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가 두 점이나 있는 절입니다" 860년에 문을 연 천년 고찰 여행지


보림사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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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장흥의 산 안쪽으로 들어가면 860년에 문을 연 절이 하나 앉아 있다. 산이 사방을 둘러싸 바깥 소리가 거의 들어오지 않는 자리라, 마당에 서면 계곡물 소리와 새소리만 남는다.

여름이면 이 절을 담은 사진에 붉은 배롱나무가 빠짐없이 함께 들어간다. 다만 배롱나무는 8월 말이면 끝물로 접어들고 9월 초에는 꽃이 상당히 떨어지므로, 이 절을 찾는 시기를 정할 때는 다른 것을 먼저 놓고 계산하는 편이 낫다.

꽃이 져도 남아 있는 국보 두 점

보림사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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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절이 오래 이름을 지켜 온 이유는 마당에 서 있는 것들에 있다. 대웅전 앞의 남북 삼층석탑과 석등이 함께 국보로 지정돼 있고, 법당 안의 철조비로자나불좌상도 따로 국보로 올라 있다.

한 절에 국보가 두 건 있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다. 게다가 석탑과 석등이 한 묶음으로 지정된 형태라, 탑 두 기와 석등 하나가 놓인 배치 자체가 지정 대상에 들어간다는 뜻이 된다. 하나씩 떼어 보는 것이 아니라 마당 전체를 한 화면에 넣고 봐야 하는 이유다.

보림사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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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 아니라 철로 만든 불상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통일신라 말에서 고려 초 사이에 철불이 여럿 만들어졌는데 이 불상이 그 가운데 이른 시기의 예로 꼽히니, 법당 안에 들어가면 재질을 한 번 확인하고 나오는 편이 좋다.

겉을 개금해 두어서 그냥 지나치면 재질을 알아채기 어렵다. 꽃이 다 진 뒤에 찾아가도 마당에서 볼 것이 넉넉히 남아 있다는 뜻이다.

뒤편에 선 500그루 비자나무

보림사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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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절의 진짜 뒷심은 법당 뒤편으로 이어지는 비탈 쪽에 숨어 있다. 절 뒤로 수령 300년이 넘는 비자나무가 500그루쯤 서 있어서, 사철 잎이 떨어지지 않는 숲이 절을 등진 채 능선까지 이어진다.

이 숲은 1982년에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됐다. 천연기념물로 잘못 알려진 경우가 있는데 지정 종류가 다르니, 안내판을 읽을 때 이름을 확인하고 보면 헷갈리지 않는다.

늦여름에 이 숲이 특히 쓸모 있는 것은 그늘 때문이다. 잎이 촘촘한 상록수라 한낮에도 숲 안쪽 온도가 눈에 띄게 내려가고, 배롱나무 꽃이 다 떨어진 뒤에도 이 그늘만큼은 그대로 남는다.

입장료 없이 해 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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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료는 받지 않고 문을 닫아 두는 날도 따로 없다. 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 열려 있어서 이른 아침에 들어서면 넓은 마당을 혼자 걷게 되는 날도 있다. 산 안쪽이라 아침 공기가 유난히 서늘한 것도 그 시간의 몫이다.

다만 산 안쪽이라 해가 일찍 넘어간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서쪽 능선이 높아 바깥이 아직 훤할 때도 절 마당에는 먼저 그늘이 지므로, 사진을 생각한다면 오후 늦게보다 오전 쪽으로 시간을 잡는 것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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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로 들어갈 계획이라면 신발과 옷차림도 챙기는 편이 좋은데 비탈을 오르는 흙길이고 여름 끝자락에는 풀숲에 벌레가 남아 있으니, 긴바지와 밑창이 두꺼운 신발을 신고 들어서면 편하게 걷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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