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롱에서 꺼낸 검은 가죽 토트백과 벗겨 둔 부직포 커버가 깨끗한 방 바닥에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9월 하순이 되면 장롱 문을 열고 여름 옷을 내리는 집이 많다. 얇은 옷을 접어 넣고 니트를 꺼내다 보면 안쪽 구석에서 부직포 커버에 싸인 가죽 가방이 같이 나오는데, 봄에 한두 번 들고 나간 뒤로 그대로 들어가 있던 가방이다. 커버를 벗겨 보면 손잡이나 바닥 모서리가 뿌옇게 일어나 있어 당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가죽 가방은 먼지가 타는 것을 가장 걱정하게 되어서, 살 때 딸려 온 커버에 넣고 장롱 깊숙한 자리에 세워 두는 것이 보통이다. 손을 안 대고 잘 두었으니 다음에 꺼내도 그대로일 거라 여기지만, 실제로는 흰 얼룩이 피어 있거나 가죽이 뻣뻣하게 굳어 있는 일이 흔하다. 값을 치르고 산 물건이라 더 아깝게 느껴진다.
가죽 가방은 넣어 두기만 하는 것보다 가끔 꺼내 바람을 통하게 하는 쪽이 훨씬 오래 간다. 부드러운 마른 천 한 장과 통풍되는 자리만 있으면 되고, 가을 옷장을 정리하는 김에 같이 하면 따로 시간을 낼 일도 없다.
옷장 깊숙이 넣어 둔 가죽에 흰 곰팡이가 피는 이유
가죽 가방 손잡이 연결 부위에만 옅은 흰 자국이 보이고 나머지 가죽 표면은 깨끗하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가죽은 물기를 잘 빨아들이는 재질이라서, 비 오는 날 들고 나갔거나 장마철을 지나는 동안 먹은 습기가 표면만이 아니라 안쪽까지 스며든 채로 남는다. 한번 먹은 물기는 쉽게 빠지지 않아, 겉이 말라 보여도 속은 눅눅한 상태가 한참 이어진다.
그 상태로 장롱에 들어가면 공기가 거의 움직이지 않는 자리에 눅눅한 가죽이 몇 달을 놓여 있게 된다. 여기에 먼지를 막으려고 씌운 커버나 비닐이 더해지면 습기가 빠져나갈 길까지 막혀서, 잘 보관한다고 한 일이 오히려 흰 곰팡이가 피기 좋은 자리를 만든다.
장롱 문을 여닫는 것만으로는 안쪽 깊은 자리까지 바람이 들어가지 않는다. 가방을 그 안에 둔 채로 습기를 빼낼 방법은 없으니, 몇 달에 한 번은 밖으로 꺼내 머금고 있던 물기를 날려 보내는 쪽으로 손을 대야 한다.
옷장에 넣어 둔 가죽 가방 곰팡이 막는 방법
부드러운 마른 천과 작은 가죽 관리 오일 병이 가죽 가방 옆에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필요한 것은 부드러운 마른 천 한 장과 가죽용 관리 오일이면 충분하다. 주기는 최소 두세 달에 한 번이고, 양가죽처럼 얇고 부드러운 가죽은 한두 달에 한 번이 적당하다. 표면에 광이 나는 에나멜 가방은 한 달에 한 번 부드러운 천에 물이나 전용 클리너를 묻혀 닦아 준다.
먼저 가방 안에 든 것을 전부 비우고 커버를 벗긴 다음 마른 천으로 겉면을 한 번 닦는다. 손이 닿는 손잡이와 바닥에 놓이는 모서리에 먼지가 가장 많이 쌓여 있으니 그쪽을 힘주어 닦고, 지퍼 둘레와 접히는 자리는 천 끝으로 밀어 넣어 닦는다. 물을 적셔 닦지 않는다.
손이 마른 흰 천으로 가죽 가방의 손잡이 연결 부위를 닦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닦은 가방은 서늘하고 바람이 통하는 곳에 반나절에서 하루 둔다. 창을 열어 둔 방 안쪽이나 그늘진 베란다가 적당하고, 햇볕이 바로 드는 자리는 가죽이 마르면서 색이 바래니 피한다. 바람을 쐰 다음에는 관리 오일을 천에 조금 묻혀 얇게 바르고, 손으로 만졌을 때 미끌거림이 없을 만큼 남은 기름을 닦아 낸다.
가죽 가방이 직사광선이 들지 않는 베란다의 접이식 건조대 옆 바닥에서 통풍되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비에 젖었거나 이미 흰 곰팡이가 보이는 가방은 순서가 하나 늘어난다. 마른 천으로 곰팡이를 닦아 낸 뒤 통풍되는 곳에서 반나절에서 하루 말리고, 접히는 안쪽까지 눅눅한 기운이 없어진 것을 확인한 다음에 다시 넣는다. 덜 마른 채로 넣으면 곰팡이가 다시 피거나 가죽이 뒤틀린다. 천연 가죽에는 알코올과 표백제, 물티슈를 쓰지 않는다.
가을 옷을 꺼내며 장롱을 여는 김에 안쪽에 넣어 둔 가죽 가방도 같이 꺼내 바람을 쐬어 주길 권한다. 두세 달에 한 번 꺼내 닦고 말리는 일은 오래 쓰려고 산 가방을 실제로 오래 쓰게 만드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