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베갯잇 가운데에 옅은 누런 자리가 보이는 침대 위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아침에 베개에서 머리를 들었을 때 베갯잇이 희끄무레하게 누레진 것을 보면 볼 때마다 눈에 거슬린다. 흰 베갯잇일수록 누런 자리가 도드라지는데, 베갯잇 전체가 골고루 변한 것이 아니라 머리가 닿는 가운데 부분만 색이 짙게 남아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럴 때 보통은 베갯잇을 벗겨 세탁기에 넣고 돌린 다음 건조기로 말리는 것으로 끝낸다. 그런데 다시 씌워 놓고 보면 누런 자리가 그대로 남아 있고, 몇 번 더 빨아도 색이 옅어지지 않아 결국 버릴까 말까 고민하게 된다. 순서를 조금만 바꾸면 결과가 달라지는데, 누런 자리에 레몬즙을 발라 1시간을 두고 빤 다음 얼룩이 남았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말리는 방법이다.
땀과 피지가 섬유에서 산화해 누레진 베갯잇
흰 베갯잇의 머리가 닿는 가운데 부분에만 옅은 누런색이 남아 있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베갯잇이 누레지는 것은 잠자는 동안 머리와 얼굴에서 나온 땀과 피지, 침이 섬유에 스며들기 때문인데, 자기 전에 바른 스킨케어 제품과 머리에 남아 있던 헤어 제품까지 함께 묻는다. 이것들이 섬유 안에서 마르면서 공기와 만나 산화하고, 그 과정이 매일 되풀이될수록 색이 조금씩 짙어진다.
이 누런색은 겉에 얹혀 있는 먼지와 달리 실 사이사이에 배어 있어서, 찬물에 짧은 코스로 돌리는 평소 세탁으로는 잘 빠지지 않는다. 세제가 기름기를 어느 정도 떼어 내기는 하지만, 이미 산화해 색으로 굳은 부분까지 풀어내지는 못해서 빨래를 끝내고 보면 처음 본 그 자리에 색이 그대로 남아 있다.
색이 남은 상태로 건조기를 돌리면 여기서 일이 커진다. 뜨거운 바람이 산화한 얼룩을 섬유에 그대로 고착시켜, 그다음에는 무엇으로 빨아도 색이 빠지지 않는다. 레몬즙은 산성이라 얼룩을 이루는 기름기와 색소를 풀어 주고, 젖은 채로 햇볕에 말리면 자외선이 남은 색을 더 옅게 만든다. 그래서 얼룩이 오래된 베갯잇은 무엇으로 빠느냐보다 무엇을 먼저 바르고 어디에 말리는지에 따라 결과가 갈린다.
베갯잇에 밴 누런 얼룩 지우는 방법
평평하게 편 흰 베갯잇의 가운데 얼룩 자리에 레몬즙을 바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물은 레몬 한 개를 짠 즙이면 충분하고, 없으면 식초를 써도 된다. 다만 색이 있거나 무늬가 든 베갯잇에는 바르지 않는다. 산이 염색된 색까지 옅게 만들어서 바른 자리만 얼룩처럼 색이 빠질 수 있어, 이 방법은 흰 베갯잇에만 쓴다. 시작하기 전에 취급라벨에서 물 온도를 확인해 둔다.
베갯잇을 벗겨 평평한 곳에 펴 놓고 누런 자리에 레몬즙을 부어 섬유가 축축하게 젖을 만큼 적신다. 손가락으로 문질러 얼룩보다 조금 넓게 펴 바른 다음 그대로 1시간을 둔다. 색이 옅은 편이라면 레몬즙 대신 세제를 소량 발라 30분 이상 두었다가 빠는 것으로도 된다.
1시간이 지나면 세탁기에 넣고 돌리는데, 흰 침구만 따로 모아 빤다. 색깔 있는 빨래와 섞으면 물에 빠져나온 색이 흰 베갯잇에 옮겨 붙는다. 누런 정도가 심하면 세탁기에 넣기 전에 대야에 취급라벨이 허용하는 가장 높은 온도의 물을 받고 산소계 표백제를 풀어 1시간 이상 불려 두는 것이 좋다.
흰 베갯잇을 흰 수건과 함께 한국형 통돌이 세탁기에 넣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세탁이 끝나면 꺼내서 젖은 상태로 얼룩 자리를 들여다본다. 젖어 있을 때는 색이 실제보다 옅어 보이니 창가로 가져가 빛을 비춰 보는 것이 좋다. 색이 남아 있으면 건조기에 넣지 말고 레몬즙을 다시 발라 한 번 더 빤 뒤, 건조기 대신 햇볕이 드는 자리에 펴서 말린다.
세탁한 흰 베갯잇을 베란다 빨래건조대에 펴서 말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베갯잇은 주 1회 정도 갈아 빠는 것이 좋고, 머리를 덜 말린 채 눕지 않는 습관만 지켜도 누레지는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진다.
누런 자리가 보이면 다음 빨래 때 레몬즙을 한 번 발라 보길 권한다. 얼룩이 박히기 전에 손을 대면 멀쩡한 베갯잇을 버리지 않고 계속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