 향이 어우러진다. 남은 굴조림은 식혀서 냉장고에 넣고, 오래 두지 않고 먹는 것이 안전하다.
맛간장이 없다면 진간장에 설탕을 조금 타서 쓰되 맛간장보다 짠 편이라 간장 양을 조금 줄이는 것이 좋다. 깻잎이 떨어진 날에는 구운 김에 밥과 함께 싸 먹어도 잘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