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이 자리'에 두는데 옮겨야 합니다" 비싼 올리브유 '이곳'에 보관하면 쩐내만 남습니다


올리브유 보관 방법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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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한쪽에 세워 둔 올리브유 병은 한 번 사면 몇 달을 두고 쓰게 된다. 그런데 산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도 샐러드에 뿌려 보면 처음 열었을 때 나던 풀 냄새가 없고, 볶음 요리를 하면 기름 냄새만 도드라질 때가 있다. 상한 것은 아닌데 맛이 밋밋해져서 같은 요리인데도 어딘가 심심하게 느껴진다.

이런 차이는 대부분 병을 어디에 두었느냐에서 갈린다. 올리브유는 빛과 열, 공기 세 가지에 약해서 이 셋이 겹치는 자리에 오래 서 있으면 향부터 빠지는데, 반대로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두고 뚜껑만 잘 닫아도 마지막 한 숟갈까지 처음 향을 그대로 쓸 수 있다.

빛과 열, 공기 세 가지에 약한 올리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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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유의 향은 열매를 짜낼 때 기름과 함께 들어간 향 성분에서 나온다. 이 성분은 빛을 받거나 온도가 올라가면 공기 중의 산소와 만나 조금씩 변하는데, 이것이 산패다.

산패가 진행되면 과일 향과 풀 냄새가 먼저 사라지고 그 자리에 크레용이나 오래된 호두에서 나는 쩐내가 올라온다. 이 상태가 되면 나물을 무치든 파스타를 만들든 기름 냄새가 음식 맛을 덮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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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병을 두면 안 되는 자리가 주방에 몇 곳 있다. 첫째는 가스레인지 옆이다. 불을 켜고 요리하는 동안 나오는 열이 옆에 세워 둔 병까지 데워 놓기 때문인데, 손으로 만졌을 때 미지근하다 싶으면 이미 기름 온도가 올라간 것이다. 전자레인지나 오븐 위도 같은 이유로 피하는 것이 좋다.

둘째는 햇빛이 드는 창가다. 창으로 들어오는 자외선은 열보다 빠르게 기름을 상하게 해서, 하루 두세 시간씩 볕을 받는 자리에 두면 몇 주 만에 향이 옅어진다. 속이 훤히 보이는 투명한 유리병에 담긴 제품은 특히 빨리 변한다.

셋째는 냉장고 위다. 위쪽은 눈에 잘 안 띄어서 자리가 남는 것처럼 보이지만, 안에서 모터가 돌면서 나온 열이 그대로 올라와 생각보다 따뜻하다.

올리브유에서 나는 쩐내 막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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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맞은 자리는 14도에서 20도 사이의 서늘하고 어두운 곳이다. 싱크대 하부장이나 빛이 들지 않는 찬장이면 충분하다. 다만 싱크대 아래로 난방 배관이 지나가는 집이라면 겨울에 그 안이 따뜻해지므로, 배관에서 떨어진 다른 칸에 넣어 두는 것이 좋다.

병 색깔도 함께 본다. 짙은 녹색이나 갈색 유리병, 속이 비치지 않는 금속 캔은 자외선을 막아 준다. 반대로 투명한 유리병이나 플라스틱 병은 빛을 그대로 통과시킨다. 이미 투명한 병으로 샀다면 알루미늄 포일로 병을 한 바퀴 감싸 두어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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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난 뒤에는 뚜껑을 바로 꽉 닫는다. 요리하는 내내 뚜껑을 열어 둔 채 옆에 두면 그 시간만큼 기름이 공기와 닿는다.

냉장고에 넣으면 기름이 하얗게 굳거나 뿌옇게 흐려지는데, 상온에 한동안 꺼내 두면 다시 맑아지므로 먹는 데는 지장이 없다. 다만 냉장고와 상온을 번갈아 오가면 병 안팎에 물방울이 맺히고, 그 물기 때문에 오히려 산패가 빨라진다. 냉장이든 상온이든 한 곳을 정해 두고 그대로 쓰는 것이 좋다.

지금 쓰는 기름이 어떤 상태인지는 냄새로 알 수 있다. 뚜껑을 열고 코를 가까이 대 보면 신선한 것은 과일 향이나 풀 냄새가 나고, 산패한 것은 크레용이나 오래된 호두 같은 쩐내가 난다. 색이 노랗게 변했거나 맛이 지나치게 쓰게 느껴질 때도 같은 신호다.

한 번 열고 난 뒤에는 2~3개월 안에 쓰는 것을 기준으로 잡으면 된다. 뚜껑을 연 순간부터 기름이 공기와 닿기 시작하기 때문인데, 큰 병 하나를 사서 반년씩 쓰는 것보다 작은 병을 자주 사는 편이 향을 지키기에 낫다.

병 놓는 자리를 한 번 옮겨 두는 일은 식구들이 날마다 먹는 음식의 맛을 지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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