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km 강변길인데 계단이 하나도 없네요"... 10월부터 물드는 석회암 절벽 단풍 트레킹 코스


월류봉 / 한국관광공사-이효직

월류봉 / 한국관광공사-이효직

충북 영동군 황간면 원촌리에서는 초강천이 산자락을 크게 휘어 돌아 나간다. 물이 오랜 시간 바위를 깎아낸 자리에 하얀 석회암 절벽이 드러났고, 그 위로 월류봉이 강물과 맞닿은 채 솟아 있다. 달이 머물다 간다는 뜻의 이름이 붙은 봉우리로, 이 일대 여덟 경치를 꼽은 한천팔경 가운데 제1경으로 놓인 풍경이다.

절벽은 강 건너편으로 물러나야 전체 모습이 보인다. 월류봉 광장에서 강을 따라 나가는 월류봉 둘레길이 바로 그 자리를 지난다. 전체 길이는 8.4km이고 세 구간으로 나뉜다. 어느 구간에도 계단이 없어 흙길과 데크만 밟고 걷게 되어 있다. 절벽 아래 강변 단풍은 10월에 들어서면서 물들기 시작해 11월까지 이어진다.

절벽이 정면으로 보이는 첫 구간 강변길

월류봉 / 한국관광공사-이효직

월류봉 / 한국관광공사-이효직

첫 구간인 여울소리길은 월류봉 광장에서 원촌마을과 원촌교를 지나 석천 물길을 따라 완정교까지 2.7km다. 이 구간을 걷는 동안 월류봉 절벽이 계속 오른쪽 강 너머에 서 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절벽과 강물이 겹치는 각도가 달라져, 광장에서 보던 정면 모습이 비스듬한 능선으로 바뀐다.

월류봉 / 한국관광공사-이효직

월류봉 / 한국관광공사-이효직

강폭이 넓지 않고 물이 얕아 강바닥 자갈이 그대로 들여다보인다. 절벽과 하늘이 수면에 뒤집혀 비치고, 여울을 지나는 물소리가 길 내내 따라온다. 길은 강과 거의 같은 높이로 붙어 있어 오르내림이 거의 없고, 물가에 놓인 데크 구간에서는 수면이 발밑까지 다가온다. 절벽 풍경만 보고 돌아설 생각이면 이 구간 하나로 충분하다. 왕복 5.4km에 한 시간 반 정도가 걸린다.

숲 안쪽으로 들어가는 나머지 두 구간

월류봉 / 한국관광공사-이효직

월류봉 / 한국관광공사-이효직

완정교를 넘으면 산새소리길 3.2km가 시작된다. 목교를 건너 우매마을까지 이어지는 길로, 강에서 조금 떨어져 숲 안쪽을 지난다. 앞이 트인 강변과 달리 나무 사이로 물소리만 들리는 구간이 길게 이어지고, 시야가 다시 열릴 때 강과 논이 아래로 내려다보인다.

마지막 풍경소리길 2.5km는 우매마을에서 반야교를 건너 반야사까지 닿는다. 절 뒤편 산자락에는 돌무더기가 흘러내린 자리가 호랑이 무늬처럼 드러나 있어, 마당에서 고개를 들면 바로 보인다. 세 구간을 다 이으면 8.4km이고 네 시간 안팎 걸린다. 구간마다 마을 도로와 만나므로 중간에서 끊고 돌아 나오기도 쉽다.

단풍 시기와 찾아가는 길

월류봉에서 만난 산수화 / 한국관광공사-이효직

월류봉에서 만난 산수화 / 한국관광공사-이효직

둘레길은 연중 상시 개방하고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출발점인 월류봉 광장에 공영주차장과 화장실이 있으며 주차비도 없다. 문을 여닫는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지만 숲 구간은 해가 지면 어두워지므로 오후 늦게 전 구간을 나서는 일은 피하는 편이 낫다.

단풍은 10월부터 11월 사이에 절정을 이룬다. 9월 말인 지금은 물빛이 가장 맑아지는 때이고, 절벽 위 나무부터 색이 돌기 시작한다. 붐비기 전에 강변을 걷고 싶다면 10월 초순이 알맞다. 같은 길이라도 물이 맑은 초가을에는 수면에 비친 절벽이 또렷하고, 잎이 붉어지는 10월 중순 이후에는 강 양쪽 산자락 색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영동군은 월류봉 일원에 500m 길이 모노레일과 출렁다리 두 개를 놓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자가용으로는 경부고속도로 황간 나들목에서 빠져나와 차로 5분 남짓이면 월류봉 광장에 닿는다. 기차를 타면 경부선 황간역에서 내려 택시로 10분 거리다. 역 주변에 황간면 시가지가 있어 걷기 전후로 끼니를 해결하기에도 무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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