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무, 무청 달린 채 두지 마세요"…며칠 만에 맛도 이상해지고 속이 텅 빕니다


도마 위 가을 무의 무청을 어깨에서 조금 남기고 자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도마 위 가을 무의 무청을 어깨에서 조금 남기고 자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서늘해지면 시장에 가을 무가 쏟아져 나온다. 단맛이 오르고 값도 내려가는 때라 국거리며 무생채, 조림거리로 한 번에 두세 개씩 사 오게 된다. 무청이 파랗게 달린 것을 골라 들고 오면 싱싱한 것을 잘 골랐다는 기분이 들어, 그대로 베란다 한쪽이나 김치냉장고에 넣어 두게 된다.

그런데 며칠 지나 국을 끓이려고 반으로 썰어 보면 속이 푸석하고 가운데에 하얀 구멍이 잔뜩 생겨 있는 경우가 있다. 겉은 단단해 보여서 멀쩡한 줄 알았는데 썰어 보고서야 알게 되는데, 이런 무는 씹히는 맛이 없고 국물을 끓여도 단맛 대신 아린 맛만 남는다. 서늘한 곳에 두었는데도 그렇게 되니 보관 자리를 잘못 잡았나 싶어진다.

자리보다 먼저 손봐야 할 것은 무 위에 달린 무청이다. 무를 들여온 날 무청을 밑동에서 1~2cm만 남기고 잘라 두면, 같은 자리에 두어도 속이 비지 않고 아삭함이 훨씬 오래 간다.

무청을 달아 둔 무 속이 며칠 만에 텅 비는 이유

무청이 달린 무를 반으로 잘라 속의 작은 빈 공간을 확인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무청이 달린 무를 반으로 잘라 속의 작은 빈 공간을 확인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무는 뽑아 놓은 뒤에도 한동안 살아 있는 채소라서, 위에 붙은 무청은 계속 잎으로 물을 내보낸다. 흙에서 물을 받을 수 없게 됐으니 무청이 쓰는 물은 아래 달린 무 속에서 올라온 것이고, 이렇게 수분이 빠져나가면 무 속 조직이 말라 주저앉으면서 스펀지처럼 구멍이 생긴다. 이것을 바람들이라고 한다.

한번 바람이 든 자리는 물에 담가 두어도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는다. 그런데 서늘한 곳에 두거나 비닐로 싸 두는 것만으로는 이것을 막기 어려운데, 온도를 낮추면 수분이 빠져나가는 속도가 느려지기는 하지만 무청이 달려 있는 동안에는 물이 계속 위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게다가 겉껍질이 단단해서 속이 비어도 손으로 눌러서는 알기 어렵다.

그래서 보관을 시작하기 전에 무청을 잘라, 무 속 수분이 위로 빠져나가는 길을 끊어 두는 것이 먼저다. 칼 한 자루면 끝나고 돈도 들지 않는다. 다만 밑동에 바짝 붙여 자르면 잘린 면이 넓어져 그 자리부터 마르기 시작하므로, 어깨에서 1~2cm를 남겨 두는 것이 기준이다.

가을에 사 온 무 무청 잘라서 보관하는 방법

무청을 자른 무 한 개를 신문지로 따로 감싸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무청을 자른 무 한 개를 신문지로 따로 감싸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필요한 것은 잘 드는 칼과 무를 싸 둘 신문지, 그리고 비닐봉지 하나다. 무를 들여온 날 도마에 눕혀 놓고 무청이 시작되는 어깨에서 위로 1~2cm 되는 곳을 한 번에 자른다. 톱질하듯 여러 번 왔다 갔다 하면 자른 면이 거칠어져 그 자리가 잘 마르므로, 칼을 세워 한 번에 눌러 자르는 것이 좋다.

자른 무는 물로 씻지 않는다. 겉이 젖은 채로 두면 그 자리부터 물러지기 때문에, 흙이 묻어 있으면 마른 수건으로 문질러 털어 내고 쓸 만큼만 그때그때 씻는 것이 좋다. 흙을 털어 낸 무는 신문지로 한 개씩 따로 감싸는데, 무끼리 맞붙여 두면 한 개가 상할 때 옆의 무까지 같이 물러진다.

신문지로 싼 무는 비닐봉지에 넣어 한 번 더 감싸면 수분이 날아가는 것을 줄일 수 있다. 봉지 입구는 꽉 묶지 않고 느슨하게 접어 두어야 안에 물기가 차지 않는다. 이렇게 싼 무는 0~4도 사이의 서늘하고 통풍되는 곳에 두는데, 김치냉장고 야채칸이나 베란다의 그늘진 자리가 알맞다. 함께 사 온 배추는 2~5도가 알맞아 서늘한 그늘에 두고, 겉잎 4~5장은 떼지 말고 남겨 둔다.

신문지로 싼 무를 비닐봉지에 넣고 입구를 느슨하게 접어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신문지로 싼 무를 비닐봉지에 넣고 입구를 느슨하게 접어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일주일에 한 번쯤 신문지를 열어 겉을 눌러 보면 상태를 알 수 있다. 손으로 눌렀을 때 단단하게 버티면 그대로 두고, 껍질이 쭈글해지거나 눌린 자리가 무르게 들어가면 그 무부터 꺼내 쓴다. 신문지가 축축해졌으면 마른 것으로 갈아 주고, 잘라 낸 무청은 삶아 두거나 그늘에 말려 시래기로 쓸 수 있다.

신문지를 열고 무 겉면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눌러 상태를 살피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신문지를 열고 무 겉면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눌러 상태를 살피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올가을에 무를 들여오면 봉지를 풀자마자 무청부터 1~2cm 남기고 잘라 두길 권한다. 사 온 날의 아삭한 맛을 한 달 뒤 국그릇에서도 그대로 쓸 수 있다.

[원문 보기]

# 가을 무 보관법
# 무 보관 온도
# 무청 자르기
# 바람들이
# 배추 보관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