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둔산의 가을 / 한국관광공사-이종후 |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과 충청남도 논산·금산에 걸친 대둔산은 흙보다 바위가 먼저 눈에 들어오는 산이다. 해발 878m 정상 마천대 아래로 회색 암봉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고, 그 가운데 두 바위 봉우리 사이를 길이 50m, 폭 1m의 금강구름다리가 잇는다. 다리 위에 서면 발아래로 깊은 계곡이 그대로 내려다보인다.
이 바위산이 가장 화려해지는 때는 가을이다. 바위 틈마다 뿌리내린 나무들이 붉고 노랗게 물들면 회색 암벽과 단풍이 또렷하게 대비된다. 예년에는 10월 하순부터 11월 초순 사이에 단풍이 절정을 맞았다. 올해도 비슷한 시기에 물든다면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까지가 돌산과 가을빛을 함께 볼 수 있는 때다.
바위 사이에 걸린 구름다리와 철계단
대둔산 / 한국관광공사-김오중 |
케이블카에서 내려 구름다리로 가는 길목에는 금강문이 있다. 커다란 바위 두 개가 마주 서서 좁은 틈을 만든 곳으로, 이 틈을 지나면 바위 봉우리들이 한층 가까이 다가온다. 바위 표면에 붙어 자란 나무들이 단풍으로 물들어 걸음마다 회색과 붉은색이 번갈아 나타난다.
금강구름다리는 임금바위와 입석대를 잇는 출렁다리다. 2021년 지금의 모습으로 새로 놓였으며, 걸을 때 다리가 살짝 흔들려 아래 계곡이 더 깊게 느껴진다. 다리 한가운데에서는 앞뒤로 솟은 암봉과 그 사이 골짜기를 메운 단풍이 한 화면에 담긴다. 바위와 단풍, 다리가 함께 보이는 풍경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천국의 계단 / 한국관광공사-이준모 |
구름다리를 건너면 삼선계단이 이어진다. 경사가 약 51도에 이르는 철계단으로, 한 방향으로만 오르도록 되어 있어 중간에 되돌아 내려오기 어렵다. 계단 위에서는 방금 건너온 구름다리와 바위 능선이 발아래로 펼쳐진다. 높은 곳이 무섭다면 구름다리까지만 둘러보고 돌아서도 단풍 풍경은 충분하다.
케이블카로 오르는 길과 걷는 시간
대둔산의 가을 / 한국관광공사-정현석 |
완주 방면 대둔산도립공원 입구까지는 차로 갈 수 있고, 주차장에서 조금 걸으면 케이블카 하부승강장이 나온다. 케이블카는 길이 927m, 경사 23도의 선로를 따라 5분 남짓 만에 상부승강장에 닿는다. 걸어서 오르면 한참 걸리는 가파른 바위 구간을 단번에 건너뛰는 셈이어서, 산행이 부담스러운 사람도 단풍 지대까지 쉽게 올라갈 수 있다.
타고 오르는 몇 분 동안 창밖으로 암벽과 그 틈에 자란 나무들이 가까이 지나가, 오르는 길 자체가 짧은 단풍 구경이 된다. 상부승강장에 내리면 아래에서 올려다보던 바위 봉우리들이 바로 눈앞에 서 있고, 지나온 골짜기가 발아래로 내려다보인다. 구름다리까지 가기 전에 승강장 주변에서도 바위산의 윤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대둔산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상부승강장에서 구름다리까지는 멀지 않지만 돌계단과 오르막이 이어진다. 정상 마천대까지는 삼선계단을 거쳐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를 더 걸어야 한다. 정상을 목표로 하지 않고 금강문과 구름다리 주변만 둘러본 뒤 케이블카로 내려오면 체력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케이블카 표는 예약을 받지 않고 현장에서만 판매한다. 단풍철 주말에는 표를 사고 탑승하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으니, 대기와 산책을 합쳐 반나절 정도를 잡는 것이 좋다. 바위 길과 철계단이 많아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운동화나 등산화를 신고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