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광저수지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충청북도 괴산군 문광면 양곡리의 문광저수지는 물가를 따라 은행나무가 줄지어 선 작은 저수지다. 이 길은 1977년 마을 주민 한 사람이 은행나무 200그루를 기증하면서 시작됐다. 주민들이 저수지 둑을 따라 심은 나무가 50년 가까이 자라 지금은 물가를 덮는 숲길이 됐다.
이곳은 같은 숲을 두 번 보게 되는 곳이다. 바람이 없는 날에는 수면이 거울처럼 잔잔해 둑 위의 은행나무가 물 위에 거꾸로 비친다. 기온이 내려가는 가을 아침에는 물 위로 안개가 피어올라, 해가 뜨고 안개가 걷히는 동안 노란 숲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낸다.
10월 하순에 노랗게 물드는 물가 숲
문광저수지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괴산군은 2023년 10월 25일 그 주를 문광저수지 은행나무 단풍 절정으로 안내했다. 예년 흐름대로라면 10월 하순 무렵이 가장 노란 풍경을 볼 수 있는 때다. 다만 단풍은 그해 기온에 따라 며칠씩 앞당겨지거나 늦어질 수 있다.
은행나무길은 저수지 둑과 물가를 따라 이어진다. 길 한쪽은 노란 나무가, 다른 한쪽은 잔잔한 물이 차지해 걷는 내내 나무와 물에 비친 모습을 함께 보게 된다. 잎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길 위에도 노란 잎이 쌓여 발밑까지 색이 바뀐다.
나무 바로 아래를 걸을 때와 물가에서 조금 떨어져 바라볼 때의 풍경도 다르다. 가까이에서는 머리 위로 가지가 겹친 노란 터널을 지나고, 저수지 건너편 쪽에서는 은행나무 줄과 수면에 비친 모습이 위아래로 겹쳐 한눈에 들어온다.
물안개를 보려면 해 뜰 무렵에
문광저수지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물안개는 밤사이 식은 공기가 물 위에 머무는 이른 아침에 잘 생긴다. 해가 높이 뜨면 안개가 금세 걷히므로 물안개와 반영을 함께 보려면 해 뜰 무렵 도착하는 편이 좋다. 안개가 걷힌 뒤에는 햇빛을 받은 은행잎이 한층 밝게 빛나 낮 풍경도 따로 볼 만하다.
안개가 짙은 아침에는 건너편 나무가 흐릿한 노란 덩어리처럼 보이다가, 안개가 옅어지면서 줄기와 가지가 하나씩 또렷해진다. 수면에 비친 모습도 처음에는 안개에 가려 있다가 해가 오르며 점점 선명해진다. 같은 자리에 30분만 서 있어도 풍경이 여러 번 바뀌는 셈이라, 이른 시간에 도착했다면 서두르지 말고 물가 한곳에서 안개가 걷히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방법이다. 물가 쪽은 아침 이슬로 젖어 있을 수 있어 미끄럽지 않은 신발을 신는 편이 좋다.
문광저수지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은행나무길 주변에는 저수지 둘레를 따라 걷는 생태체험길인 에코로드도 조성돼 있다. 은행나무길만 둘러보고 돌아가도 되고, 에코로드로 이어 걸으며 저수지를 다른 방향에서 바라볼 수도 있다. 물가를 따라 걸음을 옮길 때마다 은행나무 줄이 보이는 각도가 조금씩 달라진다.
1시간이면 충분한 산책과 찾아가는 길
문광저수지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문광저수지는 차로 찾아가는 것이 편하다. 저수지 근처에 차를 세운 뒤 은행나무길과 물가를 왕복하면 1시간 정도 걸린다. 길이 완만한 물가 길이라 아이나 부모님과 함께 걸어도 부담이 적다. 입장료는 따로 받지 않는다.
단풍철 주말에는 물안개를 보러 오는 차가 새벽부터 몰리기도 한다. 한적하게 걷고 싶다면 평일 아침을 고르는 편이 낫다. 반영 사진을 남기려면 바람이 잦아드는 이른 시간에 저수지 가장자리부터 둘러본 뒤, 안개가 걷히면 나무 아래 길로 들어가 은행잎이 쌓인 길을 걸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