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였는데 왜 탈이 날까"…국 식힐 때 '이 습관'이 문제였습니다


가스레인지에서 막 옮긴 국을 얕은 스테인리스 그릇 세 개에 나눠 담아 식히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가스레인지에서 막 옮긴 국을 얕은 스테인리스 그릇 세 개에 나눠 담아 식히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지면 국이나 찜처럼 뜨끈한 음식을 한 솥씩 넉넉하게 끓이는 집이 늘어난다. 날이 덥지 않으니 다 끓인 냄비를 가스레인지 위에 그대로 올려 두고, 어느 정도 식으면 냉장고에 넣겠다고 미루는 일도 흔하다.

한 번 팔팔 끓였으니 괜찮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렇게 두었던 국이나 고기 요리를 먹고 배탈이 나는 일은 오히려 가을에 가장 많다. 끓인 음식에서 생기는 식중독은 최근 5년간 62건이었는데, 그중 21건이 9월에서 11월 사이에 몰려 있었다.

바꿔야 하는 것은 조리법이 아니라 식히는 방법이다. 다 끓인 음식을 냄비째 두지 않고 얕고 넓은 그릇 여러 개에 나눠 담아 빠르게 식힌 다음 냉장고에 넣는 것만으로, 같은 음식을 탈 없이 먹을 수 있다.

펄펄 끓인 국이 식는 동안 다시 문제가 되는 이유

깊은 냄비 안에 국물과 큰 고기 조각이 담긴 채 식고 있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깊은 냄비 안에 국물과 큰 고기 조각이 담긴 채 식고 있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끓는 물에서 대부분의 식중독균은 죽지만, 국이나 갈비찜, 수육처럼 고기를 많이 넣고 오래 끓이는 음식에는 열에 견디는 껍질을 둘러쓰고 버티는 균이 남는다. 100도에서 한참을 끓여도 이 상태로 살아남기 때문에, 불을 끈 냄비 안이 완전히 깨끗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문제는 그다음인데, 이 균은 공기가 닿지 않는 곳에서 43~47도쯤 되면 가장 빠르게 늘어난다. 깊은 냄비에 가득 담긴 국은 실온에 두면 바로 이 온도 구간을 몇 시간씩 지나가고, 국물 아래쪽이나 큼직한 고기 덩어리 속은 공기가 통하지 않아 조건이 그대로 맞아떨어진다.

그래서 실온에 오래 둔 음식은 다시 끓인다고 해도 처음 끓였을 때만큼 안심하기 어렵다. 손을 댈 곳은 조리가 아니라 식는 시간이고, 국물이 담긴 층을 얇게 만들어 미지근한 구간을 짧게 지나가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 솥 끓인 국 나눠 담아 빠르게 식히는 방법

국자가 든 손이 뜨거운 국을 얕은 그릇에 나누어 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국자가 든 손이 뜨거운 국을 얕은 그릇에 나누어 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필요한 것은 냄비보다 얕고 넓은 그릇 여러 개다. 한 솥을 세 그릇이나 네 그릇으로 나눠 담아 국물 층이 얇아지게 만드는 것이 좋고, 조리를 마친 시점부터 냉장고에 넣기까지 2시간 안에 끝낸다는 기준을 잡아 둔다.

불을 끄면 바로 옮긴다. 어느 정도 식은 다음에 나누면 미지근한 시간을 이미 다 보낸 뒤라서, 뜨거울 때 국자로 떠서 그릇마다 나눠 담고 갈비나 수육처럼 덩어리가 큰 고기는 몇 조각으로 잘라 넣는다. 김이 빠질 때까지는 뚜껑을 덮지 않는다.

얕은 그릇에 나눈 국과 고기 조각을 뚜껑 없이 식히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얕은 그릇에 나눈 국과 고기 조각을 뚜껑 없이 식히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싱크대에 찬물을 받아 그릇을 담가 두면 훨씬 빨리 식는다. 물이 미지근해지면 한두 번 갈아 주고, 그릇 바닥을 손등으로 만져 뜨거운 기운이 없어졌으면 뚜껑을 덮어 냉장고에 넣는다. 냉장실은 5도 이하로 맞춰 두고, 문을 자주 여는 문쪽 선반보다 안쪽에 넣는 것이 좋다.

싱크대의 찬물에 얕은 국그릇을 담가 식히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싱크대의 찬물에 얕은 국그릇을 담가 식히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다시 먹을 때는 75도 이상으로 속까지 재가열한다. 가장자리만 보글거릴 때 불을 끄면 가운데는 미지근하니, 한 번 저어 올려 가운데 국물까지 김이 오를 때까지 두는 것이 안전하다. 고기를 처음 익힐 때도 중심온도 75도에서 1분 이상 익히고, 상에 계속 두고 먹는 음식은 아예 60도 이상으로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국 한 솥을 끓이는 데는 손이 많이 가니, 불을 끈 뒤에 그릇 몇 개를 더 꺼내 나눠 담는 습관을 들여 보길 권한다. 끓이는 데 들인 시간을 헛되게 만들지 않는 방법은 식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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