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1,573m 산자락 사찰인데 절 앞까지 차로 가요"... 계단 위 국보 돌탑 감싸는 계곡 단풍 산사


정선 정암사 / 한국관광공사-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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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특별자치도 정선군 고한읍 정암사의 법당 안에는 불상이 없다.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이기 때문이다. 사리를 품은 7층 돌탑 수마노탑은 법당 뒤쪽 산비탈에 따로 서 있어, 절을 찾은 사람은 계단을 올라야 탑을 마주할 수 있다.

정암사가 자리한 곳은 해발 1,573m 함백산 자락이다. 높은 산에 기댄 절이지만 정상까지 오를 필요는 없다. 절 앞까지 차로 들어갈 수 있고, 경내와 탑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는 데 1시간 안팎이면 된다. 가을이면 탑 뒤 산비탈과 절 아래 계곡이 함께 물들어, 짧은 산책으로 산사의 단풍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법당 뒤 산비탈에 선 7층 돌탑

정선 정암사 / 한국관광공사-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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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암사는 신라 자장율사가 세운 절로 전해진다. 대한불교조계종 월정사의 말사이며 양산 통도사, 오대산, 영월 법흥사, 설악산 봉정암과 함께 5대 적멸보궁으로 꼽힌다. 법당에 불상을 두지 않는 것도 탑에 모신 진신사리가 곧 예불 대상이기 때문이다.

수마노탑은 오랫동안 보물로 지정돼 있다가 2020년 국보로 승격됐다. 돌을 일곱 층으로 쌓아 올린 사리탑으로, 정암사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다. 탑이 법당보다 높은 비탈에 서 있어 경내 어디에서 올려다봐도 산을 등진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탑까지는 적멸보궁 옆으로 난 계단길을 10분 남짓 오른다. 경사가 있는 계단이라 숨을 고르며 천천히 걷는 편이 편하다. 계단이 높아질수록 경내 전각 지붕이 발아래로 낮아지고, 맞은편 산줄기가 조금씩 넓게 보인다.

돌탑과 계곡을 감싸는 가을 단풍

정선 정암사 / 한국관광공사-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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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마노탑 뒤로는 나무가 빽빽한 산비탈이 바로 이어진다. 단풍이 들면 회색 돌탑 뒤가 붉고 노란 잎으로 채워져, 탑 앞에 서면 탑과 단풍 숲이 한 화면에 겹친다. 2019년 10월 27일 정선군이 공개한 사진에도 수마노탑 일대가 짙은 단풍에 둘러싸인 모습이 담겼다.

정선 정암사 / 한국관광공사-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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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아래로는 깊은 계곡이 흐른다. 골짜기를 따라 늘어선 나무들도 같은 시기에 색이 바뀌어, 경내를 걷는 동안 물소리와 함께 계곡 쪽 단풍을 볼 수 있다. 탑에 오르기 전후로 계곡 방향을 내려다보면 절이 산과 물 사이에 들어앉은 모습이 잘 드러난다.

올해 단풍 절정 날짜가 정해진 것은 아니다. 다만 지난 기록에서 10월 하순에 짙은 단풍이 들었던 만큼, 이 무렵 찾으면 탑 뒤 산비탈의 가을빛을 기대할 수 있다. 고지대 산사라 아침저녁 기온이 낮으니 얇은 겉옷을 챙기면 좋다.

1시간 산책 코스와 찾아가는 길

정선 정암사 / 한국관광공사-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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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은 절 입구에서 시작해 적멸보궁을 지나 계단길로 수마노탑까지 오른 뒤 같은 길로 내려오면 된다. 경내를 둘러보고 탑 앞에서 쉬는 시간까지 넣어도 1시간 안팎이다. 법당과 탑은 지금도 예불이 이어지는 공간이라 조용히 걷는 것이 좋다.

내려오는 길에는 올라갈 때와 다른 풍경이 보인다. 계단 위에서는 경내 전각과 그 뒤를 둘러싼 산비탈이 한눈에 들어오고, 단풍철에는 지붕 너머 골짜기까지 색이 이어진다. 오를 때 숨이 차 지나쳤던 계단 중간에서 잠시 멈춰 돌아보면 탑과 단풍 숲을 다른 높이에서 함께 볼 수 있다.

더 걷고 싶다면 정암사 인근에 4.2km 길이의 자장율사 순례길이 있다. 그래도 경내와 탑만 둘러봐도 돌탑과 단풍 산비탈이 겹친 풍경은 충분히 담을 수 있다. 정암사는 함백산 만항재로 이어지는 길가에 있어 차를 타고 절 앞까지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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