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망에 넣은 흰 운동화와 도톰한 수건이 통돌이 세탁조 안에 함께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선선해지는 9월 하순이 되면 현관에 놓인 신발을 한 번 정리하게 된다. 여름 내내 신은 운동화는 흰 부분이 누렇게 변해 있고 밑창 옆에는 흙먼지가 말라붙어 있어, 가을 신발과 나란히 두기에는 눈에 거슬린다.
솔을 들고 앉아 문지를 엄두가 나지 않아 결국 세탁기를 쓰게 되는데, 세탁망에만 넣으면 안전하다고 알고 있어서 운동화만 쏙 넣고 돌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다 돌아간 뒤 꺼내 보면 앞코가 찍혀 있거나 뒤축이 눌려 모양이 틀어져 있고, 돌아가는 내내 쿵쿵거리는 소리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다.
운동화를 상하지 않게 지켜 주는 것은 세탁망 하나가 아니다. 옷핀 한 개와 두툼한 수건 3~4장만 더 챙기면 같은 세탁기로 돌려도 결과가 달라진다.
세탁망에 넣어도 운동화 외피가 찍히는 이유
운동화가 든 세탁망의 지퍼 손잡이와 입구 부분이 가까이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운동화는 물을 먹으면 무게가 눈에 띄게 늘어나는데, 세탁조가 돌아가는 동안 그 무게가 그대로 통 벽에 부딪힌다. 옷 빨래는 여러 장이 서로 사이를 채워 주지만 신발 한 켤레만 들어가 있으면 한쪽으로 쏠린 채 계속 벽을 때리게 되고, 그 자리에 앞코와 뒤축이 눌려 자국이 남는다.
세탁조 안에서 운동화 한 켤레가 세탁망에 담긴 채 한쪽 벽 가까이에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세탁망 입구도 생각만큼 든든하지 않다. 지퍼를 끝까지 올려 두어도 젖은 운동화가 한쪽으로 몰리면서 그 무게에 지퍼가 조금씩 밀려 내려가고, 입구가 벌어지면 운동화가 망 밖으로 빠져나와 통 벽과 지퍼 금속에 그대로 긁힌다.
그래서 세탁망 입구를 한 번 더 잠가 두고, 운동화 대신 충격을 받아 줄 것을 같이 넣어야 한다. 두툼한 수건은 물을 머금으면 부피가 커져 세탁조 안을 채우기 때문에, 운동화가 벽에 닿기 전에 수건에 먼저 부딪히면서 충격이 흩어지고 소리도 한결 줄어든다.
세탁기로 운동화 모양 그대로 세탁하는 방법
세탁망 지퍼 손잡이와 그물망을 옷핀으로 함께 고정하는 손이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먼저 끈과 깔창을 분리한다. 끈은 풀어서 작은 세탁망에 따로 담고, 깔창이 바닥에 붙어 잘 떨어지지 않으면 드라이기의 따뜻한 바람을 30초쯤 쬐어 주면 접착이 물러져 쉽게 빠진다. 본체만 세탁망에 넣은 다음 지퍼를 끝까지 올리고, 지퍼 손잡이와 망의 그물을 함께 꿰어 옷핀으로 고정하면 돌아가는 동안 입구가 열리지 않는다.
이제 세탁조에 두툼한 수건 3~4장을 같이 넣는다. 얇은 수건은 물을 먹어도 부피가 크게 늘지 않아 충격을 받아 주지 못하니, 목욕 수건처럼 도톰한 것으로 고르는 것이 좋다. 세제는 평소 빨래의 절반 정도만 넣고, 물 온도는 30도 이하로 맞춘 뒤 섬세 코스를 선택한다. 온도가 높으면 외피와 밑창을 붙여 놓은 접착 부위가 약해진다.
운동화 세탁망 주위에 도톰한 목욕 수건 네 장을 고르게 넣은 세탁조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탈수는 가장 약한 단계로 둔다. 탈수가 세면 운동화가 통 벽에 눌린 채 빠르게 돌면서 모양이 주저앉기 때문인데, 물이 조금 남은 상태로 꺼내는 편이 낫다. 꺼낸 운동화는 안쪽에 마른 수건이나 신문지를 가볍게 채워 모양을 잡고, 바람이 통하는 그늘에 세워 말린다. 고온 건조기와 한낮의 직사광선은 외피를 변형시키니 쓰지 않는다.
다만 모든 신발을 이렇게 돌릴 수는 없다. 가죽이나 스웨이드로 만든 신발, 밑창에 공기층이 들어간 쿠션화, 장식이 붙은 신발은 세탁기에 넣지 않고 젖은 천으로 겉만 닦는 것이 안전하다. 천으로 된 운동화라도 세탁기를 자주 돌리면 접착 부위가 버티지 못하니, 한 철에 한두 번 정도로 잡아 두는 것이 좋다.
올여름 내내 신은 운동화를 이번 주말에 옷핀 하나와 수건 3~4장을 챙겨 돌려 보길 권한다. 신발은 한 번 모양이 틀어지면 되돌리기 어려워서, 세탁하는 그 한 번을 어떻게 돌리느냐가 앞으로 몇 년을 더 신을 수 있는지를 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