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이 비를 그대로 먹는다면 '이 바람'을 쐬어보세요"…발수력이 몇 분 만에 돌아옵니다


현관 앞에서 펼친 검은 접이식 우산 겉면 위에 둥근 물방울이 맺혀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현관 앞에서 펼친 검은 접이식 우산 겉면 위에 둥근 물방울이 맺혀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9월 하순으로 접어들면서 가을비가 잦아졌다. 여름 내내 현관 한쪽에 접어 둔 우산을 다시 꺼내 쓰게 되는데, 몇 년 쓴 우산은 비를 맞는 순간부터 표가 난다. 예전에는 물방울이 천 위에서 또르르 굴러떨어졌는데, 이제는 비가 떨어진 자리가 그대로 짙어지면서 천이 축 젖어 버린다.

우산을 털어 물기를 없애고 그늘에서 말려 봐도 다음 비에 또 같은 일이 생긴다. 어깨 쪽 옷이 젖고 우산을 접을 때 손까지 축축해지니, 아직 우산살도 멀쩡하고 천도 찢어지지 않았는데 버려야 하나 싶어진다. 발수 스프레이를 따로 사야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천에 발수 가공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집에 있는 헤어드라이어 뜨거운 바람만으로도 물방울이 도로 튀는 상태에 가깝게 되돌릴 수 있다.

물방울이 맺히지 않고 그대로 스며드는 우산 천

검은 우산 천의 한 패널에 물방울이 넓게 퍼진 모습이 가까이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검은 우산 천의 한 패널에 물방울이 넓게 퍼진 모습이 가까이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우산이 비를 튕겨 내는 것은 천 자체가 물을 막아서가 아니라, 표면에 아주 얇게 입혀진 발수 코팅이 물을 붙잡지 않기 때문이다. 이 코팅은 천 표면에 미세하게 서 있는 상태일 때 힘을 내는데, 우산을 접고 펴고 가방에 눌러 담는 동안 그 층이 눕게 된다.

코팅이 눕고 나면 물방울이 구슬처럼 맺히지 못하고 천에 닿은 자리에서 옆으로 퍼져 그대로 스며든다. 그래서 비 맞은 우산을 잘 씻고 그늘에 잘 말려 두어도 다음 비에 똑같이 젖는데, 씻고 말리는 것만으로는 누워 버린 코팅이 다시 서지 않아서다.

누운 코팅을 일으켜 세우는 것은 열이다. 발수 코팅은 적당한 열을 고르게 받으면 다시 일어서는 성질이 있어서, 뜨거운 바람만 제대로 쐬어 줘도 물을 밀어내는 힘이 어느 정도 돌아온다. 집에서 그 열을 낼 수 있는 물건이 헤어드라이어다.

비 맞으면 그대로 젖는 우산 발수력 되살리는 방법

깨끗한 베란다에서 우산을 펼쳐 완전히 말리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깨끗한 베란다에서 우산을 펼쳐 완전히 말리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먼저 우산을 활짝 펴고 흐르는 물에 겉면을 가볍게 씻어 먼지와 흙탕물 자국을 없앤다. 그다음이 가장 중요한데, 그늘에 펴 둔 채로 물기가 하나도 남지 않을 때까지 완전히 말린다. 천이 젖어 있으면 드라이어 열이 물을 말리는 데 다 쓰여서 코팅까지 열이 닿지 않는다.

손으로 천을 만졌을 때 서늘한 기운도 느껴지지 않으면 다 마른 것이다. 우산을 활짝 펴 세워 두고 헤어드라이어를 뜨거운 바람으로 맞춘 다음, 바람이 나오는 입구를 우산 천에서 10~15cm 떨어뜨려 잡는다.

손이 검은 우산 겉면에서 10~15cm 떨어진 드라이어를 움직이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손이 검은 우산 겉면에서 10~15cm 떨어진 드라이어를 움직이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이 거리를 유지하면서 다림질하듯 천천히 움직인다. 한 곳에 오래 머물면 얇은 우산 천이 울거나 상하니 손을 계속 옮겨 가며 한 골씩 차례로 훑는다. 우산 안쪽보다 비를 직접 맞는 겉면을 집중해서 쐬고, 우산살이 지나가는 이음새 부분도 빠뜨리지 않는다.

드라이어 바람을 우산살 이음새를 따라 천천히 쐬는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드라이어 바람을 우산살 이음새를 따라 천천히 쐬는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한 바퀴 다 훑었으면 우산을 그대로 펴 둔 채 식힌 뒤 겉면에 물을 몇 방울 떨어뜨려 본다. 물이 둥글게 맺혀 굴러떨어지면 된 것이고, 떨어진 자리가 짙어지며 스며들면 발수 가공이 거의 닳은 상태라서 섬유용 발수 스프레이를 뿌려 주는 편이 낫다. 비닐 우산은 열에 녹거나 쭈그러들기 때문에 드라이어를 쓰지 않는다.

장마가 지나고 가을비가 시작될 때처럼 우산을 다시 꺼내는 철에 한 번씩 해 보길 권한다. 멀쩡한 우산을 버리지 않고 몇 분 손보는 것만으로 비 오는 날 어깨가 젖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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