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솔천의 가을 / 한국관광공사-윤진호 |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 아산면 선운산 자락의 선운사는 산속 깊이 숨은 절이 아니라 계곡 옆 평지에 자리 잡은 사찰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이곳을 약 1500년 역사를 지닌 평지 사찰로 소개한다. 절 앞으로는 도솔천이 흐르고, 물가를 따라 선 단풍나무 가지가 수면 가까이 늘어져 있다.
가을이면 이 물길이 선운사 단풍을 한 번 더 보여 준다. 붉게 물든 잎이 가지에 달린 채로 한 번, 잔잔한 도솔천 수면에 비친 모습으로 또 한 번 보이기 때문이다. 경사진 산길을 오르지 않고 물가를 걸으며 이런 장면을 볼 수 있어, 걷기에 자신이 없는 사람도 단풍 사진을 남기기 좋다.
도솔천 물 위에 겹치는 단풍
고창 선운사 / 한국관광공사-박장용 |
선운산 주차장에서 걸어 들어가면 길은 도솔천을 곁에 두고 절 쪽으로 이어진다. 물살이 느린 구간에서는 바위와 단풍나무, 하늘이 함께 비쳐 물속에 숲이 하나 더 있는 듯한 풍경이 된다. 바람이 잦아든 때일수록 물에 비친 모습이 또렷하다.
일교차가 큰 날에는 이른 아침 계곡 위로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붉은 단풍과 하얀 물안개, 물에 비친 숲이 한 화면에 겹치는 시간은 길지 않다. 이 장면을 보려면 해가 높이 뜨기 전에 도솔천 물가에 도착하는 편이 낫다.
반영을 담기 좋은 자리는 물가에 바짝 붙은 곳보다 몇 걸음 물러선 곳이다. 단풍나무 가지와 수면이 한 화면에 함께 들어와야 위아래로 이어진 붉은 숲이 살아난다. 휴대전화 카메라를 물 높이 가까이 낮추면 물에 비친 단풍이 화면을 더 넓게 채운다.
일주문에서 대웅보전으로 가는 경내 길에도 단풍나무가 줄지어 서 있다. 물가에서 반영을 본 뒤 경내로 들어서면 머리 위로 이어지는 단풍을 올려다보며 걸을 수 있다. 오래된 전각의 지붕선과 붉은 잎이 어우러진 모습도 이 길에서 만난다.
계곡 흙길 따라 더 걷는다면
고창 선운사 / 한국관광공사-박장용 |
선운사를 지나면 도솔암 쪽으로 이어지는 도솔계곡 흙길이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소개하는 이 길은 편도 약 3.2km로 1시간 정도 걸린다. 오르막이 완만하고 계곡을 따라 단풍이 이어져, 절 앞 물가 풍경만으로는 아쉬운 사람에게 맞는 코스다.
흙길은 계곡과 나란히 이어져 걷는 내내 물소리가 곁을 따른다. 절 앞에서 본 잔잔한 반영과 달리 이 구간에서는 바위 사이를 흐르는 물과 양쪽 숲의 단풍이 함께 보여, 같은 계곡이라도 풍경이 사뭇 다르다.
모든 구간을 걸을 필요는 없다. 주차장에서 선운사 앞 도솔천과 경내를 둘러보는 데는 1~2시간이면 충분하다. 계곡 흙길까지 다녀오려면 왕복 시간을 더해 반나절 정도로 일정을 잡는 것이 알맞다.
단풍 보기 좋은 시기와 찾아가는 길
고창 선운사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한국관광공사는 가을 단풍 여행 시기로 10월 하순을 소개하고, 선운사 단풍은 예년 11월 초 무렵 짙게 물들었다. 올해도 비슷하다면 10월 말부터 11월 초 사이에 도솔천 위로 붉은 단풍이 비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실제 물드는 정도는 그해 기온에 따라 며칠씩 달라진다.
차로 가면 선운산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물가 길을 따라 걸어 들어간다. 서해안고속도로 선운산 나들목으로 나오면 가깝다. 물안개와 반영을 함께 보려면 일교차가 큰 날 이른 아침에 도착해 도솔천부터 들르고, 해가 오른 뒤 경내와 계곡 흙길로 발길을 옮기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