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문수사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 고수면의 문수사는 해발 621m 문수산 중턱에 자리한 작은 절이다. 절로 오르는 길 양옆과 경내 둘레를 단풍나무가 빽빽하게 감싸고 있고, 이 숲은 2005년 9월 9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절에 닿기 전부터 보호받는 숲 사이를 걷게 되는 셈이다.
숲을 이루는 나무는 수령 100년에서 400년으로 추정되는 단풍나무 500여 그루다. 대부분 애기단풍이고, 사이사이 졸참나무 같은 활엽수가 섞여 붉은색과 갈색이 겹친다. 높은 산을 오르지 않고도 절 입구에서 수백 년 된 단풍나무 아래를 지날 수 있다는 점이 이 숲을 찾는 이유다.
일주문에서 절까지 이어지는 붉은 길
서산 문수사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단풍이 가장 촘촘한 구간은 일주문에서 문수사 입구까지 약 80m다. 짧은 거리지만 길 양쪽 고목이 가지를 뻗어 머리 위에서 맞닿아, 고개를 들면 하늘보다 잎이 먼저 보인다. 오래 자란 나무라 줄기가 굵고 가지가 낮게 휘어 있어, 같은 단풍이라도 도로변 가로수와는 모습이 다르다.
고창 문수사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애기단풍은 잎이 어른 손바닥의 절반에도 못 미칠 만큼 작고 끝이 대여섯 갈래로 갈라진다. 잎이 작은 대신 가지 끝까지 빽빽하게 붙어 있어, 햇빛이 들면 잎 사이로 빛이 잘게 흩어진다. 길이 짧은 만큼 서둘러 지나기보다 몇 걸음마다 멈춰 위를 올려다보면 고목마다 다른 가지 모양과 잎 색을 볼 수 있다.
고창 문수사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천연기념물 숲 안쪽은 출입이 제한돼 있다. 길가에 목책이 둘려 있고 숲에 들어가지 말라는 안내판이 서 있어, 단풍은 목책 밖 길과 경내에서 바라본다. 목책 너머로는 낙엽이 두껍게 쌓인 숲 바닥과 그 위로 굽어 자란 고목 줄기가 함께 보인다.
산에서 단풍나무는 대개 다른 활엽수 사이에 몇 그루씩 섞여 자란다. 이곳은 반대로 단풍나무가 숲의 중심을 이루고 다른 나무가 그 사이에 끼어 있다. 수백 년 된 단풍나무가 이만큼 무리 지어 남은 숲이어서, 나무 한 그루가 아니라 숲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묶여 보호받고 있다.
경내에 들어서면 대웅전 주변 단풍이 절 마당을 둘러싼다. 산 중턱에 자리한 절이라 경내 뒤로 문수산 자락이 이어지고, 마당을 한 바퀴 돌면 올라올 때 지나온 숲을 다른 방향에서 다시 내려다볼 수 있다.
숲 전체가 붉게 물드는 때
고창 문수사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전라북도 관광 소개는 이 숲을 보기 좋은 때로 10월 말부터 11월 중순을 꼽는다. 예년에는 11월 초부터 숲 전체가 완연하게 물들었다. 올해도 비슷한 흐름이라면 11월 첫째 주 무렵 일주문 길이 가장 붉을 것으로 보인다. 단풍은 그해 기온에 따라 며칠씩 앞당겨지거나 늦어지므로, 중순까지는 남은 잎을 볼 수 있다. 잎이 지기 시작하면 머리 위 붉은 가지 대신 낙엽이 깔린 길을 걷게 된다.
걷는 데 걸리는 시간과 찾아가는 길
고창 문수사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단풍철에는 일주문에서 조금 떨어진 주차장에 차를 두고 걸어 올라가게 된다. 주차장에서 단풍길을 지나 경내를 둘러보고 돌아오는 데는 사진 찍는 시간까지 넣어 1~2시간이면 넉넉하다. 이용 시간은 해 뜰 때부터 해 질 때까지다.
문수사 주소는 고창군 고수면 칠성길 135다. 고수면 소재지에서 고수도요지를 지나 조산저수지에 이른 뒤, 왼쪽 골짜기로 약 6km 더 들어가면 절이 나온다. 골짜기를 따라 오르는 길이 산 중턱까지 이어져 차로 절 아래까지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