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은 송편, 버리지 말고 '이 음료' 부어보세요"…달달한 떡볶이가 됩니다


넓은 팬에 식혜 양념과 송편을 한 겹으로 담아 끓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넓은 팬에 식혜 양념과 송편을 한 겹으로 담아 끓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추석 연휴가 지나고 나면 냉장고 한쪽에 송편이 남는다. 명절 당일에는 한 접시씩 잘 비웠는데, 하루 이틀 지나 꺼내 보면 겉이 딱딱하게 굳어 손이 잘 가지 않는다. 버리자니 아깝고 그대로 두자니 자리만 차지해서, 결국 냉장고 안쪽으로 밀려나는 경우가 많다.

대개는 다시 쪄서 먹는다. 김이 오른 찜기에 올려 두면 잠깐은 말랑해지지만, 상에 놓고 식는 사이에 또 처음처럼 단단해진다. 두세 번 다시 찌다 보면 표면이 물러지면서 모양까지 무너져, 몇 개 집어 먹고 나머지는 그대로 남는다.

그런데 명절에 송편과 같이 남는 것이 하나 더 있다. 식혜다. 남은 식혜를 떡볶이 양념 물로 쓰면 설탕을 따로 넣지 않아도 굳은 송편이 달달한 떡볶이 한 접시로 바뀐다.

다시 쪄도 금세 굳어 버리는 송편

냉장 보관 뒤 단단해진 송편을 접시에 담아 가까이에서 본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냉장 보관 뒤 단단해진 송편을 접시에 담아 가까이에서 본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송편이 굳는 것은 쌀가루로 빚은 떡이라면 피하기 어려운 일이다. 갓 쪄 낸 떡은 쌀 전분이 물을 머금고 부드럽게 퍼져 있는데, 시간이 지나 온도가 내려가면 전분이 다시 촘촘하게 뭉치면서 안에 있던 물기를 밖으로 밀어낸다. 그래서 겉은 마르고 속은 단단해진다.

다시 쪄도 오래 못 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데, 찜기의 김은 떡 겉면을 잠깐 데워 놓을 뿐이라 식으면 전분이 또 뭉치기 때문이다. 특히 냉장고에 두었던 송편은 굳는 속도가 더 빨라서, 상에 올려 두고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에도 처음 상태로 돌아간다.

굳은 떡을 오래 말랑하게 먹으려면 김을 쐬는 것보다 양념 국물 안에서 천천히 끓이는 쪽이 낫다. 떡이 뜨거운 국물을 직접 빨아들이면서 속까지 물을 다시 머금기 때문인데, 이때 쓰는 국물이 식혜면 단맛까지 같이 배어든다. 식혜는 엿기름으로 밥을 삭혀 만든 음료라 그 자체가 달아서, 떡볶이 양념에 넣던 설탕 몫을 대신한다.

식혜와 물을 같은 양으로 섞은 붉은 양념 국물이 팬에서 잔잔하게 끓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식혜와 물을 같은 양으로 섞은 붉은 양념 국물이 팬에서 잔잔하게 끓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남은 송편에 식혜 부어 떡볶이 만드는 방법

체에 밭쳐 식혜의 밥알을 걸러 내는 손과 투명한 식혜를 담은 그릇.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체에 밭쳐 식혜의 밥알을 걸러 내는 손과 투명한 식혜를 담은 그릇.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먼저 식혜를 체에 한 번 걸러 밥알을 건져 낸다. 밥알이 그대로 들어가면 끓이는 동안 풀어져 국물이 탁해지고 바닥에 눌어붙기 쉽다. 걸러 낸 식혜와 물을 1대 1로 잡아 넓은 팬에 붓는데, 2인분이면 각각 한 컵씩이면 충분하다. 여기에 고추장을 한 큰술 넣고 덩어리가 보이지 않게 풀어 준다. 매운맛을 더하고 싶으면 고춧가루를 반 큰술쯤 더하고, 설탕은 넣지 않고 시작해 나중에 맛을 보고 판단한다.

양념이 끓기 시작하면 굳은 송편을 넣는다. 서로 붙어 있는 송편은 손으로 하나씩 떼어 넣어야 양념이 사이사이까지 들어간다. 송편이 겹치지 않고 한 겹으로 깔리도록 펼친 다음 불을 중불로 낮추고, 국물이 잔잔하게 끓는 상태를 유지하며 가끔 뒤적인다. 센 불에서 몰아치면 겉에만 양념 색이 나고 속은 딱딱한 채로 국물만 졸아든다.

중불의 넓은 팬에서 송편을 한 겹으로 펼쳐 나무 주걱으로 뒤적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중불의 넓은 팬에서 송편을 한 겹으로 펼쳐 나무 주걱으로 뒤적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중불에서 10분 안팎 끓이면 떡이 눈에 띄게 말랑해진다. 젓가락으로 눌렀을 때 쑥 들어가고 표면이 반들반들해지면 다 된 것이다. 국물은 바닥에 조금 남을 정도까지만 졸이고 불을 끄는데, 식혜의 단맛 때문에 끝까지 졸이면 바닥에 눌어붙어 탄내가 난다. 식혜가 모자라면 물에 설탕을 반 큰술 정도 풀어 대신 써도 된다.

송편은 안에 든 소에 따라 맛이 조금씩 다르게 난다. 깨나 설탕이 든 송편은 소가 녹아 나오면서 국물이 더 달아지니 고추장을 조금 넉넉히 잡는 편이 좋고, 콩이나 밤이 든 송편은 단맛이 덜해 그대로도 괜찮다. 이렇게 하고도 송편이 남았다면 한 번 먹을 양씩 나눠 냉동해 두었다가, 먹기 직전에 다시 쪄서 처음에 가까운 상태로 꺼내 쓰는 것이 좋다.

명절 뒤에 남은 음식은 같은 모습으로 몇 번 상에 오르다 결국 버려지는 경우가 많은데, 송편과 식혜처럼 함께 남은 것끼리 묶어 한 접시로 만들어 보길 권한다. 남은 것을 한 번 더 쓰는 일은 명절에 들인 장보기와 손품을 헛되지 않게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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