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국물에 어묵과 큼직한 양파 조각이 담긴 냄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서늘해지면 저녁상에 국물 하나가 아쉬워지는데, 이럴 때 가장 손쉽게 꺼내는 것이 냉동실에 넣어 둔 어묵이다. 봉지를 뜯어 물에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되니 따로 장을 볼 일도 없고, 식구들이 둘러앉아 떠먹기에도 부담이 없다.
그런데 어묵탕을 끓일 때면 으레 무 한 토막을 썰어 넣는다. 국물이 시원해진다고 알고 있어서인데, 무에서 단맛이 우러나올 만큼 끓이다 보면 그사이 어묵이 국물을 잔뜩 먹고 퉁퉁 불어 버린다. 무 한 개를 사서 반도 못 쓰고 냉장고에 남기는 일도 잦다.
무를 넣지 않고 양파 1/2개만 써도 국물 맛은 충분히 난다. 다시팩 하나로 육수를 내고 양파를 넣는 시간과 어묵을 넣는 시간만 지키면, 국물은 맑고 어묵은 쫄깃하게 남는다.
다시팩과 큼직하게 자른 양파 반 개를 준비한 어묵탕 재료.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무 없이 양파 반 개로 국물이 시원해지는 이유
육수 냄비에서 가장자리가 반투명해진 큼직한 양파 조각.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어묵탕 국물이 밍밍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어묵에서 나오는 맛이 생각보다 약하기 때문인데, 어묵에는 생선살과 함께 밀가루와 기름이 섞여 있어서 오래 끓일수록 국물이 뿌옇고 텁텁해지는 쪽으로 간다. 그래서 국물 맛을 내 줄 재료를 따로 넣어야 한다.
무를 넣는 것도 그래서인데, 무는 단맛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재료다. 두툼하게 썬 무가 속까지 익고 국물에 맛이 배려면 15분 넘게 끓여야 하고, 그동안 같이 들어가 있던 어묵은 국물을 머금어 물컹해진다.
양파는 그보다 훨씬 빨리 맛이 나온다. 양파의 매운맛을 내던 성분은 열을 받으면 단맛 쪽으로 바뀌는데, 큼직하게 썬 양파 반 개면 5분만 끓여도 국물에 단맛이 돈다. 색도 거의 우러나지 않아 국물이 맑게 유지된다. 그래서 국물을 먼저 다 내 두고 어묵은 맨 나중에 넣는 순서로 끓이는 것이 좋다.
양파 반 개로 어묵탕 국물 내는 방법
끓는 물에 다시팩을 넣어 육수를 우리고 있는 작은 냄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냄비에 물을 900ml에서 1리터쯤 받고 다시팩 1개를 넣어 센 불에 올린다. 끓어오르면 불을 중약으로 줄여 8~10분 우린 다음 다시팩을 건져 낸다. 다시팩을 계속 담가 두면 쓴맛이 나오니 10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양파 1/2개는 채 썰지 말고 네다섯 조각으로 큼직하게 썰어 넣는다. 잘게 썰면 끓는 동안 흐물흐물 풀려 국물이 지저분해진다. 양파를 넣고 5분 더 끓여 양파 가장자리가 반투명해지면 단맛이 충분히 나온 것이다.
채 썰지 않은 양파 네 조각을 맑은 육수에 넣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냉동 어묵은 그대로 넣지 말고 볼에 담아 뜨거운 물을 붓고 30초에서 1분쯤 둔다. 표면에 묻은 기름기가 빠져 국물이 덜 느끼해진다. 건져서 냄비에 넣고 4~5분만 끓이는데, 어묵이 살짝 부풀고 국물 위로 떠오르면 그때 불을 줄인다. 더 끓이면 그때부터 불기 시작한다.
간은 국간장 1큰술로 잡고, 참치액이나 멸치액젓 1큰술을 더하면 감칠맛이 산다. 싱거우면 소금을 조금씩 넣어 맞춘다. 대파는 마지막에 어슷하게 썰어 넣고 1~2분만 끓여야 색이 살아 있고 향도 남는다. 먹다 남은 국물을 다시 끓일 때는 어묵을 건져 두었다가 국물이 끓은 뒤에 넣는다.
쌀쌀해질 때마다 끓이는 국물이라면 무를 따로 사지 말고 냉장고에 늘 있는 양파로 한번 끓여 보길 권한다. 재료 하나를 덜고 시간만 지켰을 뿐인데 국물은 맑고 어묵은 사 온 그대로의 식감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