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과 함께 담은 완성 카레 위에 부드러운 바나나 조각이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집에서 카레를 끓이면 냄비 하나로 식구들 한 끼가 해결되니 자주 상에 오르는 편인데, 몇 번 끓이다 보면 맛이 늘 비슷해서 숟가락이 덜 가는 때가 온다. 시판 카레를 쓰면 누가 끓여도 맛이 거의 같게 나오기 때문인데, 아이들은 맵다고 하고 어른들은 밋밋하다고 해서 끓일 때마다 고민이 생긴다.
이럴 때 흔히 설탕이나 꿀을 한 숟가락 넣어 보지만 단맛만 따로 놀고, 사과를 갈아 넣으려면 강판을 꺼내야 해서 설거지거리가 늘어난다. 우유를 부어 순하게 만드는 방법도 있지만 카레 특유의 향까지 옅어져 아쉬움이 남는다.
간식으로 먹던 바나나 하나면 이 고민을 덜 수 있다. 카레를 다 끓인 마지막 단계에 바나나를 넣고 두세 번만 저어 불을 끄면 달콤한 향과 부드러운 식감이 카레에 더해지는데, 넣는 시점과 젓는 횟수만 지키면 되는 방법이라 따로 장을 보거나 손이 더 갈 일도 없다.
마지막에 넣어야 살아나는 바나나의 단맛과 향
걸쭉하게 끓인 카레 냄비 옆에서 갈색 점이 조금 난 바나나를 한입 크기로 썬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바나나는 익을수록 껍질에 갈색 점이 생기면서 속살이 무르고 단맛이 진해지는 과일이라, 뜨거운 카레 속에 들어가면 겉부터 금방 부드러워진다. 카레의 매운맛과 짠맛 사이에 과일의 단맛이 섞이면서 맛이 한결 순해지고, 바나나 향이 은은하게 남아 늘 먹던 카레와 다른 맛이 난다.
다만 바나나를 감자와 함께 처음부터 넣고 오래 끓이면 속살이 완전히 풀어져 형태가 사라지고 단맛만 지나치게 강해진다. 카레가 간식처럼 달아지면 밥과 함께 먹을 때 쉽게 물리고, 바나나를 넣었는지도 모를 만큼 식감이 묻혀 버린다.
그래서 바나나는 다른 재료가 다 익고 카레가 걸쭉해진 다음, 불을 끄기 직전에 넣어야 한다. 뜨거운 카레에 잠깐만 닿으면 겉은 부드러워지고 속은 모양을 지키기 때문에, 떠먹을 때 바나나 조각이 입안에서 살살 녹는 식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카레에 바나나 넣어 단맛 살리는 방법
카레가 거의 완성된 뒤 깨끗한 도마 위에서 바나나 한 개를 한입 크기로 써는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물은 평소 카레 재료인 양파와 감자, 돼지고기, 카레 가루에 바나나 하나를 더하면 된다. 4인분이면 바나나는 1개 정도가 알맞고, 껍질에 갈색 점이 조금 올라온 것을 고르면 단맛이 진하다. 바나나는 썰어 두면 색이 금방 변하니 카레가 거의 다 되었을 때 껍질을 벗겨 한입 크기로 써는 것이 좋다.
먼저 냄비에 기름을 두르고 양파와 감자, 돼지고기를 넣어 볶는다. 양파가 투명해지고 고기 겉면 색이 변하면 물을 붓고 끓이는데, 젓가락으로 감자를 찔렀을 때 쑥 들어가면 다 익은 것이다. 이때 불을 줄이고 카레 가루를 풀어 덩어리가 남지 않게 고루 저어 준다.
검은 주물 받침의 가스레인지 위 냄비에서 카레를 국자로 고루 젓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카레가 걸쭉해지면 썰어 둔 바나나를 넣고 국자로 2~3번만 크게 저어 카레가 고루 묻게 한 다음 바로 불을 끈다. 바나나 조각의 모양이 그대로 보이고 겉만 살짝 부드러워진 상태면 알맞게 된 것이며, 더 저으면 바나나가 으깨져 카레 속으로 풀어지니 손을 멈추는 것이 좋다.
불을 끈 카레 냄비에 바나나 조각을 넣고 국자로 한 번 크게 젓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남은 카레를 다시 데우면 바나나가 더 풀어지고 단맛도 강해지는 편이라, 한 번에 먹을 만큼만 끓여 바나나를 넣는 것이 좋다. 많이 끓여 두고 나눠 먹을 때는 바나나 없이 보관했다가, 데울 때마다 불을 끄기 직전에 조금씩 넣으면 처음과 같은 맛을 낼 수 있다.
늘 먹던 카레가 심심하게 느껴진다면 식탁 위 바나나 하나를 마지막에 넣어 보길 권한다. 재료 하나와 넣는 때만 바꿔도 아이와 어른이 같은 냄비의 카레를 함께 맛있게 먹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