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 한 명 때문에 숲과 늪을 갈아엎었다” 40년 걸려 만든 프랑스 정원


왕 덕에 지금까지 멋진 정원을 보여주는 베르사유 정원 / ⓒ인포매틱스뷰

왕 덕에 지금까지 멋진 정원을 보여주는 베르사유 정원 / ⓒ인포매틱스뷰

베르사유 궁전 하면 베르사유 조약이 맺어진 73 m 길이의 거울의 방부터 떠오릅니다. 그런데 진짜 규모가 어마어마한 곳은 궁전 뒤편 베르사유 정원입니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반듯하게 뻗은 길, 일정한 간격으로 잘라놓은 나무, 거대한 분수와 운하까지.

얼핏 보면 원래 평평한 땅에 정원을 만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였습니다. 루이 14세는 1661년 조경가 앙드레 르 노트르에게 베르사유 정원 조성을 맡겼고, 숲과 늪이 있던 땅을 다듬고 지형을 평탄하게 만들면서 무려 40여 년에 걸친 공사가 시작됐습니다.


왕은 정원까지 직접 챙겼다

권력을 보여주는 베르사유정원 / ⓒ인포매틱스뷰

권력을 보여주는 베르사유정원 / ⓒ인포매틱스뷰

베르사유 정원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 규모로만 설명할 순 없습니다. 루이 14세에게 베르사유 정원은 자신의 권력을 보여주는 공간이었죠. 정원은 남북과 동서 두 축을 중심으로 철저하게 대칭을 이루도록 설계됐고, 멀리 바라봤을 때 길과 나무, 조각상, 분수가 한 선상에 놓이는 시각적 효과까지 계산했습니다. 왕 역시 상당히 진심이었는데요. 베르사유 궁전 공식 기록에 따르면 정원 공사 계획의 세부 사항까지 루이 14세가 직접 검토했으며, 말년에는 방문객에게 정원을 어떤 순서로 보여줘야 하는지 설명하는 안내문까지 여러 차례 작성했습니다.


문제는 물

물이 부족했었다 / ⓒ인포매틱스뷰

물이 부족했었다 / ⓒ인포매틱스뷰

그런데 정원을 만들고 나니 치명적인 문제가 하나 생겼습니다.


물이 없었습니다.

베르사유는 대규모 분수를 계속 돌리기에 좋은 장소가 아니었는데요. 그런데 루이 14세 시대 말기 정원에는 물줄기만 무려 1,600개가 있었고, 모두 가동하면 시간당 약 6,300㎥의 물이 필요했습니다. 결국 저수지와 수도교, 지하·지상 수로망을 만들며 주변 지역에서 물을 끌어오는 대규모 토목공사가 이어졌습니다. 한때는 외르강의 물길을 베르사유까지 돌리는 계획까지 검토했습니다. 정원 하나 때문에 당시 프랑스 최고의 기술자들이 물 공급 문제에 매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원 끝에는 1.67km짜리 운하까지 팠다

대운하까지 파서 현재는 보튿 탈 수 있게됐습니다 / ⓒ인포매틱스뷰

대운하까지 파서 현재는 보튿 탈 수 있게됐습니다 / ⓒ인포매틱스뷰

베르사유에서 가장 압도적인 풍경 중 하나가 정원 중앙을 일직선으로 가르는 대운하입니다. 1668년부터 1679년까지 11년에 걸쳐 만들었고 길이만 약 1,670m입니다. 단순히 풍경용 연못도 아니었습니다. 루이 14세는 이곳에서 배를 띄웠고, 베네치아에서 곤돌라와 곤돌리에까지 보내왔습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궁전 정원 한가운데에 약 1.7km짜리 인공 수로를 만들어 놓고 배까지 띄운 겁니다.

궁전에서 바라보면 정원과 운하가 지평선까지 그대로 이어지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것 역시 르 노트르가 의도적으로 만든 원근 효과입니다. 왕 한 명이 자연을 어디까지 바꾸려고 했는지 보여주는 장소. 베르사유에서는 어쩌면 궁전보다 정원이 루이 14세라는 사람을 더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원문 보기]

# 루이14세
# 베르사유궁전
# 베르사유궁전정원
# 베르사유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