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이 씻은 김치통 안에 잘게 다진 양파와 물이 담긴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김장철이 다가오면 비워 둔 김치통을 꺼내 정리하게 되는데, 뚜껑을 여는 순간 시큼한 묵은 냄새가 먼저 올라와 볼 때마다 신경이 쓰인다. 세제로 몇 번을 씻고 헹궈도 냄새가 그대로 남아 있으면 반찬이나 과일을 담으려다 다시 내려놓게 되고, 결국 김치 전용으로만 쓰거나 베란다 한쪽에 쌓아 두는 집이 많다.
냄새가 안 빠지면 대개 수세미로 더 세게 문지르고 세제를 더 짜서 다시 씻어 본다. 씻은 직후에는 괜찮은 것 같다가도 물기가 마르고 뚜껑을 닫아 두면 하루 이틀 만에 시큼한 냄새가 다시 올라와, 그동안 들인 수고가 허무해진다.
이럴 때는 부엌에 늘 있는 양파를 써 보는 것이 좋다. 양파를 잘게 썰어 물과 함께 김치통에 넣고 흔든 다음 반나절 두었다가 씻어 말리면, 문질러도 빠지지 않던 묵은 냄새가 한결 옅어진다.
세제로 씻어도 김치통에 남는 묵은 냄새
김치통 뚜껑 안쪽의 고무 패킹 홈을 가까이에서 살펴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김치통은 대부분 플라스틱이라 겉보기에는 매끈해도 표면에 잔흠집이 많고, 몇 달씩 김치를 담아 두는 동안 고춧가루 양념과 젓갈, 마늘의 냄새가 그 표면으로 조금씩 배어든다. 특히 뚜껑 안쪽 고무 패킹 홈은 김칫국물이 고이기 쉬운 자리라 통 안에서 냄새가 가장 오래 남는 곳이다.
세제와 수세미는 표면에 묻은 양념과 기름기는 닦아 내지만 이미 플라스틱에 밴 냄새까지 빼내지는 못하는데, 그래서 씻은 직후에는 멀쩡하다가 뚜껑을 닫아 두면 안에 갇힌 냄새가 다시 느껴진다. 힘을 주어 문지를수록 흠집만 늘어나 다음에 담는 김치 냄새가 더 쉽게 배는 통이 되기도 한다.
양파를 잘게 썰면 매운 향을 내는 즙이 많이 나오고, 이 즙이 물에 풀려 통 안쪽 벽과 뚜껑 홈까지 고루 닿은 채로 반나절을 머문다. 잠깐 헹구는 것과 달리 냄새 밴 자리에 오래 닿아 있게 되는 셈이라, 문지르는 대신 시간을 들여 담가 두는 쪽으로 손을 대야 한다.
칼로 잘게 다진 양파를 깨끗한 김치통에 옮겨 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김치통에 밴 묵은 냄새 빼는 방법
양파 물을 넣은 김치통의 뚜껑을 양손으로 단단히 닫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먼저 김치통을 주방 세제로 한 번 씻어 바닥과 모서리에 남은 양념 찌꺼기를 없애 둔다. 양파는 통 크기에 맞춰 준비하는데 통이 클수록 양을 충분히 잡고, 껍질을 벗긴 다음 즙이 잘 나오도록 칼로 잘게 다진다.
다진 양파를 통에 담고 물을 부은 뒤 뚜껑을 꼭 닫고 위아래, 좌우로 여러 번 흔들어 양파 물이 벽면과 뚜껑 안쪽 홈까지 다 닿게 한다. 물은 흔들었을 때 통 안쪽 전체가 젖을 만큼이면 충분하고, 뚜껑을 닫은 채로 그늘진 곳에 반나절 정도 그대로 둔다. 중간에 한두 번 더 흔들어 주면 양파 물이 고루 닿는다.
뚜껑을 닫은 김치통을 양손으로 잡고 양파 물이 퍼지도록 흔드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반나절이 지나면 양파와 물을 비우고 통을 물로 깨끗하게 씻어 양파 냄새가 남지 않게 헹군다. 뚜껑의 고무 패킹은 빼서 따로 씻은 다음 통과 함께 햇볕이 드는 곳에 엎어 바짝 말리는 것이 좋은데, 물기가 남은 채로 뚜껑을 닫으면 다시 꿉꿉한 냄새가 날 수 있다. 다 마른 통에 코를 대 보았을 때 시큼한 냄새가 거의 느껴지지 않으면 제대로 된 것이다.
오래 김치를 담아 두었던 통은 한 번으로 냄새가 다 빠지지 않을 수 있는데, 이럴 때는 같은 순서를 한 번 더 하면 된다. 고춧가루로 붉게 물든 색은 냄새와는 별개라 양파 물로 지워지지 않으니, 색보다는 냄새가 남았는지로 판단하는 것이 좋다. 김치를 다 비울 때마다 한 번씩 해 두면 냄새가 깊게 배지 않는다.
김치통 냄새 때문에 멀쩡한 통을 묵혀 두고 있다면 이번 김장 전에 양파 하나로 정리해 보길 권한다. 냄새를 빼 둔 통은 김치든 다른 반찬이든 마음 놓고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