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에서 가습기와 떨어져 놓인 공기청정기 표시등이 빨간색으로 켜져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날씨가 쌀쌀해지고 실내가 건조해지는 10월 중순이면 베란다나 창고에 넣어 두었던 가습기를 꺼내 다시 켜는 집이 많다. 그런데 가습기를 켜고 얼마 지나지 않아 거실 공기청정기 표시등이 빨간색으로 바뀌고 먼지 수치가 갑자기 치솟으면, 창문도 열지 않았는데 어디서 먼지가 들어왔나 싶어 괜히 불안해진다.
이럴 때 대부분은 필터부터 의심한다. 필터를 꺼내 털어 보거나 청소기로 먼지를 빨아들이고, 그래도 빨간불이 꺼지지 않으면 교체할 때가 됐다고 보고 새 필터를 주문하기도 하는데, 새 필터를 끼운 뒤에도 가습기만 켜면 수치가 다시 올라가 헛돈을 쓴 셈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공기청정기 빨간불이 늘 먼지가 많다는 뜻은 아니다. 가습기를 켠 뒤에 수치가 치솟았다면 필터를 손대기 전에 가습기를 잠시 꺼 보고 표시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인데, 빨간불이 뜨는 이유와 집에서 바로 확인하는 순서를 정리했다.
가습기 물방울을 먼지로 읽는 공기청정기 센서
가습기에서 나온 가는 분무가 공기청정기 흡입구 쪽으로 퍼지는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공기청정기는 안에 든 먼지 센서로 공기 중에 떠 있는 아주 작은 알갱이의 양을 재서 오염도를 숫자와 색으로 보여 준다. 센서는 흡입구로 들어온 공기 속 알갱이가 얼마나 많은지만 따지기 때문에, 그 알갱이가 먼지인지 다른 것인지까지 가려내지는 못한다.
가습기 가운데 물을 아주 잘게 쪼개 내뿜는 제품을 쓰면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작은 물방울이 한동안 공기 중에 떠다니는데, 이 물방울이 공기청정기 흡입구로 빨려 들어가면 센서는 먼지가 늘어난 것으로 읽어 수치를 높게 띄우거나 999 같은 최고값을 보여 주기도 한다.
공기청정기 앞면의 흡입구와 작은 상태 표시부가 보이는 가까운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그래서 필터를 새것으로 바꾸거나 깨끗이 청소해도 가습기를 켜 두는 동안에는 빨간불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 필터는 공기를 거르는 부품이고 수치를 띄우는 것은 센서 쪽이라, 표시를 바로잡으려면 필터보다 가습기를 어디에 두고 쓰는지부터 살펴보는 것이 좋다.
가습기 켠 뒤 치솟은 공기청정기 수치 확인하는 방법
가습기 전원을 끈 뒤 공기청정기 표시등을 확인하는 손의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확인은 어렵지 않다. 공기청정기는 그대로 켜 둔 채 가습기만 끄고 잠시 기다리면서 표시 숫자와 색이 어떻게 바뀌는지 지켜본다. 공기 중에 떠 있던 물방울이 줄어들면서 수치가 눈에 띄게 내려가고 표시등이 빨간색에서 벗어나면 가습기 물방울 때문에 수치가 높게 뜬 것으로 보면 된다.
가습기 탓으로 확인됐다면 두 제품의 자리를 다시 정한다. 가습기를 공기청정기 바로 옆이나 흡입구 쪽에 두면 물방울이 곧장 빨려 들어가므로, 두 제품을 방의 서로 다른 쪽으로 떨어뜨려 놓고 가습기 분무구가 공기청정기를 향하지 않도록 방향을 돌려 두는 것이 좋다.
거실 양쪽에 떨어뜨려 놓고 분무구 방향을 돌린 가습기와 공기청정기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가습기를 껐는데도 수치가 내려가지 않는다면 다른 원인을 살펴야 한다. 창문이나 현관으로 바깥 공기가 들어오고 있는지 먼저 확인하고, 문을 다 닫았는데도 빨간불이 계속되면 필터에 먼지가 많이 쌓였을 수 있으니 그때 필터 상태를 점검하거나 교체하는 것이 순서다.
가습기를 꺼내 다시 켜는 이 시기에 공기청정기 빨간불이 보이면 필터부터 주문하기보다 가습기를 잠시 꺼 보고 두 제품이 놓인 자리를 한번 살펴보길 권한다. 빨간불이 왜 떴는지 알고 나면 멀쩡한 필터를 바꾸는 데 드는 돈을 아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