눌은 냄비 바닥 설거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냄비밥을 안치거나 죽을 끓이다 보면 바닥에 밥알이 눌어붙어 갈색 껍질처럼 굳는 일이 생긴다. 수세미로 아무리 문질러도 눌은 자국은 그대로 붙어 있고 냄비 바닥만 뿌옇게 긁혀 나간다. 이럴 때는 팔에 힘을 주는 대신 조미료 칸에 넣어 둔 식초를 꺼내 오는 편이 훨씬 빠르다.
밥이 눌어붙는 것은 전분이 뜨거운 물을 먹고 부풀었다가 식으면서 다시 단단하게 굳는 탓이다. 여기에 불이 더 닿으면 밥알이 갈색으로 변하는 반응까지 겹쳐 냄비 바닥에 딱딱한 덩어리가 앉는다.
눌은 자국을 들뜨게 하는 식초 5분
눌은 냄비 바닥 설거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눌은 냄비에는 먼저 바닥이 잠길 만큼 물을 자작하게 붓고 그 위에 식초를 2~3스푼 넣는다. 그 상태로 약불에 5분에서 10분쯤 끓이면 딱딱하게 굳어 있던 눌은 자국이 가장자리부터 조금씩 들뜨기 시작한다.
오래 눌어붙어 검게 굳은 자국이라면 물과 식초를 반반씩 붓고 끓인 다음 10분에서 20분쯤 그대로 두는 편이 잘 떨어진다. 끓는 동안 굳어 있던 전분이 뜨거운 물을 다시 먹고 풀어지고, 그 사이에 식초의 산이 냄비 표면의 얇은 금속층을 아주 조금 부식시켜 눌어붙어 있던 밥알을 바닥에서 떨어뜨린다.
눌은 냄비 바닥 설거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불을 끄고 몇 분 그대로 두었다가 나무주걱으로 바닥을 밀면 눌은 자국이 통째로 스르륵 밀려 나온다. 가볍게 눌은 정도라면 식초 없이 물만 부어 끓여도 떨어지고, 오래되고 단단하게 굳은 자국일수록 식초를 넣은 쪽이 낫다.
베이킹소다에 흑회색으로 변하는 알루미늄 냄비
눌은 냄비 바닥 설거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집에 식초가 없으면 베이킹소다를 같은 방식으로 넣고 끓여도 눌은 자국이 들뜬다. 알칼리인 베이킹소다는 바닥에 눌어붙은 기름을 비누처럼 바꿔 물에 씻겨 나가게 하고, 단백질 덩어리는 물에 녹는 작은 조각으로 부순다.
다만 식초와 베이킹소다를 한꺼번에 넣으면 산과 알칼리가 서로 중화되어 양쪽 세정력이 다 사라지니 둘 가운데 하나만 쓴다.
알루미늄 냄비에는 베이킹소다를 쓰지 않는다. 알루미늄 표면을 덮고 있는 얇은 산화막이 알칼리에 반응해 바닥이 흑회색으로 변하고, 한번 변한 색은 아무리 문질러도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는다.
눌은 자국을 걷어 낸 다음에는 시큼한 냄새가 남지 않게 흐르는 물로 냄비를 여러 번 헹군다. 끓이는 동안 식초 냄새가 김을 타고 올라오니 창문을 열어 두고 끓인다. 스테인리스 냄비를 금속 수세미나 칼끝으로 긁으면 바닥에 흠집이 나므로, 덜 떨어진 자국은 나무주걱이나 부드러운 나일론 수세미로 걷어 낸다.
코팅팬 금속 수세미가 남기는 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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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팅팬 바닥에 눌은 자국이 앉았을 때도 금속 수세미는 꺼내지 않는다. 코팅 면에 눈으로 잘 보이지 않는 미세한 흠집이 나면 그다음부터 음식이 그 부분에 더 잘 눌어붙는다.
무쇠팬은 식초에 오래 담가 두면 표면에 입혀 둔 기름막이 상해 버린다. 물과 식초를 반반씩 섞어 붓더라도 30분을 넘기지 말고, 자국이 들뜨는 대로 꺼내 물로 씻어 낸다. 씻은 무쇠팬은 물기가 한 방울도 남지 않게 완전히 말린 뒤에 얇게 기름을 발라 둔다.
눌은 자국은 밥을 다 푸고 나서 곧바로 물을 부어 두면 훨씬 수월하게 떨어져 나온다. 냄비를 빈 채로 식혀 두면 전분이 도로 굳어 다음 날에는 같은 자국을 떼는 데 식초도 시간도 더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