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산지 아침 / 사진=경북나드리 장치운 |
사진만 보면 깊은 산속에서 자연적으로 생겨난 호수처럼 보이지만, 경북 청송 주산지는 사람이 직접 만든 저수지입니다. 1720년 8월 공사를 시작해 1721년 10월 완공. 무려 3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농업용수를 공급해온 저수지인데요. 더욱 신기한 건 물속에서 뿌리를 내린 수령 150년 이상의 왕버들이 지금도 살아 있다는 점입니다.
청송 주산지
청송 주산지 여명 / 사진=경북나드리 김택수 |
지금으로부터 약 300년 전. 조선 숙종 46년인 1720년 8월, 농업에 사용할 물을 저장하기 위해 저수지 공사가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이듬해인 1721년 10월 주산지가 완성됐습니다. 현대적인 댐과 저수지 시설이 등장하기 한참 전부터 이곳에 물을 가둬 사용했던 겁니다.
주산지 아래에 있는 이전리 마을에서는 지금도 이 물을 농업용수로 사용합니다. 관광객 눈에는 멋진 호수지만 본래 목적은 철저하게 먹고살기 위해 만든 농업시설이었던 셈입니다.
가뭄이 와도 쉽게 마르지 않습니다
쉽게 마르지 않는 주산지 / 사진=경북나드리 김태숙 |
300년 넘은 저수지가 지금까지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도 재미있는데요. 주산지 아래에는 화산재가 뜨거운 열에 굳어 만들어진 용결응회암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암석은 조직이 매우 치밀해 물이 아래로 빠져나가기 어렵습니다. 그 위에 쌓인 비용결응회암과 퇴적암은 반대로 비가 내리면 물을 머금었다가 조금씩 내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말 그대로 거대한 천연 물그릇 위에 저수지를 만든 셈이죠. 때문에 주산지는 오랜 가뭄에도 쉽게 바닥을 드러내지 않는 저수지로 유명해졌습니다. 다만 흔히 알려진 “300년 동안 단 한 번도 물을 뺀 적 없다”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1983년 제방 확장공사, 2013년 제방 보수공사를 위해 인위적으로 물을 뺀 기록이 있습니다. 그래도 300년 넘는 세월 동안 농업용 저수지가 이 자리를 지켜왔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놀랍습니다.
물속에 150년 된 나무가?
주산지를 지금의 유명 관광지로 만든 진짜 주인공은 왕버들입니다. 보통 나무라면 뿌리가 물에 계속 잠기면 썩어버릴 것 같지만, 주산지에는 왕버들이 물속에 뿌리를 내린 채 살아갑니다. 굵고 뒤틀린 나무줄기가 물 위로 솟아 있고 그 모습이 수면에 그대로 반사됩니다. 특히 수위가 높을 때는 나무가 정말 호수 한가운데서 자라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300년 된 저수지 안에 150년 된 나무. 주산지를 사진 한 장만으로 설명한다면 이 숫자 두 개면 충분합니다.
주차장에서 10분이면 도착
사진만 보면 깊은 산속으로 한참 들어가야 할 것 같지만 접근 난이도는 생각보다 높지 않습니다. 주산지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완만한 길을 따라 약 10분 정도 걸으면 저수지에 도착합니다. 다만 주산지 특유의 물안개를 보고 싶다면 일반적인 낮 시간보다는 기온 차가 큰 이른 아침이 유리합니다. 청송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주왕산만 보고 돌아오기보다, 300년 넘게 같은 자리에서 물을 품어온 청송 주산지까지 한번 걸어보셔도 좋겠습니다.
청송 주산지 기본정보
사진=경북나드리 이승환 |
주소 / 경상북도 청송군 주왕산면 주산지길 163
운영시간 / 08:00~17:00
입장료 / 무료
주차 / 주산지 주차장 이용 가능
주차장 → 주산지 / 도보 약 10분
주요 특징
1720년 착공
1721년 완공
300년 이상 된 농업용 저수지
수령 150년 이상 왕버들 자생
2013년 국가 지정 명승