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신두리 해안사구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충청남도 태안군 원북면 신두리 해안에는 바다를 따라 길이 약 3.4km, 너비 500m에서 1.3km에 이르는 모래언덕이 이어진다. 바닷바람이 모래를 뭍으로 밀어 올려 오랜 시간 쌓은 지형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면적만 1,702,165㎡다. 해변 뒤에 모래가 얕게 깔린 정도가 아니라 사람 키를 넘는 모래 능선이 해안선과 나란히 놓여 있다.
모래언덕 사이 낮은 골짜기에는 억새가 자란다. 이 억새골은 10월부터 이삭이 은빛으로 익어 모래의 누런빛과 나란히 놓인다. 해가 낮게 드는 늦은 오후에는 바람이 남긴 모래 결에 그림자가 길게 생겨 언덕의 주름이 또렷하게 드러난다. 억새가 패기 시작하는 9월 말부터가 모래와 억새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시기다.
언덕을 넘을 때마다 달라지는 풍경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탐방로는 모래언덕 위가 아니라 언덕과 언덕 사이를 지나도록 놓여 있다. 걷는 동안 시야는 모래 능선에 가려 있다가, 능선을 넘어서는 지점에서 서해가 한 번에 트인다. 모래밭과 바다 사이에 시설물이 거의 없어 수평선까지 가리는 것이 없다.
언덕 표면은 한 방향으로 나란히 물결치는 모래 결로 덮여 있다. 바람이 부는 날에는 능선 위로 모래가 얇게 날려 결의 모양이 조금씩 달라진다. 모래를 붙잡고 자라는 풀과 낮은 관목이 군데군데 뿌리를 내려, 민둥한 모래밭과 풀밭이 번갈아 나타난다.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억새골로 들어서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모래언덕이 바람을 막아 주는 자리라 억새가 사람 어깨 높이까지 자라고, 길 양옆으로 이삭이 늘어선 구간이 이어진다. 바다 쪽 트인 풍경과 억새에 둘러싸인 좁은 길이 번갈아 나오는 것이 이곳을 걷는 재미다.
억새골을 지나면 다시 바다 쪽으로 길이 휜다. 모래언덕 너머로 해변이 길게 드러나고, 썰물 때는 젖은 모래밭이 넓게 펼쳐져 언덕의 마른 모래와 색이 확연히 갈린다. 같은 모래를 두고도 바람이 만든 면과 물이 만든 면이 나란히 보이는 셈이다.
세 코스 가운데 무엇을 고를까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탐방 코스는 세 가지다. A코스는 1.2km로 30분쯤 걸리고, B코스는 2.0km로 1시간, C코스는 4.0km로 1시간 30분 정도가 걸린다. 짧은 A코스만 걸어도 모래언덕 지형은 충분히 눈에 담을 수 있어, 서해안을 지나는 길에 잠깐 들르기에도 무리가 없다.
모래언덕과 억새골을 함께 보려면 B코스가 알맞다. 언덕 구간과 억새 구간이 모두 들어가면서 한 시간 안에 돌아 나올 수 있다. 사구 안쪽 지형까지 넓게 둘러보고 싶다면 C코스를 고르면 된다. 길은 대부분 모래와 데크로 되어 있어 굽이 있는 신발보다 운동화가 편하다.
사구센터 운영 시간과 가기 좋은 때
신두리 사구 / 한국관광공사-이순옥 |
입구 쪽 신두리사구센터는 10월 31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사구의 형성 과정과 이곳에 사는 동식물을 정리해 두어 탐방로에 오르기 전에 들르면 지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구는 바람과 모래로 유지되는 지형이라 탐방로 밖 모래언덕에는 들어가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정해진 길만 따라도 언덕의 규모와 결은 가까이에서 보인다. 해가 기울어 그림자가 길어지는 늦은 오후에 도착하면 모래 결과 은빛 억새를 가장 선명하게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