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 아닌 것 같아도 알 하나 안 버리는 방법입니다"…석류는 '이렇게' 까면 가장 알뜰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도마 위에서 꼭지 부분을 제거하고 옆면에 세로 칼집을 낸 붉은 석류.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도마 위에서 꼭지 부분을 제거하고 옆면에 세로 칼집을 낸 붉은 석류.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9월 하순이 되면 과일 가게 앞에 붉은 석류가 쌓인다. 알이 굵고 색이 진한 것으로 한 봉지 사 와 부엌에 두었다가, 막상 껍질을 앞에 두면 어디에 칼을 대야 할지 몰라 한참 망설이게 된다. 껍질이 두껍고 단단해서 사과나 배처럼 깎이지도 않는다.

그래서 대부분 도마에 올려놓고 칼로 반을 가른 다음 손가락으로 알을 하나씩 파낸다. 이렇게 하면 칼날이 지나간 자리의 알이 그대로 터지면서 붉은 즙이 조리대와 옷으로 튀고, 손으로 파내는 동안에도 알이 눌려 뭉개지는 탓에 절반 가까이는 제 모양을 잃는다.

석류는 칼로 자르는 과일이 아니라 껍질에만 칼집을 내고 손으로 벌리는 과일이다. 꼭지를 떼어낸 뒤 옆면에 세로로 8군데 칼집을 내고 깊은 볼에 엎어 두드리면, 알이 터지지 않고 알맹이만 쏟아진다.

반으로 가르면 알이 터져 즙이 튀는 이유

꼭지 쪽을 연 석류 안에 흰 막으로 나뉜 알맹이 칸이 보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꼭지 쪽을 연 석류 안에 흰 막으로 나뉜 알맹이 칸이 보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석류 속은 하나로 뚫려 있지 않고 흰 막으로 여러 칸이 나뉘어 있으며, 칸마다 얇은 껍질에 즙이 든 알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칼로 반을 가르면 칼날이 이 칸 경계와 상관없이 알을 그대로 썰고 지나가는데, 알 하나하나가 물주머니여서 잘리는 순간 즙이 사방으로 튄다. 잘리지 않은 알도 흰 막에 단단히 박혀 있어 손가락으로 파내는 동안 눌려 터지고, 다 까고 나면 그릇 바닥에 붉은 물이 흥건하게 고인다.

껍질 바깥을 잘 보면 세로로 얕게 골이 지거나 색이 조금 다른 선이 보이는데, 이 선이 안쪽에서 칸을 나누는 흰 막이 껍질에 닿아 있는 자리다. 이 선을 따라 껍질 두께만큼만 칼집을 내면 칼날이 알에 닿지 않고, 손으로 벌렸을 때 속이 막을 따라 저절로 갈라진다.

석류 알 터뜨리지 않고 분리하는 방법

깨끗이 씻어 물기를 닦은 석류와 과도, 숟가락, 깊은 볼을 준비한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깨끗이 씻어 물기를 닦은 석류와 과도, 숟가락, 깊은 볼을 준비한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준비물은 과도 하나와 숟가락 하나, 그리고 알을 받을 깊고 넓은 볼이면 충분하다. 석류는 흐르는 물에 겉을 씻어 물기를 닦아 두고, 붉은 즙이 튀어도 괜찮도록 앞치마를 두른 다음 도마에 올려놓고 시작한다.

먼저 꼭지부터 떼어낸다. 꼭지를 가운데 두고 그 둘레를 네모로 얕게 칼집을 낸 뒤 칼끝으로 들어올리면 두꺼운 껍질이 뚜껑처럼 떨어져 나온다. 칼을 깊이 넣으면 바로 아래에 있는 알이 잘리니, 껍질이 끊어질 만큼만 넣고 칼을 눕혀 들어내는 것이 좋다.

석류 꼭지 둘레의 껍질만 얕게 들어 올리는 과도와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석류 꼭지 둘레의 껍질만 얕게 들어 올리는 과도와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꼭지를 떼어낸 자리로 속이 보이면 칸을 나누는 흰 막의 위치를 확인하고, 그 선에 맞춰 옆면에 세로로 8군데 칼집을 낸다. 위에서 아래 끝까지 한 번에 그어 내리되 힘을 빼고 껍질만 스치듯 지나간다. 칼집을 다 냈으면 양손 엄지를 가운데 홈에 넣고 살살 벌리는데, 선을 따라 여덟 조각으로 벌어지면 제대로 된 것이다.

흰 막 선을 따라 여덟 조각으로 벌어진 석류의 속.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흰 막 선을 따라 여덟 조각으로 벌어진 석류의 속.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벌어진 석류는 깊은 볼 위에 껍질이 위로 가게 엎어 잡고 숟가락 등으로 껍질을 톡톡 두드린다. 세게 내리치지 말고 손목만 가볍게 움직이면 알이 후드득 떨어지는데, 떨어지는 소리가 잦아들고 껍질 안쪽에 남은 알이 보이지 않으면 다 된 것이다.

볼에 받아 놓은 알 사이에는 흰 막 조각이 섞여 있는데, 이 막은 떫은맛이 나므로 물을 자작하게 부어 위로 뜨는 것만 건져 내면 쉽게 골라진다. 덜 익은 석류는 껍질의 세로 선이 흐려 손으로 벌려도 잘 갈라지지 않으니, 그럴 때는 칼집을 두어 군데 더 내고 다시 벌리면 된다.

올가을 석류를 사 왔다면 칼을 반으로 밀어 넣기 전에 옆면에 칼집부터 내 보길 권한다. 제철이 짧은 과일일수록 까는 방법 하나에 그릇에 담기는 양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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